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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블 경영권 분쟁 장기화, 압박 수위 높인 코비코 재판부 선고 앞두고 참고서면 제출, 추가 지분 매수…방산사업 시너지 노린 듯

방글아 기자공개 2020-03-02 07:39:10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7일 0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블커뮤니케이션즈(네이블)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코비코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기존 심재희 엔텔스 대표와의 경영권 분쟁이 에치에프알로 옮겨지면서 잠시 주춤한 모습이었지만 재판부 선고를 앞두고 연이어 참고서면을 제출하고, 추가로 네이블 지분을 인수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에치에프알이 엔텔스를 통해 보유한 네이블 지분율과 코비코의 지분율 간 격차가 커지면서 경영권 방어에 필요한 자금 규모도 증가하고 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코비코는 24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경영권 분쟁(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 사건 담당 재판부에 추가 참고서면을 제출했다. 지난해 12월 16일 심문이 종결됐지만 3~4월께로 예상되는 선고를 앞두고 현재까지 총 7차례 참고서면을 제출하는 등 소송에 적극 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네이블 지분 인수도 이어가고 있다. 이달 3~7일 닷새에 걸친 집중 매수로 최대주주에 오른 데 이어 장내매수를 지속해 지분율을 추가로 3.40%포인트 상승시켰다. 현재 지분율은 33.64%로 에치에프알의 자회사인 기존 최대주주 엔텔스(24.86%)를 훌쩍 앞서고 있는 상태다.


코비코가 네이블 지분 확보에 사용한 자금은 110억원 가량(특수관계자 보유분 제외)으로 추산된다. 특히 이달 들어서만 85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경영권 분쟁에서 압박 수위를 더 높이기 위한 추가 매수도 전망된다. 코비코는 매년 60~8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어 영업외비용을 발생시킬 여력이 크다.

반면에 네이블의 기존 최대주주 엔텔스는 실탄이 그만큼 풍부하지 않다. 최근 몇년 간 흑자와 적자를 오가면서 안정적인 현금 흐름 관리가 어려운 상황이다. 보유 중인 현금성자산도 35억원으로 100억원대 안팎으로 추산되는 코비코에 견줘 재무적 부담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엔텔스 최대주주에 올라설 예정인 에치에프알의 지원 여부도 묘연한 상황이다. 시가총액 4000억원을 웃도는 에치에프알은 현재 5G 인프라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는 미국 시장 공략을 우선 과제로 삼고 관련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네이블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에서 코비코가 우세하다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네이블 사내이사인 조종화 상무가 코비코의 편에서 소송에 협조하는 등 기존 경영진 사이에서도 파열음이 나오고 있는 탓이다.

앞서 조 상무는 지난해 10월 네이블 심재희 대표(엔텔스 대표 겸직)가 회삿돈 1300억원을 배임했다며 심 대표를 고소하며 경영권 분쟁의 불씨를 지폈다. 최근에는 경영권 분쟁 담당 재판부에 관련 진술서를 제출해 코비코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코비코의 경영권 인수 방식을 놓고 적절성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엔텔스 측과 합의 없이 장내매수만으로 최대주주 지위를 꿰찬데다 그 배경에 대해 공식 입장 발표를 일절 삼가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코비코가 네이블 경영권 확보에 나선 배경을 두고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특수차량 업체인 코비코가 프리미엄 제품 개발을 위한 기술 취득 목적으로 네이블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코비코가 장갑차 등 군수차량을 제조·납품하는 국내외 정부가 본격적으로 전투차량 첨단화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방부는 차세대 전투차량(NGCV) 사업 개시를 알렸다. NGCV는 다양한 무기 체계와 교신이 가능한 통신 장비가 기본으로 장착돼 있는 형태로 구상되고 있다. 미국과 호주 등 다른 국가에서도 육군을 중심으로 최첨단 전투차량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블은 IP 멀티미디어 서브시스템(IMS)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업체다. IMS는 유무선 환경을 통합해 주는 All-IP 개념의 핵심 네트워크 기술이다. 장갑차 제조에 전문성을 지닌 코비코가 통신 기술 R&D 중심 네이블 인수해 시너지를 꾀하려 한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방산품에 요구되는 통신 기술 수준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라며 "방산업체 LIG넥스원의 통신 시험·측정(T&M) 기업 이노와이어리스 경영권 인수도 같은 선상에서 이뤄진 바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비코 측이 인수 배경을 직접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어 네이블의 향후 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코비코가 네이블의 전략적 투자자(FI)로서 중장기 우산이 돼줄지, 단순 재무 투자로 불안정한 경영 체제 진입의 시작을 야기할지 알 수 없어서다. 이와 관련 코비코 측에 여러 차례 질의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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