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1Q 기업여신 덕에 선방…건전성관리 '관건' [은행경영분석] 가계·기업여신 고른 성장세, 코로나19 금융지원 영향…NIM 소폭 하락 불구 순익 방어
이은솔 기자공개 2020-04-28 11:17:51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4일 08: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이 코로나19 우려 속에서 올해 1분기 실적을 선방하며 한숨을 돌렸다. 경기침체 여파로 기업들의 유동성 확보 수요가 늘면서 1분기 원화대출금이 큰 폭으로 증가한 영향이 컸다. 여신볼륨이 커지면서 순이자마진(NIM) 하락에 따른 실적 하방압력도 일정 부분 방어가 됐다.다만 경기침체로 빚어질 부실발생 징후가 나타나기엔 아직 이른 시점이라, 2분기부터 기존 대출과 지난 1분기 신규취급한 자산들의 건전성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유독 빨랐던 1분기 여신성장 속도를 완만하게 조절하며 한 해 목표치를 적절하게 이뤄나갈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KB금융이 발표한 경영실적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1분기말 원화대출자산은 전분기 대비 4.2% 증가한 280조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원화대출 성장률이 0.3%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1분기의 대출금 순증 속도가 예년보다 확연하게 빨라졌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은행 순이자이익은 1조6375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5524억원) 대비 5.5%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이 전분기 대비 20% 급증하며 전체 여신성장을 견인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소호를 포함한 기업대출자산은 128조원으로 같은 기간 5.5%, 7조원 가량 증가했다. 가계대출자산은 주택자금대출·신용대출을 중심으로 3.2% 성장하며 153조원으로 늘었다.
이는 2월 이후 본격화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대기업의 자금 수요가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신용도가 높고 시장에서 차입이 가능한 대기업들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대신 채권 시장에서 회사채를 찍어 자금을 조달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등의 요인으로 채권 시장이 경색됐고 기업들은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은행 차입을 늘렸다.
국민은행은 이러한 외부 환경 변화와 1분기 실적을 감안해 여신성장률 목표치를 수정했다. 대기업을 비롯한 기업들의 자금 조달 수요가 2분기에도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만큼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여신 성장세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가계대출 목표치는 전월세자금과 우량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1분기 수준인 3%대를 유지하는 대신 기업금융은 7~8%의 성장을 목표하고 있다.
1분기말 국민은행의 NIM은 1.56%로 전분기보다 5bp 떨어졌다. 국민은행 측은 당초 올해 NIM을 1.6%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인하했고,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정책여신이 확대되며 스프레드 개선이 쉽지 않을 거라는 판단 하에 예상 NIM을 1.5%대로 조정했다.
국민은행은 이자수익자산인 원화대출금을 늘려 NIM 하락에 따른 순익 감소를 방어한다는 전략이다. 23일 이뤄진 컨퍼런스콜에서 김기환 KB금융 재무부사장은 "결제성 계좌나 법인 등 저원가성 예금을 확대하는 동시에 우량 기업 위주로 대출자산을 성장시켜 이자마진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은행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5728억원)보다 약 1% 증가한 586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은행 순익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순이자이익은 1조6375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5524억원에 비해 5%가량 성장했다. 순수수료이익도 2858억원으로 전년 동기 2748억원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다만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건전성 문제는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만큼, 2분기부터 여신건전성 관리 여하에 따라 실적이 좌우될 전망이다. 실제 국민은행의 올해 1분기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36%로 전년 동기 대비 0.11%포인트 개선됐다. NPL커버리지비율도 126.7%로 같은 기간 6.5%포인트 높아졌다. 연체율(0.24%)은 지난 해와 같은 수치다.
대표적인 여신건전성 지표들에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1분기 여신성장에 따른 순이자이익 규모가 온전히 실적에 반영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국민은행은 우량 차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구성해 나가는 동시에 건전성 관리에 바짝 고삐를 당길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올해 은행 실적은 철저한 여신건전성 관리 결과에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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