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제약·바이오 포럼]비상장 바이오텍, 현금 확보만이 살길박현성 루닛 CFO "투자시장 위축에 메자닌 활용하고 상장 타이밍 잡아야"
강인효 기자공개 2020-04-29 08:09:02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8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비상장 바이오텍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자금 조달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는 경영 전략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박현성 루닛 이사(최고재무책임자·CFO)는 28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더벨이 개최한 ‘2020 더벨 제약·바이오 포럼’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투자 시장이 크게 위축됐는데, 벤처캐피탈(VC)의 경우 비상장 바이오텍의 메자닌 발행 등을 통한 투자를 가장 선호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VC가 2019년 한 해 동안 신규 투자한 금액은 총 4조2777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 중 메자닌 투자 비중은 66%에 달한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거의 없는 비상장 바이오텍의 경우 투자자들이 메자닌을 더 선호한다는 게 박 이사의 설명이다.
그는 “VC 신규 투자 금액을 바이오텍에 한정할 경우 메자닌 투자 비중은 90%를 넘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올해 비상장 바이오텍에 대한 VC의 메자닌 투자 비중은 훨씬 더 늘어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이사는 이어 투자자들이 비상장 바이오텍에 투자하는데 있어 메자닌을 더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전환사채(CB)나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같은 메자닌에 붙어있는 ‘전환권’이 굉장히 매력적인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환권은 피투자 기업이 ‘업사이드 포텐셜(성장 가능성)’을 갖는 경우뿐만 아니라 기업가치가 낮아지더라도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등으로 인해 낮은 단가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포함하고 있어 비상장 바이오텍 투자의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이사는 그러면서 비상장 바이오텍이 메자닌 투자 유치시 상환권 및 전환권으로 파생되는 이슈를 사전에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회계상 부채 인식 이슈와 전환권에 따른 최대주주 지분율 희석 위험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는 “상장법인은 RCPS를 자본으로 인식하지만, 상장예정법인(비상장사)의 경우 회계기준을 ‘K-IFRS(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로 전환시 RCPS에 대해서 부채로 인식한다”며 “이로 인해 자본잠식으로 인식되는 회사가 많은데 따라서 공정가치평가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하며, 상장 전에 투자자들에게 보통주 전환을 요청할 수 있도록 투자 전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비상장 바이오텍의 경우 RCPS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활발히 활용하다 보니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낮아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해당 발행가액보다 공모가가 낮은 경우 공모가의 70~80%로 투자 단가가 조정돼 기존 투자자들이 전환권을 행사할 경우 리픽싱으로 인해 (전환되는 주식수가 늘면서) 추가로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희석될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 이사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비상장 바이오텍에 대한 기술성 및 사업성 검증이 더욱더 까다로워졌다고 지적했다. 내부통제나 회계 이슈 대응도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예전보다 보유 기술이 얼마나 완성도와 경쟁력이 있는지(기술성), 시장 및 매출의 성장 잠재력은 우수한지(사업성) 등을 거래소가 검증하는 수준이 더욱 높아졌다”며 "바이오텍의 연구개발(R&D) 비용 및 메자닌, 스톡옵션 등 공정가치평가가 회계 이슈로 부각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내부통제뿐만 아니라 회계 이슈 대응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이사는 IPO 시장이 얼어붙은 만큼 자금 조달을 통한 현금 확보를 우선적으로 한 뒤 적절한 시점에 상장하는 전략을 추천했다.
그는 “올들어 4월까지 6개의 비상장사가 수요 예측 부진 또는 청약 과정에서 공모가 미달 등을 이유로 상장을 철회했는데, 이 중 5곳이 헬스케어·바이오 기업이었다”며 “비상장 바이오텍은 충분한 현금을 확보한 뒤 적절한 상장 타이밍을 잡아서 IPO에 나서는 것이 현명한 자금 조달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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