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주주권 행사]SKT '보수한도'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성과와 연동 안돼 지적…SKT "조정계획 없어"
서하나 기자공개 2020-03-27 08:09:50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6일 10: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이 SK텔레콤의 이사 보수한도에 반대표를 던졌다. 2014년부터 본격적인 의결권을 행사한 뒤 보수한도로 제동을 건 경우는 처음이다. 국민연금은 지주사격인 SK를 제외하면 SK텔레콤의 2대 주주다.SK텔레콤은 신규 사업(New Biz)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고 이사회 인원이 늘어나는 상황을 고려해 보수 한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국민연금 반대표 행사에도 현재로서 보수한도를 조정할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26일 열리는 SK텔레콤 주주총회에서 "보수한도 수준이 보수금액에 비추어 과다하고, 보수금액이 경영성과 대비 과다하다"며 이사 보수한도와 실제 보수 지급액에 모두 반대표를 행사했다. 이사 보수한도가 실제 지급액의 2배를 넘고, 보수와 경영 성과 등이 연계되어 있지 않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연금은 지난해엔 같은 금액의 보수한도 안건에 대해 찬성 의사를 표시했다. 똑같은 사안을 두고 1년 사이에 의견을 달리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SK텔레콤 지분율 11.12%를 보유한 2대 주주다. 1대 주주인 (주)SK(지분율 26.78%)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주식을 들고 있다. 나머지 주주들은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 그리고 전략적 제휴 관계인 카카오(1.5%) 등이다.
국민연금이 본격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한 시기는 2014년부터다. 2017년까지는 SK텔레콤 주주총회에 올라온 모든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첫 반대표는 2018년 나왔다. 당시 국민연금은 윤영민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후보의 선임을 두고 '독립성 훼손 우려'를 이유로 반대했다. 그럼에도 안건은 가결됐다. 2019년에는 다시 모든 안건에 찬성했다.
이번 국민연금의 반대표 행사의 배경은 SK텔레콤이 지난해 5G 투자 등에 수익성이 저조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7조7437억원을 거둬 직전연도 16조8740억원보다 소폭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의 경우 1조1100억원으로 직전연도 1조2018억원보다 오히려 줄어들면서 영업이익률도 7.12%에서 6.26%도 하락했다. 순이익률의 하락 폭은 더 컸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8619억원을 거두는 데 그치면서 순이익률이 4.86%에 그쳤다. 2018년에는 당기순이익 3조1320억원으로 순이익률은 18.56%를 기록했다.
SK텔레콤은 이번 주총에서 지난해와 동일한 이사 보수한도를 상정했다. 사외이사 5명을 포함해 8명의 이사에 대한 총 보수한도를 지난해와 동일한 120억원으로 책정했다.
SK텔레콤이 지난해 실제 지급한 보수는 59억6896만원이었으며 그 중 총 4억2022만원이 사외이사에게 지급됐다. 국민연금은 보수한도뿐 아니라 실제 이사들에 지급한 보수액도 많은 편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SK텔레콤은 이번 국민연금의 반대표 행사에도 당장 보수한도를 조정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SK텔레콤은 "현재 New Biz를 중심으로 성장을 추진중으로, 향후 이사회 멤버 수의 증가, 보수 증가 가능성 등을 고려해 보수한도를 유지하고 있다"며 "MNO, 미디어, 보안, 커머스 4대 사업을 중심으로 New ICT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등 중장기적 기업가치 창출을 위한 평가를 반영해 보수와 성과를 연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이사 보수한도에 대한 안건을 포함해 총 4건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우선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오른 조대식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선임하는 안건에 대해 '주주권익 침해 이력이 있는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또 김용학 연세대학교 명예교수를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하는 안건에 대해서도 '회사와의 이해관계로 인한 독립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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