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신용등급 하락…나신평 선제 평정 배경은 AA0로 강등…한기평·한신평 결정 주목
오찬미 기자공개 2020-02-14 14:19:17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3일 07: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나이스신용평가가 3년만에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AA0로 하향 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AA+, 부정적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선제적인 액션을 취했다. 이마트가 대형마트 시장지위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온라인 업계와의 경쟁으로 인해 이익창출력이 저하되고, 투자 부담 지속으로 인한 차입부담이 확대된 탓이다.12일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AA, 아웃룩 안정적으로 강등했다. 이마트가 지난 5일 지난해 가결산 실적을 내놓은지 일주일 만에 취한 액션이다.
◇나신평, 선제적 액션 취한 주요 배경은?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8조1680억원, 영업이익 1507억원, 당기순이익 2238억원의 실적을 냈다. 2018년 매출액 16조4126억원, 영업이익 4628억원, 당기순이익 4762억원 대비 매출은 10.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모두 절반 이상 감소했다. 지난해 기준 이마트의 별도기준 실적은 13조1548억원, 영업이익 2511억원, 당기순이익 2911억원이다.
나신평이 특별히 중요하게 평가한 지표는 지난해 4분기의 사업 실적이다. 2019년 4분기 연결기준 99억원의 영업적자가 발생하면서 EBIT/매출액 지표가 하향 트리거로 작용했다. 나신평은 지난해 4분기 적자 폭 자체는 크지 않았지만 유통업계 전반에 대해 갖고 있는 신용평가업계의 전망보다 실적이 더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 대해 주목했다. 정기평가 시즌인 4~6월까지 기다리기에는 실적 저하 속도가 빨라 투자자들에게 선제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마트의 올해 1분기 실적이 밝지 않다는 점도 주요 평가 대상이 됐다. 보고서에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나신평은 올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영향에 따른 실적 전망을 염두에 뒀다. 신종 코로나 영향이 없었다면 이마트를 비롯한 유통기업의 올해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도 있어서 더 점검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외출 자제로 인한 오프라인 실적 감소로 인해 올해 1분기 실적이 밝지 않다고 내부적인 판단을 내렸다.
◇그래도 업계 1위…경쟁사 대비 높은 등급 "계열 영향은 없을 것"
이마트는 대형마트 업계 1위로 실적이 좋은 유통사다. 유통기업 중에서도 물류시설 관리능력이나 유통의 구매 교섭력이 모두 업계 1위다. 이번에 이마트의 재무구조나 사업성이 크게 악화된 것은 아니지만 업황 전체에 미치는 부정적 전망은 피해갈 수 없었다. 이마트의 직전 신용등급인 AA+대비 사업 및 재무 적절성을 따져 등급이 조정됐다.
미래를 위한 투자가 계속되면서 영업상 창출자금 규모를 상회하는 차입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복합 쇼핑몰 형태의 신규점 출점과 편의점 사업 강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구축 등으로 이마트는 사업과 관련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 뉴시즌 마켓(New Seasons Market) 지분 100%를 인수에도 1억8000억 달러(약 2000억원)를 투자했다. 이마트에게는 사업상 필요한 투자다.
하지만 투자자 관점에서는 영업현금창출능력을 넘어서는 규모이기 때문에 부정적이다. 이마트는 그동안 영업을 통해 1년에 9000억원 가까이 되는 자금을 창출해왔지만 해당 자금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투자를 뒷받침 하기에는 영업 능력이 버겁다고 판단되는 상황이다. 이마트는 2020년 이후 매년 연결기준 1조원을 상회하는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서 중단기적으로 차입 부담이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이마트의 실적이 2021년과 2022년에 지속적으로 반등한다면 등급이 다시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이마트는 그동안 자체신용도로 판단돼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신세계 그룹차원의 신용의존성은 반영되지 않았다.
전명훈 나신평 기업평가3실장은 "이마트는 실적이 좋은 회사로 이번에 등급이 내려간 것은 기존 등급이 워낙 높았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며 "올해 유통기업 전반의 업황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등급 조정으로 인해 신세계 계열의 등급이 당장 바뀌진 않겠지만 실적 변동이 크다면 역시 검토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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