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윤풍영 SKT CFO, 달라진 환경에 새 주주 환원책 '고심'주주들 "탈통신 환경서 기존 고정 배당 방식 유효하지 않아" 지적
서하나 기자공개 2020-05-11 07:53:56
이 기사는 2020년 05월 08일 08: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주가치 제고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주요 책무 중 하나다. 만약 부진한 주가에 적절한 주주 환원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자칫 주주 이탈과 주가 하락이라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질 수 있다. 하지만 과도한 배당은 재무 부담으로 이어져 주의가 필요하다.윤풍영 SK텔레콤 CFO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주주들은 성장성 높은 신사업의 성과가 배당정책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자사주 매입, 자회사 실적 연계, 고정 DPS 방식 등 주주마다 요구 방식이 다르다는 점이다. 윤 CFO가 기존의 고정 배당 방식 대신 적절한 '주주 달래기'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는 배경이다.
윤 CFO는 7일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나온 배당정책 변화에 대한 질문에서 "최근처럼 주가가 극단적으로 저평가된 상황에서 자사주매입, 자회사 실적연계, 고정 DPS(dividend per share, 예금이자처럼 배당금이 고정된 방식) 등 모든 가능성을 놓고 주주환원 정책을 고민하고 있다"며 "만약 배당정책을 변경하게 된다면 주당 주주환원이 늘어나는 방향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SK텔레콤 주가는 지난해부터 부진한 흐름을 보인다. 본격적인 5G 투자 등에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결과다. 문제는 향후 수익성 개선이 예상되고 최근 인수합병(M&A)의 완료 등 호재에도 주가 반등이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2018년 11월 30일 종가 기준 29만1000원을 찍은 주가는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다 올해 3월 27일 종가 기준 16만4000원까지 내렸다. 최근에는 20만~21만원 사이 박스권을 그리고 있다.
부진한 주가에 향후 반등 가능성도 불확실한 상황은 자연스레 배당 등 주주 환원책 요구로 이어졌다. 윤풍영 CF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주주들이 MNO사업뿐 아니라 자회사 실적을 배당에 연계하는 방식 등을 요구하고 있다"며 "다만 주주마다 선호하는 방식이 다른 것 같아 배당정책 변화에 대해 논의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성장세가 둔화한 MNO사업과 달리 성장세 높은 뉴비즈 사업의 성과를 배당에 연계하면 현재보다 높은 수준의 배당이 가능하다. 하지만 한창 성장 중인 사업에서 배당을 끌어올리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해가 될 수도 있다. 늘어난 배당만큼 기술투자 등 새 성장동력 마련을 위한 재원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 약 4조4504억원, EBITDA는 1조3212억원 등을 거뒀다. EBITDA 마진은 29.7%를 기록했다. 반면 자회사의 성과를 연계한 별도기준 매출은 2조9228억원, EBITDA 9969억원으로 EBITDA 마진은 34.1%에 이르렀다. 연결기준 순이익률과 별도기준 순이익률을 살펴봐도 각각 6.8%, 13.8% 등으로 차이가 있었다.
SK텔레콤은 최근 몇 년간 주당 1만원 등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배당 정책을 시행해왔다.하지만 이는 MNO를 주요 사업으로 뒀을 때 유효했던 방식이었다. 탈통신을 선언한 SK텔레콤은 최근 조직개편에서 아예 MNO 사업과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 뉴비즈 사업을 corp1센터와 corp2센터로 구분해 투트랙 체제를 구축했다. 1분기 기준 MNO사업 매출은 전체 매출의 약 65%를 차지하는 주요 사업이지만 앞으로 이 비중은 점점 축소될 전망이다. 달라진 환경만큼 배당 정책 변화도 필요한 상황이다.
SK텔레콤은 1분기 사업부별로 미디어와 보안사업에서 이익이 늘고 MNO사업은 이익이 감소하는 구조를 보였다. 여기에 성장 가능성까지 살피면 앞으로 사업부별 편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전체 매출 4조4504억원, 영업이익 3020억원 등 영업이익률 약 6.8%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6.4% 감소했지만 전분기 대비는 85.9% 상승했다.
이동통신서비스 매출은 약 2조48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와 동일한 수준이었다. 1년 전인 2019년 1분기 매출 2조3800억원보다 4.2% 성장한 수준인데 앞으로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 코로나 여파로 5G 가입자 확보 계획 역시 지연되면서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 상승 속도도 예상보다 높지 않을 전망이다.
반면 미디어 사업의 경우 매출 8235억원, 영업이익 374억원을 거둬 영업이익률은 4.5%를 나타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증가율은 8%로 높았다. SK인포섹과 ADT캡스 등 자회사를 주축으로 이뤄진 보안사업 역시 앞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다. 1분기 보안사업은 매출 2914억원, 영업이익 312억원을 내 영업이익률 10.7% 등이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 성장률은 5.4% 수준이었다.
윤풍영 CFO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화된 구조에서 고정형 현금배당이 최적인지에 대해 고민하면서 배당정책 변화 논의를 시작했다"며 "내부에서 심도 높은 논의와 이사회 검토 등을 통해 변화된 정책이 정해지면 별도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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