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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사업구조 개편]대한항공, '카카오'와 손잡는 이유는조원태 회장, 항공에 IT 접목…"새 패러다임으로 경쟁력 강화"

유수진 기자공개 2019-12-06 10:37:37

이 기사는 2019년 12월 05일 18: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국내 대표 IT기업인 카카오와 손잡고 고객 편의성 제고 및 수익성 확대에 나선다. 국민 대다수가 이용하고 있는 카카오란 플랫폼을 통해 항공 서비스 이용 절차를 간편하게 만들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번 사업협력 결정에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이 잘 알고 있는 항공업에 평소 관심이 많던 IT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사업 확대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조 회장이 소비자의 니즈와 시장의 변화를 읽고 이를 반영하는 쪽으로 사업 개편에 나서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플랫폼·멤버십·핀테크 등 다방면 협력 예상

대한항공은 5일 경기도 분당 카카오 판교오피스에서 카카오와 고객 가치 혁신 및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 자리에는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와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등이 참석했다.

대한항공은 5일 카카오와 고객 가치 혁신 및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왼쪽부터 하은용 대한항공 부사장,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배재현 카카오 부사장.

양사는 이번 MOU를 계기로 각자가 보유한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개발에 돌입하기로 했다. 협력 예상 분야는 플랫폼과 멤버십, 핀테크, 커머스, 콘텐츠, 디지털 전환 등이다. 이들은 별도의 조건이나 제한 없이 가능한 다양한 분야에서 힘을 합치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고객들이 항공권 검색부터 결제, 체크인, 탑승에 이르는 전 과정을 모바일 환경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관련 서비스를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적인 목표는 양사간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해 고객 편의성과 만족도를 끌어올리는 것이다. 이들이 내놓은 사업모델이 만족스러우면 자연스레 고객들이 해당 서비스를 찾게 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거란 이유에서다.

이날 MOU에 서명한 만큼 아직 구체화된 사업 내용은 없다. 추후 지속적인 논의를 거쳐 관련 계열사들이 별도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세부적인 제휴가 이뤄질 예정이다. 다만 기존 사업과 연관 지어 대략적인 방향을 유추해볼 수는 있다. 예를 들어 카카오 플랫폼을 활용해 항공권 예약과 결제, 모바일 체크인 등을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 등이 논의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 이같은 내용이 현실화될 경우 이용자들은 모바일에서 간편하게 항공권을 예매 및 결제하고 대기 없이 비행기에 오를 수 있게 된다.

이 밖에도 대한항공 기내에서 카카오가 보유하고 있는 컨텐츠를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엔터테인먼트 부문의 사업 협력이 예상된다. 커머스 플랫폼 협업과 양사가 보유하고 있는 상품의 판매 확대를 위한 협력 방안 등도 논의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대다수의 국민들이 애용하는 플랫폼 아니냐"면서 "추후 양사가 상호 협력을 통해 전개할 수 있는 사업이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화' 추구하는 조 회장, IT기술과 접점 확대

그렇다면 대한항공은 왜 IT기업인 카카오와 손을 잡았을까. 지금까지 두 기업은 사업적인 측면에서 연관성이 그리 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보수적인 색채가 강한 대한항공과 달리 카카오는 대표적인 '혁신 기업'이라는 차이도 있다.

재계에서는 조 회장이 항공과 IT의 결합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해 이번 MOU를 강하게 밀어붙였다고 분석한다. 최근 항공 소비자들 사이에서 모바일 기반의 편의성 확대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는 만큼, 이를 충족시킬 방법으로 IT기업과의 협력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같은 변화는 현장에서도 감지된다. 대한항공은 지난 9월 국내공항의 이코노미 승객 대상 카운터를 셀프체크인 전용 수화물 위탁 카운터로 모두 교체했다. 모바일과 웹, 키오스크를 활용해 셀프체크인을 하는 승객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름 성수기 기간인 지난 7월19일부터 8월8일까지 대한항공 국제선을 셀프체크인으로 수속한 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11%포인트 증가한 62%에 달했다.

셀프체크인 이용자가 늘고 있다는 통계 결과는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예전엔 카운터 앞에 줄을 서서 발권하는 게 너무나 당연했지만 이젠 더 이상 아니란 얘기기 때문이다. 오히려 온라인 체크인이나 키오스크 등 IT기반 서비스를 이용해 대기 시간을 줄이고 편리함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걸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조 회장 역시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을 고려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조 회장이 개인적으로 IT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기도 하다. 조 회장은 지난 2004년 대한항공 입사 당시 그룹웨어가 다른 회사에 비해 열악하다며 조양호 전 회장에게 교체를 건의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새로운 대한항공'을 만드는 데 IT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1월 전사시스템의 클라우드 전환을 위해 LG CNS 및 아마존웹서비스와 업무 체결식을 개최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부터 전세계 항공사 최초로 전체 전산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데이터센터 내 모든 서버를 LG CNS와 아마존웹서비스(AWS)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작업을 완료했다. 오는 2021년6월까지 전사자원관리(ERP)를 포함해 화물, 운항, 내부 회계통제 시스템 등 모든 어플리케이션과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옮길 계획이다. 조 회장은 이 작업을 직접 챙기고 있다.

해당 작업이 완료되면 대한항공은 AI와 빅데이터 분석, 사물인터넷 등의 기술을 접목해 전세계 고객을 대상으로 맞춤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운항 및 정비와 관련된 자료를 빅데이터로 분석해 항로 최적화와 연료절감, 사전 예측 정비 등도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제 막 카카오와 협력을 시작하는 단계로 아직 구체화된 내용은 없다"면서 "항공사가 기존의 고전적인 채널을 탈피해 모바일 IT기업과의 협업을 확대한다는 의미로 봐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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