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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건설 떠난 전경련회관, 임차인 모시기 '다급' 현재 19개 층 공실, 공실률 30%…전경련 전체수익 중 임대료가 절반 차지

고진영 기자공개 2020-02-05 09:25:25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4일 1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임대료가 주요 수입원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고민에 빠졌다. 전경련회관의 최대 임차인이었던 한화건설이 장교동 한화빌딩으로 둥지를 옮겨 공실률이 대폭 올랐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국정농단 사태 이후 회원사들이 줄줄이 탈퇴하면서 회비가 급감한 마당에 살림이 더 빠듯해질 수도 있게 됐다. 게다가 회관이 있는 여의도 권역은 올해 오피스 공급이 집중될 예정이라 새로운 임차인 유치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한화건설은 3일 서울 장교동에 있는 한화빌딩으로 사옥 이전을 마쳤다. 2014년 여의도 전경련회관(FKI 타워)에 입주한 이후 약 5년 만이다. 그동안 쓰던 공간을 원상복귀하기 위해 한화건설 측에서 공사를 진행한 뒤 3월 말경 임대인 측에 명도 이전을 할 계획이다. 회관을 소유하고 있는 전경련 입장에서는 중요한 고객을 잃었다.

이전까지 한화건설은 회관 9층부터 16층을 빌려 쓰고 있었다. 총 8개 층으로 임차인 중에 가장 규모가 컸다. 작년 11월에는 34~36층을 쓰던 도레이첨단소재도 마곡 도레이 R&D센터로 이전해 방을 뺐는데 몇 달 새 한꺼번에 11개 층이 비게 된 셈이다. 남은 주요 임차인은 29층에서 33층까지 총 5개 층을 쓰는 KB국민은행, 각각 2개 층씩 빌리고 있는 삼성증권, 팜한농 등이다.

전경련회관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24에 위치해 있다. 2013년 12월 준공됐으며 연면적 16만6681㎡에 지하 6층~지상 50층 규모다. 전경련이 공사비 1900억원 등 총 4000억원을 투입해 지었으나 그간 임차성적이 신통치 않아 자주 골치를 앓아왔다. 신축 당시에는 임대료가 비슷한 IFC서울이 이 지역 수요를 빨아들이면서 회관 공실률이 50%를 넘기도 했다.

숨통이 트인 것은 2014년 하반기 즈음이다. 한화건설이 그 해 10월 입주한 데 이어 도레이첨단소재와 중소기업 3~4개 업체가 연이어 임차인으로 들어온 덕분이다. 이에 따라 2014년 3분기 45%에 육박했던 회관 공실률은 같은 해 연말 20%로 뚝 떨어졌다.

사정이 나아지나 했더니 2018년 또 위기를 맞았다. 14개 층을 임차 중이던 LG CNS와 LG그룹 계열사인 판토스 등이 짐을 싸 나간 탓이다. 당시 전경련회관은 22개 층에 걸쳐 공실이 발생했다. 임대면적으로 추산했을 때 공실률이 50% 수준까지 치솟았다.



작년에는 여의도 권역의 오피스빌딩 공실률이 전체적으로 개선되면서 전경련회관의 공실률도 18%까지 낮아졌으나 이 역시 잠깐이었다. 한화건설, 도레이첨단소재 등 최근 이전해 간 기업과 공실 예정인 층을 합치면 현재 공실률은 다시 30% 수준으로 높아진다.

전경련은 임대료가 가장 큰 돈줄이다. 당초 회원사들로부터 걷어들이는 회비가 40% 이상의 비중을 차지했지만 2016년 국정농단 사태와 연루돼 해체 여론에 시달리면서 주요 회원사들이 대거 나갔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4대 그룹이 전경련을 탈퇴하기 전인 2016년 전경련의 회비수익은 408억원이었는데 이듬해 113억원으로 급감했다. 2018년에는 83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2019년 결산 자료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회비수익이 줄면서 전경련의 재정은 회관 임대료수익이 떠받쳐왔다. 2018년 전체 사업수익 456억원 중 절반가량인 49.4%가 임대료수익이었다. 관리비까지 합치면 82%를 넘는다. 그러나 임대료수익과 관리비수익 역시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2018년 임대료수익은 225억원으로 전년보다 36% 이상, 관리비수익은 141억원으로 29%가량 감소했다.


시장에선 전경련회관이 공실을 채우기가 쉽지 많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현재 여의도 공실률은 6%까지 내려가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올해 수도권 오피스빌딩 공급 물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서울 공급물량은 대부분 여의도권역에 집중된다.

2020년 여의도에는 하반기 준공예정인 파크원을 포함해 총 연면적 52만㎡ 규모의 오피스빌딩들이 쏟아질 예정이다. 여의도는 전체 오피스빌딩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에 새로운 공급이 생기면 영향도 크게 받는 편이다. 이에 따라 오피스 임대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전경련회관 역시 타격을 피하기 힘들다. 임대료 할인책 등을 써 임차인을 유치한다면 그 만큼 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전경련회관 관계자는 “현재 한화건설이 쓰던 9~16층에 대해 관심있는 기업들의 임차의향서가 여럿 접수된 상태”라며 “곧 임차인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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