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채권 사후보고 의무, 남부발전 1년 넘게 무소식 기한 넘긴 후 해명 "해석의 차이"…신한·산업은행, 자금소진 보고 종료
이지혜 기자공개 2019-11-28 09:06:28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2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화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채권이 처음 발행된 지 1년 8개월이 지났다. 첫 포문을 연 것은 KDB산업은행이다. 뒤를 이어 신한은행, 한국남부발전까지 합류하며 원화 ESG채권 확산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다.원화 ESG채권은 외부기관 검증을 받아야 하는 등 발행절차도 까다롭지만 사후 관리도 만만치 않다. 자금이 소진될 때까지 발행일로부터 1년마다 사후보고가 담긴 안내문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원화 ESG채권 발행 이후 KDB산업은행과 신한은행은 사후보고를 냈지만 한국남부발전은 기한을 어겼다.
◇신한은행·KDB산업은행 사후보고 종료
KDB산업은행과 신한은행이 지난해 원화 ESG채권을 발행한지 1년이 지났다. KDB산업은행은 지난해 5월 그린본드로 3000억원, 그해 10월 소셜본드 3000억원을 발행했고 신한은행은 그 해 8월 그린본드로 2000억원을 발행했다. ESG채권은 종류에 따라 사용목적이 친환경, 사회적 가치창출 등으로 제한된다. 국제자본시장협의회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외부기관으로부터 사용목적을 검증받고 사후 관리 체계 등도 확정짓는다.
KDB산업은행은 지난해 발행한 그린본드에 대해 그해 12월 사후보고가 담긴 투자자 안내문을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당초 계획했던대로 사후보고에 그린본드의 발행대금 사용현황, 계획사업의 환경개선 기여도 예상수치를 기재했다. 발행액 3000억원 가운데 태양광사업에 159억원(5.3%), 복선전철에 2841억원(94.7%) 전액 배분했다. 현재 건설 중인 복선전철까지 운영된다면 연간 1만6589톤가량 CO2 감축에 기여한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10월 발행된 소셜본드는 발행시점에 일자리 창출 관련 기업 42곳에 3000억원이 전액 배분됐다.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2017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기업들에게 지원했다"며 "소셜본드를 통해 미래 일자리를 창출할 기업보다는 과거 일자리를 창출한 기업을 격려함으로써 다른 기업들도 독려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KDB산업은행은 그린본드와 소셜본드로 조달한 자금을 모두 소진한 만큼 사후보고가 담긴 투자자 안내문을 앞으로 제출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다만 소셜본드의 경우 만기가 돌아오는 2020년 10월경 일자리 창출 관련 자금을 지원받은 기업들의 기여도에 대한 결과를 보고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발행한 그린본드에 대해 발행일로부터 1년을 넘긴 9월 초 투자자 안내문을 냈다. 다만 사전에 사후보고 제출 기한을 관리체계 등에 명시하지는 않았었다. 자금 사용내역은 예고했던대로 에너지 연료전지, 태양광, 연료전지, 풍력발전사업 등이다. 신한은행이 그린본드로 지원한 사업은 한국과 미국, 요르단에서 진행되는 사업으로 모두 5개 프로젝트다. 신한은행도 자금사용을 모두 끝낸 만큼 앞으로 사후보고가 담긴 투자자 안내문을 내지 않는다.
◇한국남부발전, 기한 넘겨…연내 보고 방침
한국남부발전은 ESG채권에 대한 사후보고 기한을 넘겼다. 한국남부발전은 지난해 9월 그린본드를 1000억원가량 발행했다. 그린본드로 조달된 자금은 전액 시설자금으로 투자된다. 투자 내역은 올해 2월 완공예정인 연료전지발전소에 850억원, 8월 완공예정인 연료전지발전소에 900억원, 2020년 4월 완공예정인 태양광발전소에 204억원이다.
당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이들 프로젝트에 2018년 집행된 금액은 모두 843억원, 올해 집행 예정인 금액은 1111억원이다. 그린본드를 발행하고 나서도 모자란 금액은 자체자금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아직 그린본드로 조달된 자금이 모두 집행되지 않아 사후보고가 이뤄져야 한다.
당초 한국남부발전은 그린본드를 발행하기 전에 관리체계를 공시하고 "투자자 안내문은 발행대금이 소진될 때까지 발행일로부터 매 1년마다 제공된다"고 밝혔다. 사후보고에는 지원사업 관련 정보, 사용금액 현황, 기대효과, 연간 RPS 이행 실적 등을 담길 예정이다. 그러나 사후보고가 담긴 투자자 안내문은 발행일로부터 1년 2개월이 지난 지금도 홈페이지에 게시되지 않았다.
한국남부발전 관계자는 "올해 안에 사후보고가 담긴 투자자 안내문을 게시할 예정"이라며 "보고 기한에 대한 해석의 차이로 발생한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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