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옵션 다시보기]NHN, 네이버 시절엔 대박… 분사이후엔 '0'신규임원 선임 시마다 스톡옵션 지급…분사 후 주가 박스권 이루며 27만주 미행사
서하나 기자공개 2020-02-17 07:15:15
[편집자주]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스톡옵션은 회사가 미리 정한 가격에 신주를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임직원의 근로의욕을 고취시키는 대표적인 보상방안이다. 인재확보와 인건비 부담을 덜고 향후 회사 성장의 과실을 같이 공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동기부여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단기이익에만 몰두하거나 스톡옵션 행사 후 퇴사하는 등 늘 긍정적인 효과만 가져온 것은 아니다. 더벨은 스톡옵션으로 본 기업들의 성장사와 현 상황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3일 09: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N은 스톡옵션 제도가 활발한 회사다. 네이버와 합쳐 있던 초창기 시절부터 이어진 보상 체계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약 42만주의 스톡옵션이 임직원 손에 들렸다. 행사가 7만2800원 기준 최소 '300억원'에 이른다.분사 이전만 해도 스톡옵션 대박신화를 써온 사례가 많았다. 300억원 규모의 잭팟이 터지기도 했다. 하지만 NHN이 네이버로부터 분사한 이후를 기점으로 스톡옵션 행사가 '뚝' 끊겼다. 스톡옵션은 지속적으로 지급됐지만 약 27만주의 스톡옵션이 행사되지 않은 채 사라졌다.
◇인재영입 목적…김범수 의장 '323억' 잭팟도
NHN이 2014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발행한 총 주식 수는 모두 1956만5025주로 이 가운데 41만2514주가 스톡옵션으로 지급됐다. 비중으로 2.11%에 해당한다.
NHN는 신규 임원을 선임할 때마다 수시로 스톡옵션을 지급해 왔다. 네이버 시절부터 이어진 경영 방침의 영향이다.
창업 초창기인 2000년대 NHN은 인재 영입과 임직원 사기 고취 등으로 스톡옵션 제도를 적극 활용했다. 매년 상당한 스톡옵션을 지급했는데, 회사의 성장세도 가파르게 이어지면서 연이어 대박 신화가 터졌다. 그때마다 회사는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 과도한 주가 하락 등 위험을 방지했다.
첫 대박은 처음 스톡옵션을 지급한 지 3년 뒤인 2003년 터졌다. NHN은 2000년 2월과 5월 두차례에 걸쳐 직원 40명에게 10만여주의 스톡옵션을 나눠줬다. 행사가는 1만8145원이었다. 회사가 워낙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스톡옵션 행사 시기가 도래한 2003년 2월 16일 주가는 5만2700원으로 뛰었다.
2007년에도 총 2059억5000만원에 해당하는 스톡옵션이 행사되면서 그야말로 '잭팟'이 터졌다. 행운의 주인공은 현 카카오 의장인 김범수 대표였다. 김범수 대표는 2005년 지급받은 총 10만주의 스톡옵션을 행사해 323억원을 손에 쥐었다. 최휘영 대표, 김정호 NHN중국 대표, 천양현 NHN일본 대표 등도 각각 161억3000만원의 평가차익을 거뒀다. 허홍 이사와 문태식 전 NHN게임즈 대표 등도 96억원, 이석우 당시 경영정책담당 등의 수익도 32억원에 이르렀다.
워낙 규모가 큰 탓에 당시 NHN은 스톡옵션 행사에 대비해 자사주 70만주를 매입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2007년 1월30일부터 4월29일까지 총 889억원을 투입해 자사주를 매입했다. 주가 희석에 따른 부작용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분사 이후 행사 사례 '0건'
NHN은 2013년 네이버에서 한게임 부문이 분사해 독립법인 'NHN'(당시 NHN엔터테인먼트)으로 새출발을 했다.
