[유료방송 3강체제 구축]KT, 1위 수성 '비상'…딜라이브 인수 재추진?딜라이브 채무 만기 연장으로 매각 시기 늦춰져…SKT 추가 M&A 가능성 제기
성상우 기자공개 2019-11-26 08:22:46
[편집자주]
1990년대부터 성장해온 국내 유료방송 업계가 30년 만에 이동통신사 중심의 3강 구도로 재편된다. 수많은 중소 SO업체들이 합종연횡으로 사라졌고 남은 중형 유선방송 사업자들의 이통사들과 짝짓기가 마무리단계다. 글로벌 미디어의 성장과 시장 트렌드 변화 속에 유료방송 사업 대형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 확보는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유료방송 시장 진출을 본격화 한 이통3사의 미디어 사업 청사진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1일 08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료방송 업계가 이동통신 3사 중심의 3강 구도로 재편되면서 셈법이 가장 복잡해진 곳은 KT다. KT는 올해 들어 급속 진행된 유료방송 M&A 논의에서 철저히 배제돼 왔다. KT의 유료방송 점유율이 한 회사의 유료방송 점유율이 3분의 1을 넘지 못하게 한 합산규제의 점유율 상한선에 근접해있기 때문이다. 압도적인 점유율로 1강 지위를 유지하던 KT가 멈춰있는 사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티브로드와 CJ헬로를 인수·합병하면서 점유율 격차 7%포인트 내외로 바짝 추격해왔다.문제는 내년 이후부터다. 미디어 사업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SK텔레콤이 추가 M&A에 나설 것이란 설이 힘을 얻는 반면, KT는 연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회장 교체 프로세스에 들어가면서 당분간 M&A 관련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일시적인 리더십 공백기를 맞게 된다. 국회로 공이 넘어간 합산규제 폐지 논의 역시 내년 이후로 미뤄질 전망이다. 1위 지위가 위협받게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다만, KT의 이같은 1위 지위는 내년 이후 강한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 10% 초반대 점유율에 머물러있던 경쟁사 SK텔레콤(SK브로드밴드)과 LG유플러스가 각각 티브로드, CJ헬로 M&A를 통해 점유율 격차를 한자릿수로 좁히며 바짝 추격해왔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티브로드 합병을 통해 가입자 기반을 단번에 820만명 규모로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점유율 역시 14.3%에서 23.9%로 오른다. 분기 매출 규모는 4000억원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SK텔레콤의 지난 3분기 IPTV 매출 3337억원과 티브로드의 3분기 케이블TV 매출 634억원을 합산하면 3971억원이다. 지난해 기준 양사의 합산 연간 매출은 1조5000억원을 상회할 전망이다. 지난해 1조9729억원을 기록한 KT의 IPTV 연매출의 턱밑까지 쫓아간 모양새다.
LG유플러스도 M&A를 통해 KT 턱밑까지 쫓아왔다. 합산 분기 매출 규모가 3500억원에 육박하게 됐다. 지난 3분기 LG유플러스의 IPTV 매출은 2584억원, CJ헬로의 방송 매출은 901억원이다. 연간 매출 규모는 양사 합산 1조2974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LG유플러스는 IPTV 부문에서 연간 매출 9199억원을 올렸고, CJ헬로는 연간 방송 매출 3775억원을 거뒀다.
KT가 인수 후보로 올리고 실사까지 마쳤던 딜라이브의 M&A에 대한 태도가 변한 점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초 딜라이브는 1조4000억원 규모 채무의 만기 시점이었던 지난 7월을 타임라인으로 매각 논의를 진행했다. 이미 3년전 채권단은 딜라이브 매각을 염두에 두고 만기 연장을 한 차례 단행한 적이 있었다. 채권단은 유료방송 업계의 대대적인 M&A 논의가 급물살을 탄 만큼 이번에야 말로 매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또 한차례 만기를 연장했다.
상황은 딜라이브에 더 유리한 형국으로 바뀌었다. 제대로 협상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확보한 것이다. 업계 전반적인 M&A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유료방송 업체 매물들에 대한 가치 재평가도 활발하다. M&A 전문가인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유료방송 업계 1위 확보를 위해 추가 M&A에 나설 것이란 설에 힘이 실리면서, 딜라이브 채권단은 제 값을 받기 위해 매각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산규제 폐지 여부에 대한 결론이 나오기 전까지 KT는 유료방송 업체 M&A 관련 어떤 논의도 진전시킬 수 없는 '올스톱' 상황이다. 합산규제 폐지 논의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이를 결정할 과방위 법안소위는 지난 7월 개최 이후 다음 논의 일정 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연내 결론을 내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합산규제가 폐지된다고 가정하더라도, KT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같은 M&A 관련 의사결정을 내리기 힘든 내부적 상황이다. 차기 회장 선임 프로세스때문이다. 연말께 윤곽이 드러날 차기 회장 후보는 내년초부터 사실상 업무 인수인계 절차를 밟게 된다. 차기 회장이 정해지고 임기 만료를 눈 앞에 둔 황창규 회장이 이 기간 동안 M&A 관련 의사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딜라이브 인수 논의를 재개하려면 차기 회장이 취임한 직후인 내년 4월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이 시기는 SK텔레콤이 티브로드 합병 작업을 마치는 시기와도 맞물린다. SK텔레콤이 추가 M&A 매물로 딜라이브를 낙점할 수 있다. 경쟁자 등장으로 딜라이브 몸값이 높아지거나, 차기 회장이 M&A를 포기하는 등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M&A를 포기한다는 말이 내부에서 돌고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사실상 당분간 M&A 관련 어떠한 계획도 세울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KT는 독자적인 생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IPTV 서비스 자체 혁신을 통해 시장 1위 지위를 지키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서비스 혁신 전략 발표회를 통해 자사 IPTV 혁신 방향으로 '개인화 된 홈미디어'를 제시했다. AI 기반 콘텐츠 큐레이션 서비스와 UHD4 셋톱박스, VR 기술 등을 적용한다는 내용이다.
구현모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은 "경쟁사가 케이블TV 인수에 눈 돌리고 있으나 여전히 IPTV는 다른 방법으로 충분히 성장기회가 있다"면서 "KT가 가진 AI 역량과 IPTV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미디어 생태계를 조성하고 활성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업계 평가는 갈린다. 단순히 M&A를 통한 덩치 확대에 의존하지 않고 콘텐츠 경쟁력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반면, 오리지널 콘텐츠 등 최근 미디어 업계의 트렌드를 따라가려면 대형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이 필수적이란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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