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포스코인터내셔널, 헤지 비용 피하다 마주한 환손실환관련 407억 평가손실…일부 사업 환리스크 노출전략 유지 관심
김성진 기자공개 2020-04-28 09:32:52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7일 13: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무역과 해외투자 사업을 주로 영위하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은 100% 환헷지 기조를 유지 하고 있다. 환헷지 비중을 100%로 가져간다는 것은 환율 변동으로 발생 가능한 위험을 사전에 모두 방지한다는 의미와 같다. 헷지 규모가 클수록 그에 따른 비용도 늘어나지만 환리스크는 최소화할 수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환리스크 관리를 위해 오래전부터 '사내 선물환 제도' 등을 운영하고 있다.그러나 이는 모두 포스코인터내셔널 본사에 한정된 얘기다. 해외 자회사들은 상황에 따라 헷지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현지 국가마다 헷지에 들어가는 비용이 다르기 때문이다. 헷지비용이 높을 경우 차라리 리스크를 감수하기도 한다. 특히 인도네시아 팜사업과 우크라이나 곡물 사업의 경우 현지 헷지비용 부담 탓에 차라리 환리스크를 노출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 1분기 환율 급등으로 인한 대규모 환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환리스크 관리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의 고유 역할 중 하나다. 각국의 금융기관들과 통화선도 및 통화스왑 계약 등을 통해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을 관리하는 식이다. 현재 포스코인터내셔널의 CFO는 노민용 전무가 맡고 있다. 현재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환율변동이 큰 상황에서 노 전무가 일부 자회사의 환리스크 노출전략을 이어나갈지 관심이 모인다.
◇인니팜·우크라이나 곡물 사업, 리스크 노출 탓 환손실 발생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 1분기 예상보다 적은 수준의 세전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4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 줄어든 반면 세전이익은 908억원을 기록하며 25.6%나 감소했다.
원인은 금융손익에서 찾을 수 있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1분기 5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금융손익에서만 609억원의 적자를 냈다. 관계기업 손익과 기타 등에서는 흑자를 냈지만 규모가 작아 적자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금융손익은 크게 순이자손익과 환손익으로 나뉘어 있다. 이중 순이자손실은 202억원으로 전년 동기 413억원 손실과 비교해 크게 개선됐지만 환손익에서 407억원의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구체적으로는 인니팜 차입금 환평가손 손실이 347억원, 우크라이나 곡물터미널 차입금 환평가손 손실이 64억원이다.
그렇다면 해외 식량사업에서 이처럼 대규모 환손실이 발생한 이유는 무엇일까.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오래 전부터 100% 환헷지 기조를 유지하며 환율변동으로 발생 가능한 리스크를 최소화 하고 있다. 게다가 리스크 전담조직을 통해 리스크 관리 제도인 '사내 선물환 제도' 및 'ALM(Asset-Liability Management)' 등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이 조직은 CFO 산하에 위치해있어 이 조직의 성과에 CFO의 역량이 고스란히 반영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번 환손실은 바로 본사와 해외 자회사 간 헷지 전략의 차이 탓에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본사의 경우에는 100% 환헷지 전략을 구사해 환율 변동에 타격이 적지만, 해외 자회사들은 상황에 따라 헤지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헷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환율변동에 위험을 그대로 노출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일부 해외 국가의 경우 현지 헷지 비용이 높은 탓에 이 같은 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팜사업과 우크라이나 터미널 등 일부 투자자산에서는 비용 및 수익 측면에서 전략적으로 포지션을 노출해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사업 환리스크 노출 전략 유지될까
우선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해외 식량사업의 경우 앞으로도 환리스크 노출전략을 유지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물론 이번 환손실은 평가손실이기 때문에 당장 향후 환율이 안정되면 다시 회복될 가능성도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번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인도네시아 팜사업 투자법인의 3월말 달러차입금은 1억2500만달러(한화 약 1540억원)이며 높은 헷지 비용과 만기가 2026년이라는 특성을 감안해 헷지를 서두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아무리 평가손실이라 하더라도 CFO 입장에서는 재무제표상 저조한 실적을 외면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게다가 아직 코로나19로 사태에 따른 후폭풍이 가늠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 향후 환율변동 리스크는 더욱 커질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상황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재무를 책임지는 노민용 전무에게는 충분히 고민거리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2분기 환율이 현재보다 오른다면 환손실 규모가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노 전무는 2019년부터 포스코인터내셔널 경영기획본부장을 맡고 있으며 이전에는 포스코에서 재무실장과 정도경영실장을 역임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