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투자 확대하는 SK가스, 재무부담은 대형 사업 두 개 동시 진행, 현금흐름 불안 가능성
김성진 기자공개 2019-12-24 11:07:07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9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의 탈석탄 정책 탓에 석탄화력발전사업에서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복합발전 사업으로 선회한 SK가스가 연속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투자자를 찾지 못 하고 표류하던 '동북아 오일허브 울산 북항사업'에 최대주주로 참여한데 이어, 총 사업비 1조2000억원 규모의 LNG·LPG발전소 사업에 대한 투자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다만 두 사업 모두 오는 2024년까지 지속적인 투자가 예정된 만큼 향후 현금흐름이 악화할 것으로 관측된다.SK가스는 지난 18일 종속회사인 울산지피에스의 시설자금과 운영자금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SK가스가 앞서 발표한 LNG·LPG발전소 사업 투자 계획의 일환으로, SK가스는 단기적으로는 오는 2020년 말까지 총 95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2024년 완공까지 예정된 총 사업비용은 1조2000억원으로 예상된다.
당초 SK가스는 기존 LPG 유통·판매 사업과 더불어 안정적이면서 장기적인 수익창출원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화력발전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 2014년 민자화력발전사업인 고성그린파워 지분 투자를 시작으로 현 울산지피에스의 전신인 당진에코파워에 투자하며 지분 51%를 확보했다.
그러나 정부의 탈석탄 정책 탓에 LNG사업으로 방향키를 돌렸다. 석탄화력발전 사업 법인인 당진에코파워는 울산지피에스, 음성LNG발전, 당진에코태양광발전 등 3개의 법인으로 쪼개졌고, SK가스는 이중 울산지피에스 지분 85%를 취득했으며, 당진에코파워 지분은 51%를 가져갔다. SK가스의 울산지피에스 지분율은 900억원 유상증자 계획에 따라 향후 91.7%까지 오를 예정이다.
LNG발전사업으로 방향을 바꾼 SK가스는 내친 김에 LNG사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이어갔다. 울산에서 운영할 예정인 LNG·LPG발전소 사업과의 시너지를 위해 투자자를 찾지 못하고 표류하던 동북아 오일허브 울산 북항사업에 대한 투자 결정을 내렸다. SK가스는 동북아 오일허브 울산 북항사업 추진을 위해 설립된 법인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에 879억원을 투자해 지분 45.5%를 취득했다.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은 국내 최고 액체물류 항구인 울산에 총 2413만배럴의 상업적 탱크터미널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1단계 북항사업과 2단계 남항사업으로 나누어 추진되고 있다. 북항사업의 경우 지분투자를 결정했던 투자자들이 투자 철회를 결정하며 사업이 차질을 빚었고, 이 사업을 추진하는 한국석유공사는 투자자 모집을 위해 기존 석유시설 외에 LNG터미널을 건설키로 사업을 변경했다. SK가스가 KET 지분 투자를 결정한 배경에는 이러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셈이다.
그렇다면 LNG·LPG발전소와 동북아 오일허브 북항사업 등 두 개의 대규모 사업 투자를 결정한 SK가스의 재무상태는 어떨까. 과거 재무상태를 살펴보면 SK가스는 2015년까지 신사업 투자를 확대하며 재무부담이 늘었었다. 2014년에 당진에코파워 인수에 2100억원을 투입했고, 가스화학사업(PDH)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며 2013년 4500억원에 불과했던 순차입금이 1조6000억원 수준까지 증가했다. 2016년 PDH사업을 영위하는 자회사 SK어드밴스드를 회계기준 상 연결에서 제외하고, 일부 투자자산을 매각한 결과 지난해 말 순차입금을 1조원 수준으로 줄일 수 있었으나 올해 다시 투자가 늘어나며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올 3분기 부채 비율은 증가한 것으로 보이나, 이는 2019년도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리스회계처리의 영향이다. 이를 제외할 경우 102.8%의 안정적인 부채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LNG·LPG 복합화력발전사업과 KET 지분 투자의 영향으로 앞으로 잉여현금흐름이 악화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올해에는 차이나가스홀딩스 지분 매각(1763억원) 등을 통해 확보한 현금 덕에 흑자로 돌아섰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되진 않았지만 SK가스는 LNG·LPG 복합화력발전사업 총 투자규모 1조2000억원 중 30%인 36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나머지 금액은 사모투자펀드(PEF)의 투자를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울산 북항사업은 전체 사업비용 6160억원의 30%인 1800억원을 지분율에 따라 집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고려하면 SK가스의 투자금액은 9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SK가스가 대형 사업 두 개에 대한 투자를 동시에 진행하기 때문에 향후 몇 년 간은 잉여현금흐름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SK가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2024년까지 지속적인 투자가 예상되나 안정적인 영업현금흐름 창출 능력과 재무 비율을 감안할 경우 재무 부담에는 영향이 낮을 것으로 관측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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