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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5년만에 바뀐 대우건설 IR 목차, '목표 대비 성과' 적시경영계획 달성률·3개년 목표 추가, 2007년 이후 처음…신뢰 확보에 적극적 의지

고진영 기자공개 2020-02-07 08:22:19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6일 0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건설은 2014년부터 5년간 IR보고서 포맷을 동일하게 유지했다. 크게 ‘연간 경영실적’과 ‘경영계획’, 두 소제목으로 목차를 나눴다. 그런데 이번에 내놓은 2019년 보고서에는 다소 변화된 부분이 있다. ‘경영계획’이 ‘3개년 경영계획’으로 바뀌었고 ‘경영계획 달성률’이라는 소제목이 새로 생겼다.

3년치 수주 및 매출 가이던스를 한꺼번에 제시했을 뿐 아니라 지역별, 부문별 연간목표 달성률을 상세히 표시한 페이지가 추가됐다. 내부적 전망과 성과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여기에는 매각을 앞두고 시장의 신뢰를 되찾으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올해를 실적 성장의 전환점으로 깃발을 꽂겠다는 자신감도 엿보인다.

◇부문별 성적표 한층 구체화…투명성 확대 및 성과중심 기조

대우건설 IR은 CFO 정항기 부사장 산하의 재무관리본부에 있는 IR팀이 담당한다. 2019년 4분기 보고서는 ‘대우건설의 새로운 도약이 시작된다’는 문구가 쓰인 표지로 출발했다. 단순히 해당연도 및 분기를 건조하게 적었던 예년과 달라진 점이다.

원래부터 대우건설의 IR보고서는 구체적인 게 특징이다. 10대 건설사 가운데 유일하게 수주목표를 사업부문별로 분류해서 제시하고 있다. 특히 이번 보고서에는 새로 생긴 ‘경영계획 달성률’ 목차 아래서 계획 대비 실제 실적까지도 부문마다 따로 썼다. 이전까지는 그 전년 보고서에서 목표치를 찾아 달성률을 직접 계산해야 했는데 성과를 가늠하기 한층 쉬워졌다.


2년 전 매각이 무산된 이유가 감춰졌던 해외사업 부실인 만큼 경영 투명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는 분석이다. 부문별 성적표를 보다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근래 강화된 성과 중심 기조도 드러난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신규수주는 10조6391억원으로 목표치인 10조5600억원을 소폭 넘어섰다. 부문별로 보면 토목은 28%, 주택건축은 12.7%를 각각 초과 달성했다. 유일하게 플랜트부문만 목표치를 50.5% 채우는 데 머물렀다. 이는 2조원대 규모의 나이지리아 LNG플랜트 본계약이 작년 하반기에서 올해로 미뤄진 탓이다.

분양성적 역시 공급 및 사업유형, 지역별로 목표와 달성률을 자세히 기재했다. 작년에 2만3288세대 공급을 목표로 했지만 실제로는 2만655세대를 공급해 목표를 밑돌았다. 주로 아파트와 도급공사, 수도권을 중심으로 분양이 이뤄졌다.

마지막 목차인 ‘3개년 경영계획’에서는 수주목표를 지역별, 부문별로 공개했다. 대우건설은 2022년까지 신규수주를 14조4000억원, 매출을 12조5000억원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국내는 주택건축, 해외는 플랜트 중심으로 수주전략을 전개한다. 국내외에서 토목일감 비중도 조금씩 늘려갈 예정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어디서 어떻게 수주를 늘리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분야별로 계획을 검토하기 용이한 측면이 있다"며 "시장의 신뢰를 얻는 데도 유리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풍파와 함께 바뀐 대우건설 IR

대우건설은 1999년 대우그룹이 몰락한 이후 세 번이나 주인이 바뀌며 시장을 전전해왔다. IR보고서에도 이런 굴곡이 고스란히 반영돼 있는데 특히 2007년이 주목할 만 하다.

회사 측이 3년치 목표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7년 IR에서도 3개년 경영계획을 밝혔을 뿐더러 장기적 비전으로 8년 뒤인 2015년 전망치까지 내놨다. 목표 대비 실제 달성률을 적시한 것 역시 2019년을 제외하면 2007년이 유일하다.


당시는 대우건설이 금호아시아나그룹에 2006년 인수된 이후 통합작업을 마무리하고 재도약을 노리던 시기였다. '글로벌 톱 10' 기업으로 진입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그룹 측에서 무리한 인수합병 행보를 밀어붙인 탓에 길이 순탄치 않았다. 대우건설은 2008년 대한통운 주인수자로 참여하느라 재무구조 악화를 피할 수 없었다. 2008년 IR에서 이례적으로 유동성 확보 방안과 자산매각 계획을 발표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2009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대우건설은 이듬해 다시 산업은행으로 팔렸다. 2007년 내놨던 목표는 3년치가 전부 미달하며 실패로 끝났고 2015년 전망으로 제시해던 수주와 매출 목표 역시 실제 달성률은 절반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결말이 씁쓸했던 2007년 IR과 달리 이번 IR에서 제시한 목표는 비교적 현실화 가능성이 높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대우건설은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52%나 감소했는데 비용처리를 매우 공격적으로 했기 때문이다. 해외 토목 현장 등에서 발주처 귀책사유로 공사비용이 발생한 부분에 대해 1300억원 정도의 원가를 선반영했다. 이는 협상 결과에 따라 올해나 내년 환입이 가능하다. 2020년 반영했어야할 성과금 등도 작년 분으로 미리 비용 처리를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당장의 이익은 까먹지만 앞으로의 실적 개선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선택"이라며 "현재 대우건설은 거점지역을 중심으로 해외수주에 속도가 붙고 있는데 원가율 변동성 등 리스크 관리가 성장 속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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