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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옵션 다시보기]'샐러리맨 신화' 만든 삼성전자 보상체계2000~2005년 여덟차례 단행…1등기업 성장 비결됐지만 위화감 조성 비판에 폐지

김슬기 기자공개 2020-02-11 08:10:45

[편집자주]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스톡옵션은 회사가 미리 정한 가격에 신주를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임직원의 근로의욕을 고취시키는 대표적인 보상방안이다. 인재확보와 인건비 부담을 덜고 향후 회사 성장의 과실을 같이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동기부여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단기이익에만 몰두하거나 스톡옵션 행사 후 퇴사하는 등 늘 긍정적인 효과만 가져온 것은 아니다. 더벨은 스톡옵션으로 본 기업들의 성장사와 현 상황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5일 07:1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능력 있는 곳에 실적 있고, 실적 있는 곳에 보상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늘 강조해온 인사원칙이다. 삼성전자의 보상이 가장 극적으로 나타났던 시기가 바로 2000년대 초반이었다. 2000년 스톡옵션 도입 당시만 해도 삼성전자는 국내 상장사 가운데 매출 기준 1위 기업은 아니었다. 하지만 2000년대 비약적인 성장을 거두면서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삼성전자는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총 여덟차례 1000여명의 임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행사시점이 됐을 때는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스톡옵션을 받은 임원들 다수가 적게는 수억원대 많게는 수백억원대의 시세차익을 내며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회사 성장의 과실에 대해 임직원이 고스란히 수혜를 입었다.

다만 부작용도 컸다. 그룹 내 상장사와 비상장사간 형평성 문제가 발생했고 사내에서도 위화감이 커졌다. 삼성전자는 2005년 이후 보다 스톡옵션을 대신할 정교한 성과보상 체계를 만들었고 전 세계 인재들을 끌어모았다. 샐러리맨으로 시작해 수백억원대의 자산가가 되는 현실이 삼성전자에 뿌리내렸다.

◇삼성전자, 1위 공고화…스톡옵션, 5년간 1000여명에게 부여

삼성전자가 스톡옵션을 처음으로 도입한 시점은 2000년이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삼성전자 역시 어려움을 겪었다. 삼성전자는 1997년, 1998년 당기순손실(연결 기준)을 기록했을 정도로 위기상황이었다. 삼성전자의 캐시카우(Cash Cow)라고 할 수 있는 D램이 1993년 이후 세계 1위를 쭉 유지하고 있었으나 위기에는 장사가 없었다.

삼성그룹은 1998년 1월 '경영체질 혁신방안'을 발표했고 그해 4월 '구조조정위원회'를 설치하고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이천전기·화합물 반도체 회사인 SMS·정보통신 칩셋 설계전문업체인 IGT·한국HP 지분 45%·부천사업장·포르투갈 반도체 공장 등을 매각했고 삼성전자서비스 등을 18개 회사로 분사하거나 이관하는 등 뼈를 깎는 체질개선을 단행했다.

재무구조개선과 비주력사업 정리 등 외형적인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뒤 남은 것은 경쟁력을 강화하는 일이었다. 핵심은 인재확보였다. 스톡옵션 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성과에 따른 동기부여를 극대화하겠다는 게 이건희 회장의 생각이었다.

5년간 총 8번, 총 1004명(중복집계)이 받았고, 부여된 주식수만 해도 600만주가 넘었다. 2005년말 기준으로 전체 유통주식수(보통주)의 4.6%였다. 2003년, 2004년 삼성전자는 네 차례에 걸쳐서 이익소각을 진행했다. 2003년에는 보통주 525만여주(1조9000억원), 2004년에는 보통주 521만여주(2조8000억원)의 주식을 소각했다. 이에 따라 64만여주의 스톡옵션이 취소됐다.


2000년 처음으로 시행된 스톡옵션은 총 76명, 150만주였다. 행사가격은 27만2700원이었다. 그해 연결 기준으로 매출 40조원을 넘겼고 영업이익도 9조원으로 전년대비 비약적인 성장을 보였다. 당기순이익도 6조원으로 전년대비 100% 성장했다. 국내 주식시장의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한 것도 2000년 11월이었다.

