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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HDC현대산업, 계속된 투자…늘어난 재무부담현금성 자산 1년 사이 5000억 감소, 아시아나항공 인수 보수적 레버리지 기조 끝

이명관 기자공개 2020-02-07 08:21:55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6일 0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대산업개발)은 여타 건설사와는 달리 수년전부터 디벨로퍼를 표방하며 주택사업의 비중이 높다. 국내 10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주택사업의 비중이 90%에 육박한다. 지난해만 보더라도 주택사업의 비중은 86.7%에 이른다. 주택사업에 대한 편식이 심한 탓에 컨트롤 하기 어려운 대외변수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현대산업개발도 주택 편중은 고민스러운 대목이다. 이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복합개발 사업 추진과 M&A가 그것이다. 특히 최근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성사시키며 사업 다각화의 방점을 찍었다.

이 같은 과정에서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은 부담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계속된 투자로 보유 현금성 자산이 1년 사이 5000억원 가량 줄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보수적인 레버리지 기조를 이어가기도 어려울 전망이다. 인수 대금을 치르기 위해 조단위 차입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비 부담도 한층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적 차입 기조, 현금성 자산 5000억 감소

지난해 현대산업개발의 보유 현금성 자산이 대폭 감소했다. 작년말 현금성 자산은 1조140억원이다. 이는 전년말 1조5740억원 대비 35.5% 가량 줄어든 수치다. 금액으로 보면 5600억원 감소한 수준이다.

현금성 자산이 대폭 줄어든 것은 대규모 복합개발과 M&A를 추진하는데 레버리지를 활용하기 보다 자체자금을 주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현대산업개발은 오크밸리를 비롯해 조단위 빅딜이었던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했는데, 현금이 대량으로 빠져나간 것은 아시아나항공 딜이다. 작년말 계약금으로만 2000억원 가량이 투입됐다.

이와 함께 복합개발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하면서 자금이 동원됐다. 용산 철도병원 부지 개발을 비롯해 광주 작동 물류센터 개발 등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 규모만 수조원에 이른다. 복합개발엔 대략 수백억원이 소요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 현대산업개발은 작년 용지확보에도 1300억원 가량의 자금을 투입했다. 이렇게 들어간 유동성만 1350억원 가량된다. 최근 HDC현대산업개발은 매년 수천억원 가량을 용지 확보를 위해 투입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투자금액은 9600억원에 달한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과정에서 계약금으로 한번에 자금이 빠져나갔다"며 "여기에 용지매입과 복합개발 사업에 자금이 대규모로 투입됐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보수적인 레버리지 기조 영향으로 총 차입금은 축소됐다. 작년말 총 차입금은 5860억원으로 전년대비 1400억원 가량 줄었다.

이렇게 현대산업개발이 자체 자금을 전면에서 내세워 사업을 벌일 수 있는 것은 뛰어난 현금흐름 덕분이다. 주택사업이 핵심인 만큼 자금 회전력이 우수하다는 평가다. 공정률에 따라 자금이 유입된다. 미분양 문제 없이 프로젝트만 꾸준히 이어진다면 안정적으로 현금이 유입되는 구조인 셈이다. 여기서 핵심은 공정률 대로 유동성 규모를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수적 레버리지 기조 끝, 아시아나항공 인수 영향

다만 현대산업개발이 보수적인 레버리지 기조를 이어가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조원을 쏟아부어야 하는 아시아나항공 M&A 때문이다. 현대산업개발은 미래에셋대우와 컨소시엄을 이뤄 2조5000억원에 이르는 값을 치르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목전에 두고 있다. 절차로 보면 잔금 납입만 남은 상태다. 이중 현대산업개발의 몫은 2조원이다. 이중 자체자금으로 5000억원(계약금 2000억원 포함)을 충당하고, 4000억원은 증자를 통해 마련한다.

이외 나머지는 모두 외부 차입을 통해 조달할 예정이다. 1조1000억원 중 3000억원은 회사채, 8000억은 인수금융을 통해 대금을 치를 예정이다. 단번에 조단위 외부 차입이 이뤄지면서 재무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예정대로 차입이 이뤄지면 총 차입금은 단번에 1조6860억원으로 불어난다. 단순히 차입금만 들어나는데 그치지 않는다. 조 단위 차입이 이뤄지는 만큼 이에 수반되는 금융비용도 만만치 않다. 신용등급이 'A+'인 점을 감안하면 조달금리는 대략 3% 중· 후반대 선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연간 금융비용은 350억~400억원에 이른다. 작년말 기준 연간 금융비용이 173억원이었다. 대출이 현실화되면 연간 이자만 600억원에 육박한다.

이렇게 재무부담을 안고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선 것은 그롭 오너인 정몽규 회장의 확고한 의지때문이다. 사업 다각화란 숙제를 풀 적기로 판단해 과감하게 베팅했다. 특히 정 회장의 의중을 알고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성공적으로 이끈 이는 정경구 최고재무책임자(CFO)이다.

현대산업개발의 곳간을 책임지고 있는 그는 회사의 재무사정과 아시아나항공의 리스크를 두루 살피며 인수 전략을 짜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금융권 출신의 재무 전문가로 알려진 인물이다. 과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경영기획 팀장을 거쳐 현대산업개발로 합류해 재정·경리 담당 중역을 맡아왔다. 잠시 HDC자산운용으로 떠났다가 2018년 11월 인사를 통해 다시 현대산업개발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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