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제약바이오 마켓 리뷰]8.5조 L/O 결실…유한·브릿지·알테오젠·SK 가능성 입증계약 건당 1위 알테오젠, 합산 기준 유한양행, 최초수령액 SK바이오팜 승자
서은내 기자공개 2019-12-17 07:39:39
[편집자주]
2019년 제약바이오업계는 그 어느때보다 다이나믹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던 몸값은 하반기들어 반토막이 났다. 임상3상 업체들이 저조한 임상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유통시장에 직격탄을 날렸다. 자금 조달을 기대하던 IPO업체들은 투심 저하에 시름했다. 그 와중에도 조단위 기술이전과 글로벌 신약 승인 등의 낭보가 전해졌다. 더벨은 올해 제약바이오 업계의 주요 이슈를 되짚어보고 내년 시장 흐름을 조망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6일 14: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한 해 제약바이오 업계는 역대 최대 규모의 글로벌 기술이전 실적을 달성했다. 금액을 공개하지 않는 계약 건을 제외하고도 총 계약규모의 합계액이 8조원을 웃돈다. 유한양행, GC녹십자 등 제약사부터 SK바이오팜, 브릿지바이오, 알테오젠 등 바이오벤처들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상업적인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다.2019년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라이선스아웃 계약을 분석한 결과 건당 총 기술계약 규모가 가장 컸던 곳은 알테오젠이다. 계약금 등 비공개 업체는 제외했다. 알테오젠은 지난 11월 글로벌 10대 제약사 한 곳과 1조6190억원 규모의 라이선스아웃 계약을 체결했다. 바이오의약품 IV제형을 SC제형으로 변환시키는 인간 히알루로니다제(ALT-B4) 기술에 관한 계약이다.
해당 계약은 그간 대부분 국내 기업들이 라이선스아웃한 과제들과 달리 플랫폼 기술이란 점에서 차별점을 갖는다. 보통 기술이전한 과제들은 임상 단계를 거쳐 마지막 시판, 성공에 이르기까지 해당 과제가 실패할 가능성을 내포한다. 그에 비해 알테오젠이 이전한 기술은 어느 한가지에 국한된 과제가 아니라 여러 품목에 적용되는 기반 기술과 같아서 실패할 가능성이 적다.
알테오젠 다음으로 건당 규모가 컸던 딜은 브릿지바이오가 지난 7월 독일 베링거인겔하임과 맺은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BBT-877) 기술이전 계약이다. 총 계약규모가 1조4600억원이다. 브릿지바이오는 외부에서 도입한 물질을 빠르게 개발을 진행시켜 임상 1단계에서 라이선스아웃했다. 설립 4년만에 이룬 대규모 성과라는 점에서도 더 눈길을 끌었다.
브릿지바이오에 이어 큐라티스가 인도네시아 국영기업 바이오파마와 맺은 결핵백신(QTP101) 기술수출 계약이 1조2000억원 규모, 유한양행이 베링거인겔하임과 체결한 비알콜성 지방간염 치료제 라이선스아웃 거래가 1조50억원으로 또라느 1조대 딜로 기록됐다.
유한양행은 건당 기술계약 규모 기준으로는 4번째를 기록했지만 올해 두 건의 빅딜을 성사시키면서 계약 총 합산으로는 1위를 차지했다. 7월 베링거인겔하임과의 1조원 딜에 더해 1월 미국 길리어드에 넘긴 NASH(비알콜성지방간염)치료물질 계약을 합하면 총 계약규모가 1조9000억원에 달한다.
총 계약규모 만큼이나 유의해서 봐야할 지표가 있다. 최초 수령하는 선급 계약금(업프론트)이다. 전체 계약금 규모는 약이 판매허가와 같은 최종 성공지표에 도달한다고 가정할 때 수령가능한 최대 액수이며 확실한 수익으로 볼 수는 없다. 그에 비해 업프론트는 통상 반환 의무가 없는 확실한 수익이다. 전체 계약규모가 미래 기대가 담긴 전망치임과 달리 업프론트는 계약 상대가 해당 기술에 대해 지금 당장 지불할 의사를 표시한 액수인 만큼 실질 가치가 큰 수치로 해석된다.
계약금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겨보면 SK바이오팜이 스위스 아벨테라퓨틱스와 체결한 노전증 신약물질 세노바메이트 기술이전계약이 업프론트 규모 1170억원으로 1위에 올랐다. 유럽지역에 제한된 권리 이전이다. 1000억원이 넘는 계약금을 수취한 것은 이례적이다. 임상 단계상 허가에 가깝고, 상업화 시점에 가까워질수록 상대방은 높은 계약금을 지불하게 된다. 실제 세노바메이트는 11월 미국 FDA의 신약 승인을 받았으며 '엑스코프리'라는 이름으로 시판 준비 중이다.
계약금 규모 기준으로 2위는 브릿지바이오(600억원, 단기마일스톤 포함), 3위와 4위는 유한양행(460억원, 170억원)이 차지했다. 알테오젠(150억원)은 그 다음 순이다.
계약금이 기술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로 보면 SK바이오팜의 세노바메이트 계약이 19.5%로 여전히 1위다. 그다음으로는 JW중외제약이 7.1%로 2위를 차지했다. JW중외제약은 지난 9월 중국 심시어파마슈티컬스에 통풍치료제 물질의 중국 지역 권리를 820억원에 넘겼다. 업프론트는 58억원을 수취했다.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라이선스아웃 거래 규모는 15건, 총 8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5조3706억원(12건)에 비해 1.5배 이상 늘어났다. 업계는 내년에도 이같은 성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1조 이상 라이선스아웃 딜을 성사시킨 한 제약사 사업개발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점차 기술거래의 핵심과 방법을 학습해가고 있다"면서 "그런만큼 내년에는 올해보다도 더 많은 성과들이 빠르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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