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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철강업 불황기, 동국제강 고민거리 된 '탄소배출권'내년 온실가스 배출비용 반영 유력, 이한균 재경실장 '내실 경영'에 걸림돌

구태우 기자공개 2020-04-14 09:27:31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3일 17: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온실가스 청정국'을 목표로 탄소배출권 거래를 활성화하면서 대상기업인 동국제강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동국제강은 이르면 올해부터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부족분을 시장에서 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국제강은 철강시황이 악화되면서 내실 경영을 추진하고 있는데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비용 부담도 커지게 됐다. 탄소배출권 관리의 중요도도 높아졌다는 주문이 나온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시행되는 '온실가스 3차 계획기간'의 키워드는 '시장기능 확대'로 모아진다. 기획재정부와 환경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제3차 배출권거래제 기본계획'에는 배출권 거래를 확대하기 위해 무상할당 비중을 낮추고, 유상할당 비중을 늘리는 내용이 담겼다. 선물거래 방식도 도입한다.

유럽연합(EU)은 배출권 장내 거래 시 선물거래 방식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다. 국내는 100% 현물로 거래된다. 1차와 2차 계획기간 동안에는 정부가 기업에 탄소배출권을 무상할당하고 초과분은 한국거래소와 '기업 간 거래'를 통해 거래됐다. 기업들이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76~77%를 정부가 무상으로 할당했다. 앞으로는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징벌적 성격이 강화된다.

동국제강은 3기의 전기로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고철(철스크랩)을 녹여 열연 및 냉연 제품을 생산한다. 해외에서는 한국과 브라질 합작 투자사인 CSP제철소에서 반제품인 슬래브를 생산해 국내외 수요업체에 판매한다. 고로 철강사인 포스코와 현대제철보다 적은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그럼에도 철강업이 온실가스 '청정 산업'이 아닌 만큼 이에 따른 부담은 적잖다.


동국제강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2019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지난해 192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63.8%(122만톤)는 전기로 가동에 사용한 전기를 온실가스 간접 배출량으로 환산해 집계했다. 나머지 36.1%(69만톤)는 동국제강 공장에서 직접 배출한 것이다.

동국제강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연간 190만톤 안팎으로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온실가스 배출로 지급한 비용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사는 온실가스 초과 배출로 인한 비용을 '재무상태표'의 충당부채 항목에 인식하고 있다. 탄소배출권을 구입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을 '배출부채'로 인식한다. 동국제강의 배출부채 항목이 공란인 것은 초과배출량이 없다는 의미다.

정부는 업종의 특성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허용 총량을 설정하고, 과거 배출 실적 등을 고려해 무상할당량을 정한다. 기업별로 차등 지급받는 만큼 배출권에 대한 기업의 '눈치싸움'도 상당하다는게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세아베스틸은 동국제강보다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고, 생산 규모도 작은 편이다. 그럼에도 온실가스 초과 배출로 인해 계열사와 한국거래소에서 배출권을 구매하는 실정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상황도 이와 유사하다. 이 때문에 철강회사들은 배출권 거래제에 대해 관심이 많다.

동국제강은 내년부터 온실가스를 초과해 배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상할당량이 줄어드는 만큼 불가피하게 초과분이 발생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일단 정부에서 온실가스 무상할당분을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2015년 1만원 선에서 거래되던 탄소배출권은 올해 4만원을 넘었다. 탄소배출권 시가는 매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이때문에 동국제강 재경실 등 유관 부서에서도 탄소배출권 현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철강업은 원가 부담이 높아 마진율이 낮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5%, 원가율은 91.7%에 달했다. 내실경영을 위해 고정비 부담을 낮추고 있는 상황에서 배출권 무상할당 비중이 낮아져 부담이라는 설명이다.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 온실가스 비용은 쉽지 않은 현안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낮추려면 설비 개선 등 투자가 필요한데, 이 또한 비용이기 때문이다.


동국제강의 CFO는 이한균 재경실장(상무)이다. 이 상무는 동국제강의 첫 외부 출신 CFO로 철강업계에서 주목받았다. 철강시황이 악화되면서 철강사들은 수익성을 최우선하는 비상 경영 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동국제강 역시 내실 경영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동국제강이 내년 온실가스 3차 감축을 앞두고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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