역대 최대 실적을 내면서 대대적인 보상을 했다. 2001년 초 임원 뿐 아니라 직원까지도 스톡옵션이 부여됐다. 부여받은 인원은 251명, 직원은 309명이었다. 이후 취소된 인물을 제외하더라도 540명이 수혜를 입었다. 행사주식수는 300만주가 넘었다. 당시 주가 하락으로 행사가격은 19만원대로 낮아졌다.

2002년에는 2월과 3월 두 차례에 걸쳐 스톡옵션을 줬고 2003년에는 85명, 2004년 4월 119명, 그해 10월 1명에게 스톡옵션을 줬다. 2005년 12월(2명)을 끝으로 스톡옵션 제도는 막을 내렸다. 이 사이 행사가격은 20만원대 후반에서 60만원대까지 올라갔다. 처음 스톡옵션을 도입했을 때와 비교하면 주가는 120%이상 뛰었다.

◇이학수 전 부회장, 1000억대 시세차익…2005년 스톡옵션, 역사 속으로

삼성전자는 스톡옵션 도입기에 엄청난 성장을 이뤘다. 1999년 삼성전자의 매출은 32조원대였지만 2005년에는 80조원대로 올라섰다. 당기순이익은 3조원대에서 7조원대까지 확대됐다. 현금성자산은 2조원대에서 10조원대까지 커졌다. 주가는 26만6000원(1999년12월말 종가기준)에서 2005년말 65만9000원까지 올랐다.


2000년대 초반 삼성전자는 국내 1위 기업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2001년 반도체 경기 위축으로 마이크론 등 글로벌 기업이 감산 논의에 들어갔지만 삼성전자는 오히려 가격경쟁력을 높여 D램 시장에서 확고한 1위 자리를 구축했다. D램 뿐 아니라 낸드플래시 역시 2002년 세계 1위 자리에 올라섰다. 2004년 애플 아이팟 나노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낸드플래시에서도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회사의 성장과 더불어 임직원들의 '대박 행진'도 세간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스톡옵션은 2000년대에 지급됐지만 본격적인 행사시점인 2010년대 들어서는 주가 고공행진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2009년 70만원을 훌쩍 넘은 주가는 2010년말 90만원대까지 올랐고 2011년 100만원을 넘겼다. 2012년말에는 150만원까지 치솟았다.

당시 가장 많은 스톡옵션을 부여받았던 인물은 윤종용 전 부회장과 이학수 전 부회장이다. 그들은 2000년과 2001년에 걸쳐 각각 10만주를 받았다. 이익소각으로 행사주식수는 7700여주 가량 줄었지만 주가 상승으로 막대한 시세차익을 냈다. 특히 이학수 전 부회장은 퇴임 이후인 2009년 3분기에 스톡옵션 전량을 행사했다. 2009년 3분기 주가수준을 고려했을 때 이 부회장은 적게는 1003억원, 많게는 1119억원의 시세차익을 낸 것으로 집계된다.

현재 고문으로 물러난 권오현 회장은 당시 2000년과 2001년 2만9000여주(취소분 감안)를 받았다. 권 회장은 주식을 바로 팔지 않고 꾸준히 현금화해 10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삼성전자를 이끌고 있는 김기남 부회장, 이상훈 의장 등 역시 과거 스톡옵션을 행사했다. 김 부회장은 50억원 가량, 이 의장은 60억원 가량의 이익을 봤다.

삼성전자는 2005년 스톡옵션을 끝으로 해당 제도를 폐지했다. 당시 상장사가 아니었던 삼성생명이나 삼성물산 등 비상장사와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연봉 차이가 수십 배로 차이가 나면서 갈등이 커졌기 때문이다. 또 주가가 단기간 내에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스톡옵션 행사시기에 따라 임원간 연봉차이도 컸다.

삼성전자는 스톡옵션을 대신해 장기성과급 제도를 도입, 성과체계를 더욱 정교화했다. 스톡옵션은 아니어도 성과에 따라 100억원 대 연봉을 받는 임직원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성과 뒤에 보상이 있는 만큼 삼성전자의 성장은 계속됐다. 현재 삼성전자는 매출 230조원대, 영업이익 28조원대의 기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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