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빅배스' 없는 구현모 체제…6년전과 차이점은 황창규 회장 취임 당시 대규모 인력 정리로 일회성 비용커져…기존 수익성 악화 흐름도 부담
성상우 기자공개 2020-02-04 08:12:06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3일 16: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 CEO 취임을 앞두고 시장 우려가 제기됐던 KT 4분기 실적에 대한 빅배스(Big Bath)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직자 출신 CEO인 구현모 사장 전임자 체제 조직 정리 차원의 대규모 명예퇴직 등 카드를 쓸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통상 4분기에 일회성 비용을 쏟아내고 이듬해 1분기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빅배스 관행상 시기적으로도 적절치 않다. 6년전 황창규 회장 취임 초기와 대비되는 행보다. 당시 KT는 빅배스의 일환으로 일회성 비용을 한꺼번에 털어내면서 수천억원 규모 적자를 낸 바 있다.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조만간 지난해 연간 및 4분기 실적 공시와 컨퍼런스콜을 진행할 예정이다. 4분기 실적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매출 6조1997억원, 영업이익 1488억원이다. 연간으론 매출 24조2775억원, 영업이익 1조1764억원 수준의 실적이 예상된다.
시장이 주목하는 포인트는 KT의 4분기 실적에 대한 빅배스 실행 여부다. KT는 역대 CEO가 취임할 때 마다 대규모 빅배스를 단행해왔다. 전임자 시절에 쌓인 적자 요인을 한꺼번에 털어냄으로써 새 CEO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다. 마찬가지로 오너가 없는 기업인 포스코도 매번 새 CEO 취임때 마다 같은 패턴의 회계처리 관행을 보여왔다.
이번 구현모 사장의 경우 취임을 앞두고 의도적으로 대규모 적자를 내진 않을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빅배스를 통해 대규모 적자를 발생시킨 황창규 회장 취임 당시와 상황이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KT는 황 회장 취임 직전 분기인 2013년 4분기에 영업손실 1493억원과 당기순손실 370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한 바 있다. 새 CEO 취임을 앞두고 전임자의 실적 부진 요소를 한꺼번에 털어내는 전형적인 빅배스 형태였다.
황 회장은 취임 직후에도 약 8000여명의 직원을 명예퇴직 시키는 구조조정을 한 바 있다. 인력 정리를 통해 전임 CEO 흔적을 지우고 방대해진 조직 슬림화를 이루기 위한 조치였다. 퇴직금 등 당시 발생한 대규모 일회성 비용 등으로 2014년 1분기 400억원과 2분기 7572억원 규모의 적자를 이어갔다. 이로 인한 KT의 2014년 연간 영업손실은 2916억원, 당기순손실은 9661억에 달했다.
다만, 이번 CEO 교체기는 황 회장 취임 당시와 상황이 많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조직 내부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는 구 사장이 대규모 조직 정리에 나설 가능성이 희박하다. 전임자 흔적 지우기를 위한 명예퇴직 등 카드를 쓸 개연성도 낮다. 고용 안정성 및 정년 연장 이슈가 부각되는 최근 사회적 여론 상 대규모 퇴직을 유발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분위기이기도 하다.
최근 고착화된 산업 전반적인 수익성 악화 기조 역시 한번에 대규모 적자를 털어내기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2년 전부터 시작된 선택할인약정 및 요금 할인 압박으로 이통사들은 구조적인 수익성 하락을 감내해야했다. 여기에 천문학적인 5G 설비투자(CAPEX)까지 더해져 이통사들의 수익성 악화 폭은 시장이 가장 눈여겨 보는 민감한 포인트가 됐다.
KT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빅배스를 통한 재무제표 정리 움직임은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전임자 취임 당시와 상황이 다르다. 황 회장 취임 초기엔 8000여명의 대규모 명예퇴직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이 있었다. 2분기부터 정식 취임하는 일정 상 빅배스를 활용하기에 시기적으로도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다.
신은정 DB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KT 실적에 대해 "매년 4분기 증가하던 계절성 비용은 발생하겠으나, 시장의 큰 우려였던 빅베스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편 그럼에도 KT의 지난 4분기 실적은 다소 부진할 전망이다. 5G 투자와 마케팅 경쟁으로 산업 전반적인 수익성 악화를 겪는 와중에도 5%대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지켜왔으나, 4분기 이익률은 2%대로 뚝 떨어질 전망이다. 컨센서스인 분기 영업이익 1488억원은 선택약정할인 등으로 실적 부진의 직격탄을 맞은 지난해 2018년4분기 이후 최저치다.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인 1조1764억원 역시 지난 2015년 이후 5년만에 최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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