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인허가 심사, 중금리·소호시장 조성에 ‘초점’ [토스뱅크 인뱅 재도전]⑥감독당국 영업 한계점 인지, 2~3년 후 기대… 업계 “BIS비율 감안할 때 쉽지 않아”
진현우 기자공개 2019-12-04 13:21:21
이 기사는 2019년 12월 02일 09: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토스뱅크 대주주인 비바리퍼블리카가 지적사항이었던 자본 불안정성을 해소하면서 은행업 진출에 한 걸음 다가섰다. 금융권 내 인뱅 담당자들은 토스뱅크가 인허가 심사를 통과할 것이란 관측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최대 관심사는 토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 입법취지에 부합하는 사업계획을 구현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감독당국의 해석이다.당초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취지는 중금리대출이었다. 정부는 시중은행의 연 3~5% 대출을 이용하는 고신용자와 대부업체·저축은행의 20%대 고금리대출에 내몰린 저신용자 사이에 중간계층(4~6등급)을 인터넷전문은행이 담당해줄 것이라 기대했다. 제1금융권에서 대출승인을 받지 못하는 취약계층에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적이 담겼다.
보통 시중은행은 신용등급 7등급에서 10등급까진 대출승인을 내주지 않는다. 금융거래 정보가 없어 신용등급을 부여받지 못한 ‘신 파일러(Thin Filer)’들도 인터넷전문은행들이 타겟팅해야 할 고객군으로 여겨졌다. 토스뱅크가 사업계획(포용성 부문)으로 제출한 내용도 같은 연장선상에서 바라볼 수 있다. 다만 현실은 정부가 목표했던 바와는 아직 괴리감이 있는 상태다.
A은행 인뱅 담당자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관계자를 만나보면 안정적인 신용도와 고소득자인 대기업 사원, 은행원들을 상대로 한 영업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신용등급별 대출현황을 통해 이를 잘 파악하고 있는 감독당국이 영업지침을 따로 주지 않는 건 인터넷전문은행이 일반 시중은행보다 자본구조가 취약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금리대출은 일반 대출보다 위험가중자산(RWA)을 많이 쌓을 수밖에 없다. 위험가중자산 증가는 곧 BIS자기자본비율 하락과 연결된다. BIS자기자본비율이 떨어지면 인터넷전문은행은 자본량을 늘리기 위해 유상증자를 활용한 자본확충에 나선다. 또한 이익잉여금을 내기 위해 중금리대출을 줄이거나 일반 대출금리를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활용한다.
토스뱅크가 처한 현재 금리환경도 우호적이지 않다. 기준금리 하강 국면에선 대부분의 고객들이 대출을 받기 쉬울 것이라는 심리적 기대감을 기저에 안고 있기 때문이다. 토스뱅크 입장에선 계속해서 저신용자들을 상대로 낮은 금리 대출상품을 내놓으면 자산 건전성은 물론 BIS자기자본비율을 관리하는 게 쉽지 않다.
반면 일반 시중은행은 기본적으로 자본량 모수가 커서 전체 여신금액의 5% 정도는 신 파일러에게 대출을 해줘도 크게 문제될 것 없다는 입장이다. BIS자기자본비율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뿐더러, 미래 잠재 고객 확보 차원에서 충분히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도 이득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토스뱅크가 사업계획서에 포함한 개인사업자(SOHO) 대출도 앞선 상황과 다르지 않다. 보통 가계보단 개인사업자가 위험가중자산 산출에 사용되는 가중치가 높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망하면 본인부터 살아야 하니 개인 빚부터 상환하는 사실을 알면 훨씬 이해하기 쉽다. 소호대출이 쉽지 않은 이유엔 신용평가 모형 자체를 구축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하나의 이유로 꼽힌다.
B은행 인뱅 담당자는 “토스뱅크가 차라리 업종별 소호대출을 사업영역으로 삼으면 아예 가능성 없는 시나리오는 아닐 것”이라며 “예를 들어 배달의 민족과 업무제휴를 체결해 요식업체 정보를 신용대출에 활용하는 방법이 인터넷전문은행 담당자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사례”라고 말했다.
감독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 라이선스를 허가해주는 기저엔 향후 2~3년 이내 이들이 시장에 안착하면 중금리대출 시장을 조성해 줄 것이란 기대감에서 기인한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 실무자들은 애초 정부에서 포용적 금융의 일환으로 기대했던 중금리대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자본량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성을 감안할 때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승인심사를 진행 중인 감독당국도 이 점을 분명히 알고 있다. 따라서 소호대출과 관련해서 토스뱅크가 혁신금융의 취지를 살리고 서민금융에 이바지할 수 있을지 현실적인 고민과 막연한 기대감 사이에서 라이선스 인허가를 두고 고심에 빠져있는 형국이다. 외부평가위원회를 가동한 감독당국은 내부 인허가 심사가 한창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