NHN은 2013년 공식적으로 게임 사업을 하는 한게임을 분할해 설립됐고 나머지 사업부가 현재의 네이버가 됐다. NHN은 게임을 기반으로 신사업을 붙이며 영역을 확대했다. NHN은 분사 첫해 적자를 내기도 했지만 이후 간편결제 '페이코', 음원 서비스 '벅스', 웹툰 플랫폼 '코미코', 클라우드 서비스 '토스트(TOAST)' 등 금융·콘텐츠·IT서비스사업을 아우르는 회사로 커졌다. 지난해 NHN 전체 매출에서 게임사업 비중은 33%를 차지했다.
분사 이후에도 신규임원을 선임하면서 당근책으로 '스톡옵션' 카드를 꺼내들었다. 1년 뒤인 2014년 6월 첫 스톡옵션으로 16만1847주를 부여했다. 행사가격은 모두 7만2800원으로 동일했다.
이후 2015년에도 2월 3일(김동욱 이사), 8월 4일(이윤식 총괄이사), 11월 10일(박근한 이사, 홍성봉)에도 총 3만4212주의 스톡옵션이 지급됐다. 2월 지급된 1만3158주의 행사가격만 7만7600원이고, 나머지 주식의 행사가 역시 7만2800원으로 지급됐다. 2016년에는 총 4차례에 걸쳐 6명의 임원에게 4만3423주가 교부됐다.
2017년에도 스톡옵션 지급은 활발히 이뤄졌다. 2017년 1월 10일 새로 취임한 최명환 이사, 김광식 이사, 전수용 전 이사, 백창열 이사, 전원희 이사, 김정호 이사, 강민수 이사, 박종근 이사, 이동수 이사 등 임원에 일괄적으로 4만6056주의 스톡옵션이 지급됐다. 가장 많은 스톡옵션이 나눠진 해는 2018년이다. 한해동안 8만7502주의 스톡옵션이 총 13명의 신규 임원에 배분됐다. 평균 약 7000주를 손에 쥐었다.
하지만 이후 스톡옵션 행사 사례는 단 한번도 없었다. 당연히 수혜자도 없었다. 가장 먼저 2014년 지급된 스톡옵션의 경우 행사 기간이 2018년 6월 1일과 2021년 6월 1일까지로 나뉘었는데 이중 행사기간이 지난 9만7372주의 행사권한이 모두 취소됐다. 이중 최인호 임원은 사임해 2019년 8월 3일 주식매수선택권 부여가 취소됐다.
2015년 2월과 11월에 교부된 스톡옵션 역시 행사기간이 각각 지난해 2월과 11월까지로, 행사되지 않은 채 기간이 지났다. 다만 8월에 스톡옵션을 받은 이윤식은 행사기간을 3년 연장하면서 종료일이 2022년 8월 3일로 연장됐다.
스톡옵션은 지속적으로 지급됐지만 27만주의 스톡옵션이 행사되지 않은 채 사라졌다. 행사가가 대부분 7만2800원선인데 최근 NHN의 주가는 7만5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NHN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아직 스톡옵션을 행사할 만큼 큰 유인이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 NHN 주가는 최근 몇년 간 4만원 중반에서 9만원 초반 사이를 오르락 내리락했다. 최근 NHN 주가는 7만5천원 선을 멤돌고 있어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품을 만하다. 게다가 NHN은 간편결제 '페이코' 등 금융사업을 필두로 성장 기대감이 한창 부풀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NHN은 신규 임원을 선임할 때마다 스톡옵션을 지급해왔다"며 "스톡옵션 행사는 개인적인 문제지만 임직원 대부분이 아직 회사에 남아있는 영향이 아닐까 싶다"고 추측했다.
자회사까지 범위를 넓혀보면 스톡옵션 제도의 수혜자는 있다. 지난해 NHN의 자회사 NHN한국사이버결제에서 박준석 부사장, 정승규 부사장 등은 각각 지난해 1월, 10월 등 총 3회 걸쳐 스톡옵션 행사해 총 34억4300억원 수익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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