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경영권 분쟁]거버넌스포럼 보유지분 얼마나?…KCGI 백기사 '주목'한진칼 지분 보유 운용사·자문사 '이해상충' 이슈…메리츠·한국밸류운용, 보유 안해
박상희 기자공개 2020-03-19 09:10:11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8일 11: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12월 창립된 사단법인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한진칼 주주총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반기를 든 주축인 KCGI 강성부 대표가 해당 포럼의 핵심인물이기 때문이다.거버넌스포럼에는 다수 자산운용사와 자문사 대표가 발기인으로 참석했는데, 대다수는 강 대표와 친분 관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5% 이상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운용사나 자문사는 없지만 주총 표대결 결과를 예단할 수 없어 이들이 한진칼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면 어느 쪽에 표를 던지느냐가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18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하 거버넌스포럼) 법인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강성부 KCGI대표, 김규식 스카이투자자문 변호사, 김봉기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 이남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 이재웅 쏘카 전 대표, 이정규 브릿지바이오데라퓨틱스 대표, 존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 이한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등 11인이 발기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초대 회장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 부회장은 이정규 브릿지바이오 대표, 이한상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가 각각 맡았다. 강 대표를 비롯해 펀드 운용 등을 통해 기업 주식을 보유하는 자산운용사 및 자문사 대표가 11인 등기이사 중에 4명이다.
그밖에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지는 않지만 거버넌스포럼 회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도 많다. 김택동 레이크투자자문 대표, 용환석 페트라자산운용 대표, 이서구 가치투자자문 대표, 장덕수 DS자산운용 대표,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 등이 주요 회원이다.
이들은 류 대표와 강 대표 등 핵심 멤버와의 직간접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거버넌스포럼에 뜻을 같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들이 한진칼 주식을 보유했는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거버넌스포럼이 KCGI와 조 회장 측에 공개토론회를 제안하는 등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강 대표가 거버넌스포럼 핵심 멤버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해상충 이슈가 불거질 여지가 있다.
메리츠자산운용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경우 한진칼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운용하는 펀드에서 한진칼 주식을 담고 있지 않다"면서 "보유하고 있었다면 거버넌스포럼이 특정 기업을 도와줄 수 있는 단체로 보여질 소지가 있어 조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 역시 "한진칼 지분을 거의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나머지 운용사와 자문사의 경우 한진칼 투자 현황이 확인되지는 않았다. 5% 이상 보유하고 있지 않다면 주요 주주가 아니고 공시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업계는 거버넌스포럼에 참여한 금융투자사들이 5% 미만으로 한진칼 지분을 보유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김봉기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한진칼 주식 보유 여부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는 "운용하고 있는 펀드는 고객 돈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한진칼 투자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 "한진칼 주총에서 어떤 논리로 의사결정을 내려도 강성부 대표와의 친분을 이유로 결과가 왜곡될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최준철 대표는 강 대표가 1999년 발족한 서울대 투자동아리 '스믹(SMIC·SNU Midas Investment Club)' 3기 회원이다. SMIC은 당시 서울대 경영대학원생이었던 강 대표 등이 주축이 돼 만들어진 주식투자모임이다. 한진칼 주식 2~3% 가량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타임포트폴리오자산운용의 황성환 대표도 SMIC 출신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투자업계 요직에서 활동하고 있는 SMIC 출신들이 꽤 되는데, 강성부 대표가 1기 회장이었던만큼 네트워크가 끈끈하다고 볼 수 있다"면서 "강 대표와 친분이 있다고 해서 한진칼 주총에 무조건 영향을 미친다고 볼수는 없지만 거버넌스포럼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경우는 강 대표와 뜻을 같이할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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