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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턴 해외투자 '새역사 쓰는' 김종민 부문대표 [부동산 운용사 열전]2년만에 해외 운용자산 2조 육박, 올해 리츠 상장 '막중한 임무'

이효범 기자공개 2020-04-28 13:07:57

[편집자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잠잠했던 부동산펀드 시장은 2016년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저금리 기조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자 국내외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큰폭으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이르면 올해 부동산펀드 시장 규모는 1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더벨은 그동안 시장을 일궈온 부동산 운용사들과 그 속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던 키맨(Key man)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7일 11: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마스턴투자운용은 부동산펀드 운용을 시작하면서 해외로 눈을 돌렸다. 트랙레코드가 없었던 상황에서 폴란드 핵심지역 랜드마크 빌딩 투자로 신호탄을 쐈다. 앞서 국내 운용사가 현지 물류센터 투자를 한 사례는 있었지만 오피스 빌딩 투자를 성사시킨 건 처음이었다.

그 중심에는 해외투자를 이끌고 있는 김종민 해외부문 대표가 있다. 2017년 마스턴에 합류한 그는 새역사를 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년간 기틀을 닦아온 해외부문을 운용사의 신성장 동력으로 키운 한편 올해는 해외투자 리츠를 증시에 상장시킬 계획이다.

◇감평사 내려놓고 美 유학, 현지 실무 경험 등 '전문성 축적'

김 대표(사진)는 1996년 감정평가사 자격을 취득하면서 부동산 업무 경험을 쌓기 시작했다. 당시 감정평가법인을 설립해 기업들의 자산재평가, 부실채권 평가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다. 그는 감정평가사 시절 외환 위기를 겪었는데 당시 국내 기업들은 장부상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보유한 자산재평가를 활발하게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이 보유한 부동산 자산을 비롯해 NPL 평가를 두루 접했다.

그러다 부동산 투자 시장이 성장하기 시작한 2000년대 들어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부동산 투자 기관들을 보면서 선진 부동산 투자와 운용 기법을 배워야 한다는 점을 몸소 깨달았다. 한국 평가 시장에서 사용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외국계 기관들이 평가를 실시한다는 점에 착안, 앞으로 한국도 글로벌 금융 환경 아래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2003년 비행기에 몸을 싣고 미국 유학길에 오른 배경이었다. 그후 2년만인 2005년 뉴욕대학교에서 부동산금융과 투자와 관련된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당시 유학은 아직까지도 김 대표의 큰 자산으로 남아있다. 선진 금융기법을 학습하는 동시에 인적 네트워크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국내 금융권에서도 뉴욕대학교 부동산학을 전공한 동문들이 적지 않다. 김 대표는 국내 뉴욕대 계보의 초창기 인물이다.

그는 미국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이후에도 국내로 복귀하지 않았다. 이론적으로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현지에서 실무경험을 쌓기 위해서다. 석사 졸업 후 뉴욕과 로스엔젤레스의 부동산 관련 기업에 입사했다. 이 시기 부동산 투자 타당성 및 수익분석 기법, 감정평가, 개발 관련 실무를 체득했다. 그는 해외 부동산 투자를 위한 전문성을 쌓은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김 대표는 2008년 해외생활을 접고 우리나라로 다시 돌아왔다. 애초의 취지와 같이 체득한 선진금융기법을 바탕으로 국내에서 역량을 발휘할 시기라고 봤기 때문이다. 부동산 컨설팅 회사인 CBRE에 입사해 투자자문부문 이사로서 상업용 부동산 관련 자문업무를 맡았다.

원주 AK백화점, 롯데마트 등 매각자문, 국민연금 거점회관 매입자문, 청담 상지리츠타워 콜옵션 거래관련 매입자문, 강남PCA타워 매각자문(1250억원), 강남 토마토저축은행 빌딩 매각자문(2110억원), 강남 신논현역 월드메리디앙빌딩 매각 자문(695억원), 정동빌딩 준공전 선매각(1780억원), 충무로 극동빌딩 매각 자문(3100억원) 등 그의 손을 거친 딜 규모만 1조원을 훌쩍 웃돈다.

김 대표의 경력과 전문성을 높이 산 기관투자가들은 그를 투자심의위원으로 선임하기도 했다. 당시 심의위원으로서 그의 경험은 간접적으로 다양한 프로젝트 투자를 경험할 수 있었던 계기였다.

김 대표는 2015년 시몬느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으로 부동산펀드를 운용했다. CBRE에서 국내 부동산 매각 자문을 주로 실시했던 것과 달리 시몬느자산운용에서는 해외 부동산 투자에 주력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소재 래터럴타워(Lateral Tower) 오피스 빌딩(800억원),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웨스틴 세인트 프란시스(Westin St. Francis) 호텔 메자닌(1200억원), 네덜란드 드 로테르담(De Rotterdam) 에쿼티(1500억원) 등의 투자물건을 발굴했다.


◇폴란드 개척, '레전더리 세뎃 인수' 마스턴 인지도↑…고객별 상품 공급 다양화

김 대표는 2017년 9월부터 마스턴투자운용 해외부문을 이끌고 있다. 그동안 그는 운용역일 뿐만 아니라 해외투자를 진두지휘하는 관리자이기도 했다. 해외부문의 운용자산은 대출을 포함해 2조원에 육박한다. 해외부문에서 설정한 펀드는 총 14개다. 에쿼티 투자 펀드 6개, 대출형펀드 1개, 재간접펀드 7개 등이다. 이같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데는 그동안 신뢰를 보내준 경영진을 비롯해 임직원들과의 호흡도 주효했다.

