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캐피탈, 미래대우 지분 23%까지 확대 지배력 강화, 베트남·인도 등 글로벌 진출·포석…양호한 순익흐름 뒷받침
손현지 기자공개 2020-03-30 14:36:22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5일 15: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그룹의 지배구조 상단에 있는 미래에셋캐피탈이 주요 계열사인 미래에셋대우 지분을 올해 23%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박현주 회장을 정점으로 한 미래에셋컨설팅→미래에셋캐피탈→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생명으로 이어지는 그룹의 지배력이 굳건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통해 해외 진출 등 사업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이다.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캐피탈은 계열사인 미래에셋대우의 주식 500억원 가량(보통주 814만3000주)을 오는 20일부터 6월20일까지 3개월 내로 장내 매수할 예정이다. 지분 매입이 완료되면 미래에셋대우에 대한 지분율은 보통주 기준 기존 21.2%에서 23%대로 약 1.5~2%포인트 오르게 되는 셈이다. 미래에셋대우의 현 최대주주인 미래에셋캐피탈은 2·3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10%)과 네이버(7.20%)와의 지분율 격차를 더 벌리게 된다.
미래에셋캐피탈 관계자는 "지배력 강화 차원에서 주식 매입을 진행하고 있다"며 "미래에셋대우가 현재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펀더멘털 대비 저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주주가치 제고의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미래에셋그룹은 박 회장이 직접 지분을 보유한 미래에셋컨설팅이 캐피탈과 자산운용을 거느리고 있는 구조다.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대우(작년 9월 말 기준 20.28%), 미래에셋생명(15.59%)의 지분을 보유하며 사실상의 지주사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그간 지분확보 압박을 받아왔다. 지주회사법에 따르면 자회사의 지분 가치가 총자산의 50%를 넘는 회사는 지주사로 전환해야 하기 때문이다. 2016년 미래에셋증권과 대우증권 합병 후 미래에셋캐피탈의 통합 미래에셋대우증권 지분율이 기존 38%대에서 통합 후 15% 수준으로 줄었다. 그런데도 미래에셋캐피탈의 총자산에서 자회사들의 주식가액 비중은 2017년 43.2%에 달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자회사 지분 가치를 총자산의 절반 미만으로 낮추기 위해 여러 방도를 취했다. 예컨대 매년 연말 단기 차입금을 조달해 총자산을 늘리기도 하고 지분을 조정해서 1대 출자자가 아닌 2∼3대 주주로 바꾸는 방법을 활용하기도 했다. 그결과 총자산에서 자회사들의 주식가액 비중이 2018년 20%대로 낮아지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미래에셋대우 지분을 꾸준히 확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8년 3월, 미래에셋대우의 300억원에 달하는 우선주 600만주(3.89%)를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확보하며 포문을 열었다. 그해 11월부터 한 달간 15차례에 걸쳐 장내에서 보통주 290만주(200억원)을 취득하면서 지분율을 18%대에서 19%대로 끌어올린 바 있다. 작년에도 500억원에 이어 올해 초에도 400억원 규모의 주식 매입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최근 지배구조 안정화와 더불어 여신업을 위한 사업기반도 탄탄히 다지고 있다. 2016년 12월 결성한 미래에셋네이버신성장투자조합을 시작으로 작년 9월 말 기준 약정총액 약 4400억 규모, 총 4개의 신성장투자조합을 운용하고 있다. 신기술사업금융사인 만큼 신기술과 대출 등 본업에 충실히 한다는 방침이다.
또 PEF 설립·운용을 통해 투자 범위의 외연 확대도 꾀하고 있다. 2018년 3월 PEF 업무집행사원 등록을 완료했으며 작년 9월 말 운용 PEF는 총 2개, 8800억 규모에 달한다.
실적도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의 지난해 별도 기준 순이익은 700억원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던 전년(745억원)과 비슷한 추이이다. 순익이 주춤하기 시작했던 2015년(49억원)에 비해 13배 넘게 급증한 수준이다. 최근 2년 미래에셋캐피탈은 사업 다각화를 통해 재무성적표가 개선된 모양새다.
아울러 박 회장의 글로벌 경영보폭에 발맞춰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 베트남 문을 두드린 바 있다. 자동차 금융에 진출해 도이치모터스, 도이치파이낸셜 등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할부금융업과 시설대여업을 영위하고 있다. 무엇보다 2016년 베트남 현지 금융회사(Finance Company)을 설립한 뒤 추가 라이선스가 발급되지 않아 경쟁 우위에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박 회장은 미래에셋캐피탈의 인도투자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달 11일 이사회를 통해 인도 뭄바이에 소재한 인도법인(미래에셋 파이낸셜 서비스 인도)에 2000만달러(약 240억원)을 신규 투자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대표직은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장을 지냈던 홍준영 이사가 맡는다.
미래에셋캐피탈 관계자는 "이번 인도 투자는 미래에셋캐피탈 전체 자본금의 20%에 육박하는 적지 않은 규모"라며 "현지 부동산금융과 기업금융, 소매금융 등 보폭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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