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ESG채권 시장 폭풍성장…지속 가능성은 의문 [Adieu 2019]발행 규모, 채권 종류 증가…내년 공기업 중심 발행 지속
이지혜 기자공개 2019-12-05 15:22:48
이 기사는 2019년 12월 03일 13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화 ESG(Environment, Social Responsibility, Governance)채권 시장이 도약을 시작했다. 발행 규모가 급증한 것은 물론 발행사도 공기업 및 은행에서 카드, 캐피탈, 비금융 민간기업으로 확대됐다.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원화 ESG채권을 눈여겨보는 기업이 늘었다는 분석이다.그러나 2020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원화 ESG채권 발행의 유인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발행하기 전과 후 관리체계가 비교적 까다로운 데다 투자자층도 사실상 전무하다. 이미 ‘최초’ 타이틀을 달 기회도 없는 만큼 민간기업의 관심이 더 줄어들 수 있다는 비관적 관측마저 나온다. 내년에도 정부 정책에 발맞추려는 공공기관 중심 발행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시장 규모 4배 성장…발행사 다양화
3일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발행된 원화 ESG채권 총액은 3조8200억원 규모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보다 4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원화 ESG채권은 지난해 5월 처음 발행돼 그해 12월까지 모두 9000억원 규모를 기록했다.
발행사는 물론 채권종류도 다양화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KDB산업은행과 신한은행, 한국남부발전 등 3곳에서 그린본드, 소셜본드 2종류만 발행됐다. 그러나 올해는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등 은행권뿐 아니라 우리카드, 현대캐피탈 등 금융권도 가세했다. 9월과 10월에는 SK에너지와 GS칼텍스까지 발행대열에 합류하면서 발행사 범주가 비금융 민간기업으로 넓어졌다.

채권 종류도 소셜본드와 그린본드에 더해 지속가능채권으로 확대됐다. 올 들어 원화 ESG채권을 발행한 기관은 모두 11곳으로 채권 종류는 모두 3종이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발맞추려는 공기업이나 금융기관들이 원화 ESG채권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사회적 밸류를 중시하는 민간기업들이 '최초 발행' 타이틀로 홍보효과를 보기 위해 발행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원화 ESG채권 시장에서 '빅 이슈어'는 지난해에 이어 KDB산업은행(8000억원)이다. 지난해 5월 3000억원 규모의 그린본드를 발행하며 시장의 포문을 연 데 이어 올해도 시장 성장을 주도한 셈이다.
◇공공기관 중심 발행 지속 전망…투자 유인 '부재'
그러나 내년에도 원화 ESG채권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투자자는 물론 발행사의 인지도도 낮아 공공기관 중심 발행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이미 SK에너지에 '최초'라는 타이틀이 넘어가 민간기업들이 관심을 가질지 미지수"라며 "민간기업 중에서도 성과에 사회적 밸류가 반영되는 기업 일부만 원화 ESG채권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삼정KPMG에 원화 ESG채권 발행을 문의하는 쪽은 대부분 공공기관인 것으로 전해진다. 삼정KPMG는 원화 ESG채권 발행 시 진행되는 사전검증업무를 대부분 수임하며 기업 등으로부터 관련 문의도 받고 있다. 그러나 공공기관의 인식이나 발행의지도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ESG채권과 관계없는 용도로 자금사용을 문의하는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정부가 ESG 관련 요소를 중시해 발행을 검토하고 있지만 제약사항이 많은 데 반해 유인은 없다"며 "조달 비용을 고려하면 발행하지 않는 편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해외의 경우 ESG채권 투자자층이 두텁지만 국내에는 사실상 전무하다는 지적이다.
원화 ESG채권은 발행하기 전 외부기관에 검증보고를 맡기고 발행 후 자금관리 내역을 담은 사후보고서를 발표해야 한다. 더욱이 투자자들의 인지도도 낮아 아직은 부수적 비용이 더 들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KDB산업은행도 산금채라서 대표주관사나 인수단을 선정할 필요가 없는데도 투자자 인지도 제고를 위해 올해 상반기까지 원화 ESG채권 발행할 때 증권사와 협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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