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양판 위기진단]'10년 적자' 삼성전자판매, 오프라인 확장책 고수치솟는 고정비에 수익 악화...삼성전자 내수 점유율 확대 거점 취지 유지
박규석 기자공개 2020-05-06 08:09:24
[편집자주]
지점 수 늘리기로 출혈 경쟁을 벌여오던 가전 양판업이 변화하는 소비 패턴으로 위기를 겪고 있다. 이커머스의 등장으로 가격 경쟁에서 고전하는 사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악재까지 만나 언택트 소비가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누적된 재무악화가 발목을 잡고 있다. 위기감이 고조된 국내 가전 양판업을 더벨이 진단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8일 10: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판매(브랜드명 삼성디지털프라자)가 오프라인 소비 감소로 인한 저수익 기조에서도 지점 확대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수익성도 중요하지만 모 기업인 삼성전자의 내수 시장 점유율 확대 등를 위한 주요 거점 판매처라는 설립 취지에 따른 것이다.삼성전자판매는 1996년 ㈜한국전자정보유통으로 설립돼 ‘리빙프라자’라는 상호로 출발했다. 2000년에 삼성전자의 계열사(지분 100%)로 편입된 후 2013년부터 현재 법인명을 사용하고 있다. 삼성전자판매는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휴대폰과 태블릿, TV, PC, 주방가전, 생활가전 등을 각 지역의 지점을 통해 유통·판매한다.
삼성전자판매의 매출 확대는 삼성전자 제품의 내수 시장 점유율과도 밀접하다. 삼성전자가 삼성전자판매에만 자사 제품을 유통시키지 않는다. 하지만 삼성전자판매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경우 시장 점유율 증가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지점 확대 정책에 고정비 부담 가중
삼성전자판매는 2013년 법인명 변경과 동시에 조직정비와 매장관리, 물류·배송 시스템 정비 등을 진행했다. 실제 2014년에 사업영역을 백화점까지 넓혔고 랜드마크형 매장을 오픈했다. 그 결과 사업 초기였던 1998년에 81개였던 전국 매장은 지난해 말에 450여개로 늘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가전 양판 사업의 핵심은 주요 매장을 통한 집객 효과의 극대화였다. 지금처럼 온라인 시장이 발달하지 않았던 만큼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의 매장 운영은 매출로 직결됐다.
삼성전자판매의 매출은 2006년에 1조원대에 진입한 후 지속 증가해 5년 후에는 2조1809억원까지 확대됐다. 다만 지점 수 확대를 통한 매출 증대 효과가 모두 수익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삼성전자판매 뿐만 아니라 옛 하이마트(현 롯데하이마트), 하이프라자(브랜드명 LG전자 베스트샵), 전자랜드 등의 가전 양판 업체가 동일한 사업 전략을 펼치면서 출혈 경쟁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판매의 영업이익은 2000년에 157억원을 기록한 후 흑자와 적자를 반복했다. 하지만 2010년에는 9억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선 이후 만성적자 늪에 빠졌다. 오프라인 매장 운영에 필요한 인건비와 임대료, 판촉비 등 고정비가 꾸준히 증가해 매출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까먹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판매의 판매관리비는 2010년 3414억원을 시작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2013년 처음으로 5143억원의 판매 관리비를 기록한 후 2017년까지는 매년 5100억원~5500억원의 판매 관리비를 사용했다. 그러다 2018년에는 판매 관리비가 6483억원까지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매출총이익보다 101% 높은 6946억원을 판매 관리비로 사용했다.
◇프리미엄 스토어로 이커머스와 승부
2010년 이후 양판 가전에 큰 영향을 미친 경영 변수는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이다. 온라인을 통한 전자상거래가 증가해 소비 트렌드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쿠팡(2013년 설립)과 같은 이커머스 기업이 등장해 온라인 가격 경쟁을 통한 물품 구매를 활성화시켰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를 사용하는 소비자의 경우에는 자신이 원하는 물품이 이미 정해져 있는 상태”라며 “원하는 물건이 있다면 그다음으로 중요한 게 가격이기 때문에 양판 등을 포함한 오프라인 매장은 가격 경쟁에서 힘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커머스 시장의 확장 속에서도 삼성전자판매는 기존과 같은 형식의 매장 사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삼성전자판매는 삼성전자의 오프라인 판매를 담당하는 곳"이라며 "당분간은 현재 사업 구조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갈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전자판매의 향후 전략은 기존처럼 단순 지점 늘리기가 아닌 체험 중심의 스토어 확대다.
삼성전자판매의 메가스토어 사업은 2017년 11월 용인구성점부터 시작됐다. 이후 순차적으로 △부천중동점 △서울삼성대치점 △연수송도점 등을 오픈했다. 올 2월에는 갤러리아 광교점이 개장했고 이달 10일에는 마곡 본점이 문을 열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