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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득 우리종금 대표, 증권사 역할 중책 맡을까 [금융 人사이드] 친화력 강점…영업·소통능력 부각, CIB·증권사 인수 등 종금 위상 오를 것

이장준 기자공개 2020-02-19 10:57:59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7일 09: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종득 우리은행 자금시장그룹 부행장보(사진)가 우리종합금융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우리종금은 우리금융 계열사 중 은행과 카드사 다음으로 수익을 많이 낸다. 우리금융이 중장기적으로 증권사를 인수할 계획이 있다는 걸 고려하면 그 위상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김 내정자를 성장세인 우리종금에 보낸 의미는 무엇일까.

◇영업·소통능력 모두 인정…'친화력' 강점, 두터운 신뢰

우리금융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1일 우리종금 대표이사에 김종득 우리은행 자금시장그룹 부행장보를 추천했다. 추후 종금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확정된다.

1963년생인 김 내정자는 1990년 단국대학교 지역개발학과를 졸업하고 우리은행에 입행했다. 용산지점과 한강로지점을 거쳐 1995년 본점 자금부에 발을 들였다. 자금시장그룹을 이끌기 전 4년간 미리 경험을 쌓은 셈이다.

이후 다시 영업점을 거쳐 개인고객본부로 배치됐다. 이곳에서 8년 가까이 일하며 과장, 차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2008년부터는 3년간 인사부 부부장을 역임했다.

2011년부터는 그의 커리어 상 빼놓을 수 없는 비서실 경력이 주를 이뤘다. 은행 비서팀 부부장, 부장을 지냈는데 2013년에는 옛 우리금융지주 비서실장을 겸했다. 당시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 겸 우리은행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이광구 행장이 취임한 2014년 12월. 그는 영업 현장으로 복귀했다. 본점영업부 영업본부장을 3년 가까이 맡았다. 그가 이끄는 동안 영업본부는 반기평가에서 6번 연속 1등을 거머쥐었다. 당시 막내부터 선임 직원까지 똘똘 뭉치는 등 분위기도 상당히 좋았다고 한다.

앞서 비서실에서는 윗사람에게, 영업을 뛸 때는 부하 직원들에게 두터운 신망을 받았다. 그와 손발을 맞춰본 우리은행 관계자는 "김 내정자가 발이 넓어 거래도 잘 유치했지만, 사람을 포용하고 분위기를 좋게 이끄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17년 잠시 검사실 실장을 맡은 후 같은 해 12월 자금시장그룹 상무로 발령받았다. 이듬해 말에는 부행장보로 승진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체제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자금시장그룹은 은행 내에서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다. 산하에 트레이딩부, 자금부를 두고 있다. 파생, 외환, 자금 등 각기 다른 분야를 총괄하는 만큼 업무를 파악하는 데에만 1년이 훌쩍 지나곤 한다.

김 내정자는 빠르게 업무를 장악했다. 2017년말 자금시장그룹의 순영업수익은 1840억원이었다. 작년말에는 2년 만에 이를 3147억으로 키웠다. 파생과 외환 부문이 골고루 성장하며 역대 통틀어 가장 좋은 실적을 냈다.

또다른 우리은행 관계자는 "시장을 보는 측면에 있어서는 임원 중에서도 가장 해박한 인물"이라며 "자금시장그룹과 겹치는 업무가 있어 종금사를 이끌 적임자로 보인다"고 전했다.


◇성장하는 우리종금, CIB·증권사 인수 등 핵심계열사로 부상

우리종금은 자산 규모로만 보면 3조4000억원 수준이다. 우리카드(10조1000억원)는 물론이거니와 지난해 새로 편입된 우리자산신탁(28조원), 우리자산운용(19조2000억원), 우리글로벌자산운용(8조7000억원)보다 훨씬 작다.

그럼에도 순익은 은행을 제외한 계열사 가운데 우리카드 다음으로 많은 수익을 내는 '알짜' 계열사다. 작년말 기준 영업이익 539억원, 순이익 474억원을 달성했다. 2018년말 334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최대 실적을 기록한 이후 한 번 더 경신했다.

작년부터는 그룹 차원의 CIB 부문에서 시너지를 본격적으로 내기 시작했다. 우리금융 CIB는 지주사 전환 후 첫 매트릭스 체제로 운영되는 조직이다. 우리은행과 우리종금의 IB인력이 우리은행 본사 내 한 층에서 근무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우리금융이 증권사 인수를 노리고 있다는 점도 우리종금의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다. 종금사도 증권업 라이선스가 있어 중개수수료(brokerage fee)만 받을 수 없을 뿐 증권사 업무를 상당 부분 영위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우리종금의 증권사 전환 여부도 지속적으로 논의되곤 했다. 추후 증권사를 인수했을 때 우리종금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어 핵심 계열사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번 인사에서 김 내정자는 '고속 승진'한 케이스로 분류된다. 통상 부행장보에서 부행장을 거쳐 자회사 사장으로 이동하지만 부행장 단계를 건너뛴 것. 김 내정자를 비롯해 우리신용정보 대표이사로 간 조수형 소비자브랜드그룹 집행부행장보, 우리펀드서비스 대표가 된 고영배 신탁연금그룹 상무 등 3명이 여기 해당한다.

우리금융은 현재 총 11개의 자회사를 두고 있다. 다른 시중은행 기반 금융그룹에 비해 적은 만큼 자회사 사장 자리가 많이 나오지 않은 게 현실이다.

아울러 당장은 카드사보다 규모가 작지만, 카드업이 사양산업이고 경쟁이 치열해 비교우위에 서기 어렵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반면 우리종금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런 점을 두루 고려하면 우리금융이 김 내정자에게 거는 기대가 작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장기적으로 그가 우리금융의 다음 세대를 이끌 리더로 떠오를 가능성도 열려있음을 짐작케 한다. 앞서 자회사 사장 중에서 이동연 우리FIS 대표가 우리은행장 압축후보군(숏리스트)에 오른 바 있다. 권광석 내정자 역시 새마을금고 신용공제대표를 하며 비은행 부문 경력을 쌓은 뒤 은행장 자리에 올랐다.

김 내정자는 더벨과의 통화에서 "우리종금에 가서도 은행에서 몸에 밴 내부통제와 리스크를 고려한 경영을 할 것"이라며 "그야말로 '참 좋은 회사' 한 번 만들어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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