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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펜루트, 자산매각·유동화 '병행'…PEF가 먼저 제안 PEF측 , 대출방식 유동화 '선제안'…수원여객 3~4곳서 LOC 수령

정유현 기자공개 2020-02-26 13:20:46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4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이 환매 중단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SSF)'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과 우량한 일부 자산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는 두 가지 방안을 병행하기로 했다.

SSF란 말 그대로 기업의 '특수상황'에 투자해 이익을 얻는 사모펀드(PEF)다. 일시적인 자금 경색 기업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방식이다. 알펜루트운용이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하자 SSF가 선제안이 오면서 딜 논의가 시작됐다고 전해진다. 이 외에도 수원여객 등 가치가 큰 자산을 매각해 빠르게 현금화를 시켜 환매에 대응할 방침이다.

◇SSF 3곳 알펜루트운용에 선제안…딜 방식 논의 단계

알펜루트자산운용은 SSF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 이달 초 주요 자산 리스트를 발송했다. 국내·외 SSF에서 먼저 투자를 제안해 딜이 검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리스트에는 그동안 회사가 투자한 마켓컬리, 만나CEA, 뉴플라이트 등 지분을 투자한 기업의 리스트가 포함됐다. 알펜루트운용이 주요 자산 리스트를 발송한 SSF는 국내 2곳, 해외 1곳이다.

알펜루트운용에 손을 내민 SSF는 기업이 경영 활동 외의 이유로 재무적 어려움에 처할 때 자금을 투자해 이익을 얻는 펀드다. 국내에는 스틱인베스트먼트, MBK파트너스 등이 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대형 증권사들도 관련 조직을 만들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SSF는 주로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지배구조 재편, 구조조정, 일감 몰아주기 해소 등 특수 상황에 투자한다. 스틱인베스트먼트가 한화그룹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물로 내놓은 한화S&C 지분에 투자한 건, 더블유게임즈가 미국 게임사 DDI를 인수할 때도 SSF를 활용해 자금을 투입한 건이다.

SSF는 대출펀드면서도 부실채권(NPL) 펀드와 비슷한 연 5~6%대 수익률이 보장되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SF가 특수상황이 발생한 헤지펀드에 투자하는 사례는 처음인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외 SSF가 알펜루트운용에 선 제안을 한 것은 신성장 먹거리 확보 차원으로 분석된다. 경영권 인수(바이아웃) 딜에 집중해 펀드를 모아왔던 PEF들은 최근 기업들이 신성장 먹거리 확보와 지배구조 개편으로 인수합병(M&A) 수요가 늘어나며 관련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SSF를 통해 주로 부동산 딜을 진행해온 증권사의 경우 최근 부동산 규제 때문에 신규 수익원을 발굴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해진다. 일부 증권사들은 최근 몇 년간 미상환 콘도 분양채권 등 분쟁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기존 금융권에서 대출이 끊긴 부동산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SSF를 설정해 수익을 올려왔다.

안정적인 투자는 아니지만 리스크를 감내하는 만큼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었다. 최근 부동산 펀드 규제가 강화되면서 새로운 영역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의 경우 중국과 일본에 국한된 아시아 시장 포트폴리오 확장 차원으로 해석된다.

SSF를 통해 알펜루트운용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은 두 가지 정도다. 하나는 알펜루트운용이 가지고 있는 주요 자산에 LP로 참여해 새로운 펀드를 만들고 알펜루트운용이 펀드를 운용하는 방식이다.

또 이 자산을 담보로 SSF부터 중금리 대출을 받는 방법도 있다. SSF를 대상으로 알펜루트운용이 중금리로 대출을 받아 환매 요청에 대응하는 것이다. 만약 SSF가 알펜루트운용에 환매 중단 규모와 비슷한 2000억원을 대출할 경우 연간 이자 수익이 1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자 수익 뿐 아니라 알펜루트운용이 투자한 주요 비상장기업의 성장성이 있는 만큼 만약 자금 제공 후 디폴트가 발생해도 지분 매각으로 현금화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원여객 LOC 받아 투심 진행…"모든 자산 매각 아니다"

SSF에 제공한 주요 자산 리스트에는 당초 알펜루트운용이 투자한 비상장사 16개가 포함됐지만 최근 15개로 변경했다. 알펜루트운용은 SSF를 활용한 현금화 외에도 일부 우량한 자산에 대해서는 따로 매각을 하는 것도 병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요 자산리스트에 포함됐던 수원여객이 딜이 진행되면서 주요 자산 리스트에서 제외시키라고 요청한 상태다.

수원여객은 3~4군데로부터 투자확약서(LOC)를 받은 상황으로 알펜루트운용 내부에서 투자심의를 진행하고 있어 주요 자산 중 가장 빠르게 현금을 손에 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건은 마켓컬리 매각 여부다. 현재 알펜루트운용의 마켓컬리 지분율은 3.3%다. 마켓컬리의 추가 투자 유치 계획이 알려지며 향후 변동 가능성은 있지만 현재는 매각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마켓컬리의 경우 당장은 매각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회사 측의 입장이다.

수원여객 외에도 2~3군데 기업은 투자사랑 논의 진행 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만약 주요 자산이 매각 된다면 주요 자산 리스트에서 빠지고 그만큼 담보 가치도 줄어 SSF와 논의 되는 딜 규모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알펜루트운용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에서 부실이 발생하지 않은 점, 유망한 비상장기업이 포함된 점에서 유동화 작업은 큰 무리 없이 진행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만 금융 투자 업계가 현재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트라우마를 겪고있다는 점과, 지갑을 닫고 관망하고 있다는 점에서 진행중인 매각 건이 딜레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는 상태다.

알펜루트운용 관계자는 "SSF를 통한 자금 조달하고 우량 자산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환매 중단 사태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우량한 자산에 대해서 매각을 진행하는 것은 맞지만 모든 자산을 매각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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