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3월 09일 16: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분자진단 전문업체 씨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진단의 정확도면에서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코로나19의 유전자 검사시약으로 허가한 제품은 총 4개다. 이 가운데 씨젠의 올플렉스(Allplex 2019-nCoV Assay)는 코로나19의 유전자 세 가지를 검출하도록 설계됐다. 나머지 제품들은 두 가지만 검출할 수 있다.

타사 대비 차별성이 부각되면서 씨젠은 나날이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단숨에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하더니 역대 최고치였던 2015년의 몸값과 격차를 좁히고 있다. 5년 전 씨젠은 올플렉스의 출시 등으로 전성기를 경험했다. 올해는 올플렉스가 코로나19 진단시약으로 탄생하면서 '제2의 전성기'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달 씨젠은 WHO, 중국, 독일, 미국 등에서 공개한 프로토콜(검출대상 목표 유전자 염기서열)을 종합해 진단시약인 올플렉스 개발에 성공했다. 2월 7일에 유럽 인증(CE-IVD)을 취득하고 뒤이어 12일에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올플렉스는 코로나19의 목표 유전자 세 가지(E gene, RdRP gene, and N gene)를 검출할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허가한 품목 가운데 코젠바이오텍, 솔젠트, 에스디바이오센서 등의 제품은 두 가지 유전자만 판별하고 있다.


올플렉스는 Real-time PCR 기반 제품으로 유전자를 실시간으로 증폭해 형광 시그널을 분석하는 진단 방식이다. 이번에 개발된 올플렉스는 목표 유전자의 양성유무와 타입을 동시에 검사하도록 설계됐다. 덕분에 효율성, 가격경쟁력 등에서 강점을 가진다. 또한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하루에 1000명 이상을 한꺼번에 검사할 수 있고 시간은 4시간 미만이 소요된다.

씨젠 관계자는 "진단시약은 하루에 5만건 검사 규모로 생산해오다가 지난주부터 수요가 커지면서 거의 100% 가까이 생산설비를 가동하고 있다"라며 "하루에 최대 10만건 검사 규모까지 생산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발팀에서 매일 바이러스 돌연변이에 대해 체크하고 있고 향후 검출할 수 없는 변이를 발견하면 제품을 보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에 따른 피해가 전 세계로 뻗어나가자 올플렉스에 대한 국내외 수요가 확대되는 추세다. 시장에서는 씨젠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9일 씨젠은 코스닥시장에서 6만2800원으로 장을 마쳤다.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1조6475억원으로 연초 대비 103%나 증가했다.

앞서 2015년 7월에 씨젠의 주가는 7만원대를 달성하며 몸값이 1조8000억원대까지 치솟은 이력이 있다. 그해를 전후해 베크만쿨터, 퀴아젠, 벡튼디킨슨 등 글로벌 분자진단 업체와 ODM 공급계약을 맺고 올플렉스를 선보이는 등 성장 기반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후에는 ODM 계약 해지, 실적 부진 등이 겹치며 씨젠의 주가는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작년 1월에는 1만4000원대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작년에 줄곧 주가가 부진했지만 실적 개선에는 성공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1220억원, 영업이익 224억원, 순이익 267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9.3%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11%, 149.4%씩 개선됐다. 분자진단의 대중화, 올플렉스의 고객수 증가 등이 주효했다.

씨젠은 올플렉스의 확장에 힘입어 올해도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를 위한 올플렉스에 대해서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에 공급해 사회적 책임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