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팜 "유럽 CRO 2곳 인수…신약 원스톱 서비스" 김경진 대표, CDMO 영역 확장 후 자체개발 신약 2건 글로벌 임상 진입·연내 L/O 기대
서은내 기자공개 2020-01-10 08:22:47
이 기사는 2020년 01월 08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개월 만에 유럽 CRO(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임상대행) 업체 두 곳의 M&A를 완료했다. 이를 통해 신약개발 초기부터 상업화에 이르는 전 과정을 원스톱 서비스(One-stop-service)로 제공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했다."에스티팜이 체질 변화를 통한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제약바이오 업체들에 의약품 원료를 위탁 생산(CMO)해주는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개발부터 임상 생산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서비스 플랫폼을 갖춘 것이 첫번째다. 나아가 자체 개발 신약 파이프라인을 임상 단계로 끌어올리는데에도 성공했다.
김경진 에스티팜 대표는 7일 더벨과의 인터뷰를 통해 "스위스 독성병리 CRO 아나패스(Anapath)와 스페인 비임상 동물실험 CRO 엔비고(Envigo)를 인수하고 사명 변경을 진행 중"이라며 "오는 2월부터 CRO서비스 수주가 가능할 것"이라고 이같이 말했다.
CRO업체 인수는 에스티팜이 위탁생산 서비스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최근 의약품 위탁생산서비스는 중국과 인도 업체들이 싼 가격을 무기로 시장에 뛰어들면서 차별화가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단순 제조 위주에서 개발, 비임상 서비스(CRO)까지 제공한다면 초기 신약개발부터 임상 및 이후 상업화까지 파트너와의 관계를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다. 그만큼 비즈니스의 안정성이 높아진다.
에스티팜이 인수한 업체들은 기존 경영 리더십을 그대로 유지하며 사명을 '아나패스 서비스'와 '아나패스 리서치'로 바꾸기로했다. 아나패스는 유럽 CRO로 명성이 잘 알려져있다. 아나패스 CEO였던 클라우스 웨버(Klaus Weber)가 양사 CSO를 맡는다. 아나패스 인수를 위해 에스티팜은 850만유로(약112억원)을 들여 구주를 매입했으며 총 투자 규모는 아직 비공개다. 인수한 두 회사의 인력 규모는 100여명이다.
김경진 대표는 "CRO 사업 추가를 고민하던 중 클라우스 웨버를 만나 우연히 인수 기회를 엿볼 수 있었고 11월 중순 M&A를 완료했다"며 "아나패스와는 에스티팜의 개발 물질 CRO를 맡겨오며 파트너십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빠른 시간 안에 두 개 업체 M&A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에스티팜의 체질 변화는 수년간 수익원 다변화를 위한 임직원들의 수고가 뒷받침된 결과다. 그 중심에 김 대표의 리더십이 있었다. 김 대표는 미국에서 글로벌 제약사 연구소 생활을 거친 후 6년 전 귀국, 에스티팜 연구소에 합류했다. 에스티팜 연구소장을 거쳐 2018년 단독 대표에 오른 그는 에스티팜이 강점을 보유한 분야의 연구개발 역량을 살려 새 수익원을 모색하고 신사업을 빠르게 전개시켰다.
김 대표에게 맡겨진 첫 역할은 자체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일이었다. 그는 외부 업체와 공동 연구 기간을 거쳐 물질을 도입하는 '버츄얼 R&D' 개념을 국내에 처음 도입했다. 약 6년동안 물질에 대한 연구, 개발을 이어온 결과 현재 대장암치료제, 에이즈치료제가 각각 미국과 유럽에서 임상 개시를 앞뒀다.
김 대표는 "2년 전부터 특정 글로벌 제약사들과 대장암치료제, 에이즈치료제의 기술이전을 논의해오고 있다"며 "임상이 진행됨과 동시에 연내 기술거래 이벤트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주력 사업인 위탁생산 분야의 구조도 다변화시켰다. 에스티팜은 주력 매출처였던 길리어드로의 C형간염치료제 물량 급감으로 2017년 이후 침체를 겪어왔다. 김 대표는 저분자화합물(케미칼의약품) 원료 위탁생산 위주의 사업을 블루오션 영역으로 꼽히는 고분자 올리고 핵산치료제 신약 임상 원료 위탁생산 서비스까지 확장했다.
올리고 분야는 수요가 급속히 늘며 현재 수주 물량이 수년씩 밀려있는 상태다. 현재 올리고 핵산치료제 임상 원료 20개, 케미칼의약품 원료 20개를 생산 공급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올리고 핵산치료제 분야에 발빠르게 진출해 올리고 전용 신공장을 준공함으로써 연간 800kg의 글로벌 2위 생산능력을 갖췄다"며 "현재 올리고 분야와 일반 케미칼 분야 원료 물질 중 임상3상 진행 중인 6개 물질이 상업화를 앞두고 있어 하반기를 거쳐 내년부터 매출로 직결될 것"라고 말했다. 또 "2020년은 매출과 이익이 회복되는 시작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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