김 대표는 "마스턴 구성원들은 전문성과 업무에 대한 열의가 매우 높다"며 "함께 투자와 운용을 진행하고 있는 현지 운용사들도 트랙레코드(track record)가 좋고 신뢰도와 전문성이 매우 높은 운용사"라고 했다. 그는 "그래서 좋은 투자 자산을 소싱할 수 있었고 클로징 이후에도 별다른 이슈 없이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있다"며 "특히 증권사들이 총액인수를 진행한 많은 프로젝트들 중에서도 마스턴의 프로젝트를 셀다운 한 비중이 높다는 것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마스턴투자운용에서 처음 실시한 실물 부동산 투자는 폴란드 바르샤바 오피스 세뎃(CEDET)빌딩 건이다. 당시 폴란드는 국내 기관들에게도 생소한 지역이었다. 이 투자는 두가지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마스턴투자운용 해외부문이 실시한 첫 에쿼티 투자였고 국내 기관투자가의 폴란드 오피스 첫 투자였다.

이 딜은 폴란드에서 마스턴투자운용의 이름을 알리는 역할도 했다. 세뎃빌딩은 1952년 준공된 빌딩으로 저층부 백화점과 상층부 오피스로 구성된 건물이다. 폴란드 바르샤바의 랜드마크 중 하나다. 특히 건물이 지어질 때부터 있었던 백화점을 어린시절 추억의 장소로 꼽는 현지인들도 적지 않다. 마스턴투자운용이 이 건물을 인수한다는 소식에 현지 다양한 매체들이 관심을 쏟은 이유이기도 했다.


김 대표는 세뎃빌딩 투자 이후에도 폴란드 부동산 투자를 잇따라 성사시켰다. 그는 "세뎃은 1952년 준공시부터 백화점으로 사용된 건물"이라며 "폴란드인들에게 인지도가 매우 높은 건물이며 현지에서 세뎃을 언급할 때 레전더리(legendary), 아이코닉(iconic), 랜드마크(landmark) 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상징성 있는 딜 이었다"고 설명했다.

다소 생소할 수 있는 폴란드 투자에 확신을 가질 수 있었던 건 면밀한 분석 덕분이다. 김 대표는 해외 부동산 투자시 '국가'에 대해 철저한 분석을 실시한다. 국가의 신용도와 법률, 제도, 세제현황, 경제현황, 글로벌 투자자들의 선호도 등을 파악하고 시장의 역동성 여부와 연간 거래량 등을 투자 판단 근거로 삼는다. 그후 투자대상의 적정한 가치를 판단하고 장점과 리스크는 무엇인지, 시장 사이클은 어느 단계인지 등 자산의 개별적이고 세부적인 사항을 분석해 투자를 실시한다.

김 대표는 소싱한 부동산을 공급할 고객군에 제한을 두는 스타일은 아니다. 연기금, 공제회, 증권사, 보험사 은행 등 기관부터 리테일 채널까지 요구 수익률이나 리스크 기준이 다양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특정 고객군에 맞춤형 물건만 공급하기 보다 소싱한 부동산의 기회와 위험요인을 분석해 가장 적절한 투자자를 찾는게 더욱 중요하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그래서 그는 여러 고객들과 공감대를 형성해 '인싸'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전문분야를 비롯해 정치, 사회,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김 대표는 "대부분의 투자자(연기금, 공제회, 증권사, 보험사, 캐피탈사, 은행, 중앙회, 정부기금, 은행 WM, 재단 등)들에게 해외 부동산 투자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마스턴은 다양한 투자자들의 니즈(needs)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자별 리스크 프로파일(risk profile)을 분석하고 적절한 수익률을 제공하는 상품들을 발굴해 투자·운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위기 교훈, "부동산 시장 탄력성 갖고 회복"…'영속적 운용' 리츠 상장 목표

김 대표는 올해 마스턴투자운용 해외부문을 한단계 도약시킨다는 포부다.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를 국내 증시에 상장시키는게 핵심 과제 중 하나다. 그가 상장리츠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부동산을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타이밍에 매각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서울 도심권역(CBD) 내에는 대규모 오피스 공급이 있었다. 김 대표는 당시 분위기를 "금융위기라는 시기적인 불리함과 초과공급으로 인해서 정상적인 가격으로 거래되기 어려운 최악의 상황들이 전개됐다"고 회상했다.

그 시기 부동산 매도자 입장에서 선택지는 세가지였다. △할인된 가격으로 매각 △매도자가 투자자에게 일정기간 수익률을 보장해 원하는 매각가로 매각 △매각을 잠정 연기하고 매각시기 조절 등 이다. 김 대표는 당시 세가지 선택지 중에서 할인된 가격에 매각을 하기보다 매각 타이밍을 조율하는게 수익자에게 더 나은 결과를 안겨줬다고 분석했다.

상장 리츠는 영속적인 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프로젝트 펀드에 비해 매각 타이밍을 조율해 더 나은 투자를 할 수 있는 부동산 투자 방식이다. 더욱이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리츠 시장이 더욱 활성화 될 조짐이다. 이같은 전망 아래 선제적으로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앞으로 리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게 김 대표의 구상이다.

김 대표는 "부동산은 중장기 투자 자산이며 일시적인 어려움이 있더라도 결국 시장은 탄력성을 가지고 회복한다"며 "금융위기 이후 경험을 통해 대상자산만 좋으면 다양한 매각 전략과 적절한 매각 타이밍을 선택해 고객들이 원하는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생생한 교훈으로 새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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