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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로 새판 짜는 한양, 올해 첫 열매 딴다 솔라시도 태양광발전소 준공, 매출 발생 코앞…LNG사업도 연내 SPC 설립

고진영 기자공개 2020-03-06 09:36:52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5일 16: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택전문 건설사 한양의 변신이 시작됐다. 10년 가까이 에너지사업으로 성장축 전환을 별러왔는데 올해 첫 허물을 벗는다. 그동안은 준비기간이었던 만큼 에너지부문에 투자만 꾸준했을 뿐 벌어들이는 수익이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기다렸던 결실을 태양광사업을 통해 수확할 전망이다. 가장 심혈을 기울여 추진해온 '동북아 LNG 허브 터미널' 프로젝트도 일부 허가를 마치고 연내 착공에 들어가기로 했다.

◇태양광발전소 준공 완료, 에너지 투자 8년 만에 첫 매출

5일 업계에 따르면 한양이 해남 솔라시도 기업도시에 한국남부발전 등과 함께 짓고 있던 태양광발전소가 최근 준공을 마쳤다. 총 3440억원이 투자된 대형 사업이다. 발전설비 용량 98MW와 ESS(에너지저장장치) 용량 268MWh를 갖췄다. 태양광발전으로는 국내 최대 용량이고, ESS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이제 남은 상반기 상업운전만 거치면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할 예정이다.

한양이 에너지사업에서 매출을 내는 것은 2012년 에너지부문을 신설한지 약 8년 만이다. 일찌감치 에너지를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투자를 진행해왔는데 사업기반 조성이 어느정도 궤도에 오르면서 가시적 성과가 가까워졌다.

이 사업은 특수목적법인(SPC)인 솔라시도태양광발전㈜이 맡고 있다. 한양이 지분 29%, 한국남부발전이 29%, 나머지를 기타 재무적투자자(FI)가 출자했다. 향후 발전소 운영은 한국남부발전이 맡고 한양은 EPC(설계·구매·시공)와 O&M(Operation&management)을 담당하게 된다.

바이오매스 발전사업을 하는 자회사 광양그린에너지 역시 올해 첫 삽을 뜬다. 광양그린에너지는 2015년 설립됐다. 한양이 지분 80%, 한국수력원자력이 20%를 보유하고 있다. 2018년 말 바이오매스 발전소의 공사계획 승인을 받은 이후 상세설계 등을 진행해왔으며 하반기 즈음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동북아 LNG 허브 터미널, 올해 SPC 설립 후 착공

발전사업 뿐 아니라 LNG사업에서도 물꼬를 텄다. 한양은 전남 여수 묘도에서 추진 중인 '동북아 LNG 허브 터미널' 프로젝트와 관련해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공사계획을 승인받았다. 이에 따라 올해 중 SPC를 세워 공사를 시작하기로 했다.

동북아 LNG 허브 터미널 조감도

동북아 LNG 허브 터미널은 87만㎡(약 26.5만 평)의 부지에 LNG탱크와 항만, 기화설비 등으로 구축된다. 한·중·일 에너지 거점을 겨냥하고 있다. LNG탱크 총 13기가 목표인데 1단계로 우선 4기를 조성한다. 이번에 산자부 승인을 받은 것은 4기 가운데 수요처를 확보한 1기다. 해당 탱크 1기는 향후 중부발전이 빌려 쓰면서 LNG를 저장했다가 가스발전소에 송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한양 관계자는 "4기 중 나머지 3기에 대한 승인을 차례로 확보해 2024년까지 1단계 사업을 마치겠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4기에 대한 사업비로는 모두 1조3000억원이 투입된다.

그간 한양은 LNG 관련 시공경험을 적잖이 쌓아왔다. 에너지 플랜트 분야에서 주배관 시공 경험이 450km에 이른다. 2017년 강원 삼척에 있는 LNG 생산기지에 세계 최대 규모의 LNG 저장탱크(27만kL)를 준공하기도 했다. 그러나 단순 도급 시공에 불과했는데 동북아 LNG 터미널이 상용화되면 에너지 시설을 직접 운영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주택 편중 사업구조, 에너지로 뚫는다

GS와 SK그룹이 양분하고 있는 국내 에너지시장에 한양이 출사표를 던진이유는 주택을 통한 성장이 한계에 부딪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초 토목과 건축부문이 각각 비슷한 비중을 차지했던 한양은 분양시장 호조로 물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사업구조가 주택사업 중심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공사매출에서 건축·주택 도급공사와 분양공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83%에 이른다. 회사 내부적으로도 사업구조 편중에 따른 리스크에 대해 경각심이 높다.

지난해 말 인사 역시 이런 맥락에서 이뤄졌다는 평가다. 한양이 속한 보성그룹은 김한기 전 보성산업 대표이사 부회장을 2019년 12월 한양 대표로 내정하면서 간판 계열사 대표를 1년여 만에 재배치했다. 에너지사업이 구체화 단계에 들어선 만큼 김 부회장이 남은 과정을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김 부회장은 대림산업에서 총괄 대표이사 사장까지 지내 석유화학이나 플랜트, 에너지 사업에 대한 관리 경험을 갖추고 있다.

한양 관계자는 "주택사업의 외형은 축소하지 않고 이대로 가져가면서 중장기적 성장의 축을 에너지와 개발사업으로 옮기려고 한다"며 "에너지를 주택사업과 함께 회사를 떠받칠 주력사업 중 하나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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