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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실 강화' 김기홍 JB금융 회장, 첫 성적표 '합격점' [CEO성과평가] 자본적정성 개선, 강소 금융그룹 입증…디지털 부문 제자리 '옥에 티'

이장준 기자공개 2020-04-22 14:56:22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7일 14:2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사진)은 지휘봉을 잡은 첫 해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전임 회장이 인수·합병(M&A)을 통한 외형 확장으로 JB금융의 토대를 닦았다면 그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했다.

국내 금융그룹을 통틀어 규모는 꼴찌이지만 이만큼 '알짜' 영업을 펼친 곳도 없다. 그동안 약점으로 꼽혔던 자본적정성 지표도 다른 지방금융그룹을 넘어설 정도로 개선됐다.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배당을 크게 늘린 것도 눈에 띈다. 다만 경영효율성 추구로 디지털 부문이 주춤한 건 '옥에 티'다.

◇RAROC 제외, 평가지표 간소화…내실 성장 집중

JB금융은 지난해 자기자본이익률(ROE),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이익경비율(CIR), 보통주자본비율(CET1), 고정이하여신(NPL)비율 등 5가지를 임원에 대한 정량적 평가지표로 사용했다. 경영전략과제, 직무수행, 내부통제에 따른 성과 등 정성 평가 항목도 반영했다.

평가 지표는 1년 전보다 간소화됐다. 위험조정영업이익률(RAROC)이 빠진 게 대표적이다. RAROC는 예상손실을 차감한 이익을 위험자본으로 나눠 산출한 비율을 의미하는 수익성지표다. JB금융은 RAROC 수치를 따로 공시하지 않고 있다.

담당 업무에 따라 신용카드 매출액, 자회사 법률자문시간 등 지표도 평가에 반영했으나 이 역시 지난해 제외됐다. 정성평가에서는 개인역량에 따른 성과가 빠지는 대신 내부통제가 포함됐다.

장기성과평가지표로는 수익성 지표인 ROE, 주주가치지표인 상대적·절대적주주수익률(TSR)을 활용한다. 1년 전까지 활용한 건전성 지표인 NPL비율은 여기서 빠졌다.

2019년 JB금융의 중점추진 전략과제는 △Digitalization을 통한 영업기반 확대 △시너지 창출 및 내실성장 △사업다각화를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 △선제적 리스크 관리로 구성됐다.

이 중에서도 김 회장은 낮은 자본비율을 높여 내실을 다지는 데 초점을 맞췄다. 취임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공격적 M&A는 지양하겠다고 밝혔다. 대신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해 캐피탈과 자산운용사의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했다.


◇ROE '눈길', 자본적정성 지표 CET1도 정상화

김기홍 회장은 '강소 금융그룹'을 제1 목표로 삼고 있다. JB금융에 ROE를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ROE는 투입한 자기자본 대비 얼마만큼 이익을 냈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높을수록 알짜 영업을 했다는 의미다. 지난해 JB금융의 ROE는 처음으로 10% 선을 돌파했다. 1년 전보다 1.1%포인트 늘었다.

업계 최고 수준이다. 작년말 기준 7%대에 머무른 다른 지방금융그룹은 물론 시중은행 계열 금융그룹 중 가장 높은 ROE를 기록한 우리금융(9.44%)보다도 앞선다. 임원 성과측정 지표로 쓰이진 않지만 총자산순이익률(ROA) 역시 업계 톱이다. 작년말 ROA는 0.77%로 2위인 신한금융(0.7%)과 격차도 컸다.


수익성과 자본적정성 수준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도 개선됐다. RORWA는 가계·기업, 신용·담보 등 대출 종류에 따른 위험 수준에 가중치를 둔 위험가중자산(RWA) 대비 이익 비중을 뜻한다. 1년 새 1.11%에서 1.24%까지 상승했다.

생산성 척도인 이익경비율(CIR)도 낮아졌다. CIR은 총영업이익에 판매 및 일반관리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이 비율이 낮을수록 경영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총영업이익이 446억원 증가한 지난 1년간 판관비는 105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CIR은 52.3%에서 51.3%로 떨어졌다.

무엇보다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자본적정성 개선이 가장 큰 성과다. JB금융은 아직 리스크관리 표준등급법을 쓰고 있어 자본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 내부등급법을 도입하면 은행 자체 신용평가시스템을 통한 리스크 측정기준을 활용할 수 있다. 이 경우 위험가중자산을 감소시켜 자본비율을 높일 수 있다.

2018년까지만 해도 JB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9.02%에 불과했다. 감독당국의 권고치(9.5%)를 밑도는 수준이다. 수익성 개선과 비용 감축에 힘입어 1년 새 CET1가 9.67%까지 상승했다. 다른 지방금융그룹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내년 감독당국으로부터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으면 CET1이 80bp 이상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 분야 주춤, 전략 과제 성적 아쉬움

배당정책도 강화했다. 장기성과평가에 주주가치 지표인 TSR이 포함된다는 점에서 '플러스' 요인이다. 내실 위주로 성장하면서 이익잉여금이 쌓이며 자본여력을 확보한 덕분이다. JB금융은 2019년 배당금을 주당 300원으로 결의했다. 배당성향 기준 17.1%에 달한다. 2018년에는 주당 배당금이 180원, 배당성향은 14.5%였던 것보다 많이 늘어났다.


정성평가 지표로 새롭게 추가된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움직임도 보였다. 작년 10월 지배구조내부규범에 '금융사고 처리대책에 관한 사항'을 이사회 결의사항으로 새롭게 추가했다. 이사회에 금융사고에 대한 책임을 부여한 것이다. 파생결합펀드(DLF) 사태가 은행권을 휩쓴 뒤 소비자보호에 대한 내부통제 기능을 선제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다만 경영전략과제 중 하나인 디지털 부문은 '옥에 티'라는 평가도 나온다. 작년 3월 JB금융은 디지털 관련 조직 슬림화를 추진했다. 디지털 인력 3분의 1 가량을 줄였다. 인도네시아 상업은행과 추진하던 오픈뱅킹 플랫폼 '오뱅크' 출범도 중단했다. CET1을 끌어올리는 게 최우선 목표여서 비용 효율화에 우선 순위를 둔 영향으로 풀이된다. JB금융은 디지털 부문이 규제리스크와 비용 대비 수익성이 높지 않다고 봤다.

또 다른 전략과제인 사업다각화를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 역시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눈에 띄는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찾아보기 힘들다. 김 회장이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해 콕 찝어 얘기한 캐피탈사와 자산운용사의 실적도 엇갈렸다. JB우리캐피탈의 지난해 순이익은 819억원으로 전년 대비 8.9% 늘었다. 반면 JB자산운용은 적자전환했다. 호주 부동산펀드 소송 관련 충당부채전입액이 69억원 가량 발생한 영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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