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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사업 확장' 있는 곳에 이명영 SK이노 부사장 있다2018년 1월 SK하이닉스서 최고재무책임자 경력 시작, 대규모 투자 현장서 활발한 행보

박기수 기자공개 2019-12-20 07:40:40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9일 15: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명영 SK이노베이션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진) 부사장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투자'와 '사업 확장'이다. 그가 CFO라는 타이틀을 단 것은 지난해 1월로 당시 그는 SK하이닉스에 있었다. 그러다 올해 초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가 서로 CFO를 맞바꾸면서 SK이노베이션으로 적을 옮겼다. 지난해와 올해, 양 사는 국내 여느 대기업집단의 계열사보다도 활발한 투자를 이어갔다는 공통점이 있다.

청주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명영 CFO는 1987년 유공 경리부로 입사했다. 임원으로 선임된 때는 2008년이다. 2008년부터 2년 동안 SK가스의 경영지원 이사로, 이후 2년 동안은 SK네트웍스의 글로벌회계담당 상무로 있었다.

2012년 SK하이닉스로 옮긴 그의 첫 직책은 '재경실장' 이었다. 2년 뒤 전무로 승진한 후에는 재무본부장과 재무기획본부장을 맡으며 보폭을 늘려갔다. 그러다 지난해 1월, SK하이닉스의 경영지원 담당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CFO의 직함을 달게 됐다.

올해 초 SK이노베이션이 10년 만에 CFO를 바꾸면서 데려온 이명영 부사장은 처음으로 등기이사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눈여겨볼 점은 이명영 CFO의 전임자인 차진석 CFO는 10년간 SK이노베이션의 재무를 담당하면서 사내이사진에 포함된 적이 없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SK이노베이션 재무기조의 변화

그가 CFO가 된 후 SK하이닉스와 올해 SK이노베이션의 경영 방향은 '공격적인 투자'로 압축된다. 지난해 SK하이닉스는 하반기에만 자본적지출(CAPEX)로 8조원을 발표하고, 이천 본사에 신공장 건설을 위해 3조5000억원이라는 막대한 규모의 현금 뭉치를 투자하기로 결정하는 등의 행보를 보였다.

SK하이닉스가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있었음에도 지난해 7월 말 자사주 2200만주를 1조8282억원에 매입하기로 결정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외 분당 SK-U타워를 지주사로부터 약 3000억원에 매입하고, 그룹 내 대표적 사회적기업인 '행복나래'를 SK그룹 계열사로부터 각각 지분을 매입해 100% 자회사화 한 결정도 눈에 띈다. 이에 비해 자금 조달로는 약 30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한 역사가 있다.

올해 SK이노베이션 역시 '전기차 배터리'를 향한 대규모 투자가 이어졌다. 우선 올해 초 헝가리 제2 생산 법인을 설립하고 설비를 투자하기 위해 약 9452억원의 현금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던 바 있다. 4월에는 사내 직원들의 교육 등을 위한 시설로 인천시 무의도 소재 홈플러스 아카데미를 1154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이외 올해 5월 중국 배터리 생산법인 투자(5799억원)와 배터리 소재 사업 전문화를 위한 물적 분할 법인인 SK IE테크놀로지에 4503억원을 출자하기로 한 점이 대표적인 현금 유출 사례였다.

현금 유입 사례로는 올해 9월 말 이뤄진 E&P 페루 광구 사업 매각이다. 사업 포트폴리오의 무게추를 전기차 배터리로 옮긴다는 차원에서 해석되는 광구 매각 작업으로 1조원이 넘는 현금이 들어올 전망이다.

'공격 투자' 전사 방침 발맞추는 CFO

통상 재무 상황과 자금 관리에 총 책임자격으로 분류되는 CFO는 M&A나 대규모 투자 등 회사의 확장 정책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감대다. 재무구조 악화에 따른 기업 펀더멘탈 악화 등 유동성 문제에 가장 큰 책임을 지는 대표적 인물이 바로 CFO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명영 CFO의 경우 재무 부담이 수반될 수밖에 없는 확장 정책과 재무 안정성 사이에서 전사 방침의 궤를 잘 맞춰가는 CFO로 평가 받는다. 올해 3월 SK이노베이션의 주주 총회에서 기자와 만난 그는 "성장과 재무 안정화 작업은 반복되기 마련"이라면서 "성장할 때가 왔다"며 일정 부분의 재무지표 훼손은 어쩔 수 없다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의 재무지표는 최근 들어 부담의 정도가 비교적 높아졌다. 별도 기준 올해 3분기 말 부채비율과 순차입금비율은 각각 21.1%, 10%로 낮은 수준이나, 2년 전 순차입금비율이 음의 값을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눈에 띄는 변화인 것은 맞다. 순차입금의 절대 규모는 2017년 말 마이너스(-) 2801억원이었다가, 지난해 말에는 6790억원, 올해 3분기 말에는 1조3517억원으로 늘어난 상태다.


내년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공격적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이 CFO의 역할이 더욱 막중해질 것으로 보이지만, 변수는 LG화학과의 배터리 소송전이다. 올해 4월 말부터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은 지적재산권 침해를 놓고 국제 법원에서 첨예한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LG화학이 최종 승소해 재판부가 LG화학의 요구를 들어줄 경우 SK이노베이션의 미국 배터리 사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재판 결과에 따라 CFO의 머릿속도 복잡해질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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