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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업 리포트]국민 보안 프로그램 'V3'…25년간 드라마같은 성장안랩, 25년만에 1600억 성장…창업자 정치진출에도 R&D '올인'

성상우 기자공개 2020-03-30 08:16:08

[편집자주]

'소프트웨어의 시대'다. 사람과 기계의 모든 소통이 인터넷망으로 연결되고, 인공지능이 의사결정하는 4차산업혁명과 맞물려 소프트웨어는 모든 산업 분야의 핵심 기술로 부상했다. 소프트웨어의 범주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비롯해 인공지능, 보안솔루션 까지 다양한 범주를 포함한다. 제조업 다음을 책임질 지식 산업이다. 소프트웨어 산업을 책임지는 주요 기업들의 현재와 미래를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4일 13: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PC 이용자 중 'V3'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듯 하다. 한번쯤은 PC에 V3 백신을 깔아봤을 것이다. 직접 사용하지 않더라도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이야기했을 때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브랜드가 V3다.

더욱이 창업자 안철수 대표는 정치인의 길을 걸으며 대중의 뇌리에 깊이 각인됐다. '안랩'이란 회사 명도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에서 비롯됐다.

안 대표는 정치인의 길을 걸으며 안랩의 경영에선 완전히 손을 뗐다. 최대주주로서의 지위만 있을 뿐이다.

안랩은 전문 경영인 체제 속에서 막대한 자금을 R&D에 투입하며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글로벌 백신 업체의 공세와 국내외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월등한 점유율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창업 6년만에 매출 250억+코스닥 상장

V3는 국내 PC의 대중화 역사와 맞물려 드라마틱한 성장 경로를 거쳐왔다. 국내에서 PC 이용이 보편화되기 전인 1988년 개인 안철수에 의해 만들어진 백신 프로그램 V3가 원조다.

각 가정에 PC가 보급되기 시작한 90년대 중후반, 개인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배포된 V3 백신은 국내 PC·소프트웨어 사용자들의 필수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설립 시기에 V3는 이미 업계에 쫙 깔린, 유명한 백신이었다. 1995년 3월에 설립한 안철수연구소는 그해 곧바로 5억1000만원의 매출을 발생시켰다. 영업이익은 1억9000만원이었다.

안철수 연구소는 그야말로 '수직 성장'했다. 매출은 창업 2년 뒤 2배(10억원)로 뛰었고, 그로부터 3년 뒤(2000년)엔 100억원을 돌파했다. 이듬해엔 매출 254억원, 영업이익 82억원을 찍으며 코스닥에 입성했다.
안랩 설립 후 실적 추이
이후에도 실적은 꾸준한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2004년도에 300억원을 넘어선 매출은 1~2년마다 400억원, 500억원을 차례로 돌파해나갔다. 2011년엔 보안업계 최초로 수주 1000억원을 넘어섰고, 2012년엔 업계 최초 매출 1000억원 돌파 기록을 세웠다. 당시 매출은 1267억원, 영업이익 133억원이었다.

연매출 1500억원을 돌파한 2017년 이후에도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8년과 지난해 매출은 각각 1598억원, 1670억원이다.

가파른 매출 성장 속도에 비해 조금 더디게 올라오는 수익성 향상 속도는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판매가 안정권에 들어가면 루틴한 유지·보수만으로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는 일반적인 소프트웨어와 달리 끊임없이 발생하는 신변종 악성코드에 대응해야 하는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2000년대 초반 30%를 상회했던 영업이익률은 20여년간 우하향했다. 영업이익 증가속도가 매출 신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매출은 2000년부터 20년간 약 12.7배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약 4배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2004년 처음 100억원을 돌파한 영업이익은 현재까지 200억원을 넘지 못하고 있다. 2010년대 10%대로 떨어진 영업이익률은 한때 6%대까지 떨어졌다가 소폭 반등한 뒤 10% 초반대에서 정체된 상태다.

연구개발비 비중이 높다는 점이 수익성 저하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안랩은 타사 대비 압도적으로 높은 연구개발비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미래의 기술 우위를 위해 현재의 수익성 일부를 희생하는 구조인 셈이다. 매출 대비 비율은 2002년 이후 20% 이상 비율을 지속 유지해왔다. 상장 보안사 중 가장 높은 연구개발비 비율을 매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엔 상반기 기준으론 30%까지 끌어올렸다.

V3 백신 하나로 시작한 사업영역은 현재 △엔드포인트 제품 △네트워크 보안 △보안 서비스 등으로 확대됐다. 라인업으로 △V3 Internet Security 9.0 (기업용) △V3 Lite (개인용) △AhnLab TrusGuard(차세대 방화벽) △AhnLab AIPS(침입 방지 솔루션) △A-FIRST(디지털 포렌식) 등이 있다.


◇정치인 안철수, 최대주주로만 남아

창업자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012년 9월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으면서 경영에서 사실상 손을 떼고, 지분 18.57%(2019년 9월 기준)를 보유한 최대주주로만 남아있다. 그는 창업 시점인 1995년부터 2005년까지 대표이사를 맡았고 이후 2012년까진 이사회 의장으로 경영에 개입했다.

2011년부터 약 8년간 경영을 맡아온 권치중 대표는 오는 23일 주주총회를 끝으로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온다. 그 뒤를 이어받은 강석균 엔드포인트플랫폼사업부장(부사장, CEO)이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및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이사회는 그에 대해 "사업부장으로 재직하면서 다양한 경험 및 사업 전문성을 축적해왔고, IT와 보안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면서 "향후 경영 안정화 및 기업가치 향상에 공헌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강석균 안랩 CEO

강 CEO가 집중할 안랩의 미래 사업영역은 △클라우드 보안 △위협 인텔리전스 인프라 △OT·ICS △블록체인·AI 등 미래기술 분야다.

위협 인텔리전스 인프라는 안랩이 확실한 비교우위를 갖고 있는 분야다. 그간 축적한 보안위협에 대한 탐지 및 대응 역량을 바탕으로 위협 인텔리젼스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현재 개발 중인 클라우드 워크로드 보안 솔루션(CWPP)은 연내 출시 목표다. 인공지능팀과 클라우드 TF를 신설해 인공지능 기반기술 확보 및 클라우드 솔루션 개발에도 본격 속도를 높인다.

강 CEO는 "2020년은 안랩의 창립 25주년으로 안랩은 이제 25살 ‘청년 안랩’”이라며 “25년 기업의 역량에 청년의 패기를 더해, 임직원과 회사의 성장을 가속화 해나갈 것”이라는 비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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