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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를 준비하기 [WM라운지]

홍지은  세빌스코리아 상무공개 2020-05-06 08:09:29

이 기사는 2020년 05월 04일 08:4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금은 끝이 아닙니다. 끝의 시작조차 아닙니다."

윈스턴 처칠은 1942년 연합군이 주요 승리를 거둔 뒤 이같이 말했다. 매일 세 자릿수로 증가하던 코로나 확진자 숫자가 두자릿수 증가로 둔화되고 사회적 격리에 지쳐가며 경계심이 느슨해지려던 순간 문득 떠오른 문장이다. 역사는 BC와 AC로 나뉜다고 한다. Before CORONA와 After CORONA.

이미 지나가 버린 BC의 삶을 마냥 그리워하면서 살 수 없기에 현재가 BC와 AC의 중간 어디쯤인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AC의 삶을 준비하고 계획해야 한다.

상업용 부동산 투자시장도 BC와 AC가 확연히 나눠질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시장은 최근 2년간 저금리와 주식 시장의 변동성, 정부 주도의 공모시장 활성화 등이 동시에 발생해 부동산, 특히 오피스 투자시장의 매력도를 높였고 유동자금이 크게 증가했다. 더불어 증권회사들이 총액인수 형태로 투자 시장의 경쟁에 합류해 가격 상승과 거래가 최고 금액 경신에 기여했다.

지난 3월 16일 한국은행은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해 1.25%였던 기준금리를 50bp 낮은 0.75%로, 역대 최저로 떨어뜨렸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투자자들의 조달금리도 하락해 가격경쟁을 부추기게 되나 이번 기준금리 하락의 경우에는 몇 가지 이유로 가격 상승(기대수익률 하락)을 기대하기 어렵고 가격이 현재 수준으로 유지되거나 물건에 따라서는 하락도 예상한다.

우선 임대시장의 불확실성이 크다. 따라서 임대율이 얼마인지, 임차인들의 재무건전성이나 신용도는 좋은지 등의 판단이 더욱 중요해지며 단순히 금융완화 조건만으로 가격이 책정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두번째는 대출기관들이 급변하는 시장 환경을 주시하며 신규대출을 선별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기준금리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출금리가 내려가지 않거나, 대출 승인이 보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증가한 대체투자 상품에 대한 대출 비중을 축소하거나 보류 등으로 신규 검토를 지양하는 기관들의 움직임도 관측된다.

세번째는 유동성 리스크 증가로 증권회사들의 총액인수 철회나 감소 분위기다. 특히, 미매각 보유물량이 많은 증권사들 중심으로 이런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향후 총액인수가 현저히 감소하게 되면 물건에 따라서는 가격 하락을 우려하는 매도자가 아예 매각을 거두는 경우도 생길 것이다.

지난 몇 년간 국내 투자자들 간의 경쟁 심화로 오피스 투자시장에서 해외 투자자들의 비중은 2014년 35%에서 2019년 10% 이하로 감소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투자가 주춤하고 환율이 상승하면 해외투자자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으나 국·내외 투자자를 막론하고 당분간은 관망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상당한 검토가 이미 진행돼 상반기 내 종결을 앞두고 있는 물건들을 제외하면 새롭게 투자시장에 등장하는 물건은 매각 시기를 조율하며 하반기에 매각을 시작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매물들의 매매 종결이 내년으로 미뤄지면 2020년 투자시장의 규모는 예년 평균에 미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발생 시, 12월에 30% 하락한 가격이 3분기 만에 반등하여 다른 나라와 비교하여 월등히 빠른 회복력을 보였다.

한국 오피스 시장을 학습한 투자자들은 경쟁 약화 시점을 기회로 오히려 좋은 투자기회를 찾을 것이고, 좋은 입지에 비교적 신축이며 우량 임차인으로 임대가 안정화된 물건의 경우 시장의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뤄질 수 있다.

그렇다면 투자자 입장에서 어떻게 AC를 준비해야 할까? 우선 투자가 주춤한 이 시기에 내부적으로 투자 가이드라인의 재점검이나 확립이 필요하다. 오래전에 세운 가이드라인이라면 금리나 시장 변화 등에 따라 개선이 필요하고, 아예 없다면 이번 기회에 세우기를 권장한다. 가이드라인이 있고 없음은 시장이 활발할 때 더 큰 차이가 난다. 가이드라인이 있는 경우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고 실수를 줄여 준다.

역시 위기는 기회이다. 위치와 입지, 임차인의 건전성과 지속 가능성 등 모든 면에서 건물 자체의 경쟁력이 우수한 핵심 부동산이라면 남들이 주저하는 이런 시기에 오히려 투자를 고려해야 한다. 발 빠르고 부지런한 투자자들은 여전히 투자를 하고 결국은 이런 투자자들이 시장을 선도한다.

홍지은 세빌스코리아 상무

이화여자대학교 통계학과 졸업
University of Surrey 관광개발학 석사
커민스코리아 마케팅 담당
아시아 비즈 스트레티지 컨설턴트
現 세빌스코리아 리서치&컨설팅 본부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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