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포스코인터, 암바토비 프로젝트 딜레마2016년 매각 실패 후 손실 지속…재무실 부담 관측
김성진 기자공개 2020-02-04 08:32:35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3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달 31일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기타손실 496억원 중 암바토비 관련 손실이 316억원 발생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손실 내용에 대해서는 "암바토비 관련 손상은 회사의 자산 건전화를 위한 구조조정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암바토비 니켈 광산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대표적인 광물자원개발 프로젝트 중 하나지만, 투자를 단행한 지난 2006년 이후 지속적으로 손실이 발생해 아픈손가락으로 전락했다.문제는 아직도 추가 손실 가능성이 존재하는 데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암바토비 손실 내용을 설명하며 "잔여리스크액은 12월말 기준 1071억원"이라고 밝혔다. 2016년 한 차례 지분 매각을 시도했다 실패한 포스코인터내셔널에게는 아쉬운 부분일 수밖에 없다. 특히 재무담당 부서에게는 팔지 못하고 손실만 쌓이는 골칫거리로 간주된다.
◇2006년 광물자원공사와 컨소시엄 구성 첫 투자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마다가스카르에 위치한 암바토비 광산에 투자한 건 14년 전인 2006년이다. 당시 자원개발을 국가적 사업으로 여기고 정책적으로 밀어붙였던 정부 추진 사업의 일환이었다. 암바토비 광산은 니켈 1억9000만톤이 매장돼 있는 세계 3대 니켈 광산의 하나로 꼽힌다.
암바토비 광산 투자는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주도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STX 등과 컨소시엄 KAC를 구성해 전체 지분의 27.5%를 취득했다. 캐나다 쉐릿(Sherritt)이 40%를 보유한 최대주주였으며 나머지를 일본 스미토모(27.5%)와 캐나다의 SNC-라발린(5%)이 소유하는 구조였다.
2009년에는 광물자원공사가 암바토비 니켈광산 지분 일부를 국내 기업에 매각하기로 결정하며 지분구조가 다소 바뀌었다. 국내 지분 27.5% 중 광물자원공사가 17.5%를 보유하고, 포스코인터내셔널(4%), 삼성물산(3%), 현대중공업(1.5%), 현대종합상사(0.5%), STX(1%)가 지분을 나눠가졌다.
암바토비 광산 투자는 국내서도 큰 기대를 모았다. 니켈은 당시부터 전기차 이차전지를 제조하는 데 핵심 원료로 꼽혀 다른 자원광물들과 비교해서 가치가 높게 평가됐고, 국내 컨소시엄은 생산량의 50%를 독점 수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으며 손실이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당초 2010년 4월에는 생산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최초 생산은 2012년에서야 가능했다. 2012년 6월 처음으로 시험생산이 시작됐고 2012년 9월 13일 마다가스카르 정부로부터 본격적인 생산을 할 수 있는 운영허가권(Operating Permit)을 취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일부 업체들은 지분 매각에 나섰다. 삼성물산, 현대중공업, 현대종합상사는 지분매각청구권(풋옵션)을 활용해 광물자원공사에 보유 지분을 재매각했다.
광물자원공사 관계자는 "현재 지분구조는 광물자원공사가 22.5%, 포스코인터내셔널이 4%, STX가 1%를 소유하고 있다"며 "2014년부터 현재의 지분구조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발 빼려다 실패…자꾸 쌓이는 손실
2019년 3분기 기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4%의 지분을 투자한 컨소시엄의 광산관리 법인 DMSA/AMSA의 장부가액은 325억원이다. 취득원가가 2962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무려 89%나 가치가 줄어들었다. 매출액은 4554억원을 기록했지만 분기 순손실은 매출과 비슷한 규모의 426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4분기만 따져 보더라도 전체 기타손실 496억원 중 암바토비 관련 손실이 316억원을 차지했으며, 관계기업 손실은 36억원이 발생했다.
문제는 여전히 수익조차 나지 않는 데 있다. 암바토비 광산은 현재 니켈을 생산해 국내 공급하고 있으나 아직 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광물자원공사 관계자는 “아직 수익이 나는 상태는 아니다"고 말했다.
회사의 재무를 담당하는 재무담당 부서에게도 골칫거리로 작용할 수 있다. 사업에서 철수하자니 매각 자체가 쉽지 않고, 보유하고 있자니 손실만 자꾸 쌓이는 탓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최고재무책임자(COF) 역할은 현재 노민용 전무가 맡고 있다. 노 전무는 포스코 재무실장과 정도경영실장을 역임하다 2019년 포스코인터내셔널 경영기획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암바토비 지분 매각을 추진했을 당시 CFO는 전국환 전 부사장이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현재 암바토비 광산 지분 매각 관련해 별도로 진행되는 건 없다"며 "이번 손실은 재무건전성 향상을 위한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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