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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증권사 IB 전략]"IB그룹 출범, 시너지 노린다"...'콘텐츠 영업' 화두배영규 한국투자증권 IB그룹장

양정우 기자공개 2020-05-14 15:11:02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2일 15:3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너지 효과(Synergy Effect)는 반감을 사기 어렵다. 추가 비용을 내지 않고 부가 효익을 얻자는 데 반발하는 구성원은 없다. 뜬구름 같은 슬로건에 그칠 수 있다는 게 문제다. 단지 구호로 끝날 수 있는 시너지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건 결국 수장이다. 리더의 장기적 안목과 추진 의지에 따라 누구나 공감하나 아무나 못 얻는 '협업의 결과물'을 거둘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IB그룹을 출범하는 강수를 뒀다. 이미 제각기 경쟁력을 갖춘 IB본부를 굳이 하나로 묶은 건 시너지 효과를 노렸기 때문이다. 기업공개(IPO)와 회사채 시장의 성장엔 한계가 있고 증권사 IB의 경쟁 구도는 고착화된 지 오래다. 그 가운데 성장을 지속하려면 플러스 알파, 시너지가 절실했다.

출범 첫 해 IB그룹의 수장이란 중책을 맡은 건 배영규 그룹장(사진)이다. 그간 실리를 자기 색깔로 고집한 만큼 시너지 역시 가시적 결실로 이끄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기존 틀에선 절대 영구적 성장을 이룰 수 없다"며 "시너지 현실화의 첫걸음은 협업에 나선 조직원을 책임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IB그룹 출범, 토탈 솔루션 제공…구성원 협업 '가점', 시너지 현실화

고객(발행사) 입장에선 증권사 담당 IB가 어떤 본부에 속했느냐가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 현재 경영 여건에서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받는 게 중요하다.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자본시장 해법을 마련해주는 증권사로 발길이 향할 수밖에 없다.

각양각색 기업이 처한 상황에 맞춰 IPO와 투자, 차입, M&A 등 다양한 솔루션을 내놓아야 한다. 편제상 1본부(IPO), 2본부(회사채), 3본부(M&A)의 소관 업무가 각각 다른 만큼 본부 간 장벽을 쉽게 넘나드는 여건이 필수다. 각 본부의 실무진이 긴밀한 협업 관계로 얽혀가는 게 IB그룹 출범으로 꾀하려는 시너지 효과의 출발점이다.

배 그룹장은 "IPO 담당 인력은 상장 주관을 목표로 비상장사와 접촉하지만 그 기업 여건에서 오히려 프리IPO나 지분 매각이 유리할 때가 있다"며 "다른 PE가 더 나은 매각 조건을 제시할 경우 IPO와 M&A 업무 모두를 뺏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본부 간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오히려 두 업무를 모두 차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구장창 특정 딜에 맞춰 영업하는 건 이제 경쟁력이 없다"며 "IB그룹이란 이름 아래 모든 구성원이 딜을 공유하고 솔루션 마련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본부에 맞춰진 구성원의 소속감을 IB그룹으로 확대하는 게 출범 첫 해 수장에게 맡겨진 숙제"라고 말했다.

배 그룹장의 고민은 역시 시너지 효과가 단순한 구호에 그칠 우려에서 시작된다. 협업은 IB그룹 전체로 놓고 보면 플러스 알파를 창출할 열쇠이지만 구성원 개개인 입장에선 이해가 상충되는 측면이 있다. 조직 전체의 성장이 모두에게 유리한 것을 알면서도 당장 현업에 쫓겨 다른 본부 일까지 챙기기 쉽지 않다. 막상 고과 평과는 자기 업무의 성과에 국한돼 있는 탓이다.

수장의 추진력이 요구되는 대목에서 배 그룹장은 결단을 내리기로 했다. 그는 "그룹 차원에서 부여하는 실무진 평가 지표(KPI)에 협업 항목을 별도로 두기로 했다"며 "협업의 결과물을 이뤄낸 인력에 후한 점수를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간 협업이 내 일을 하다가 다른 본부의 요청을 도와주는 개념이었다면 이제 구성원이 그룹의 모든 업무를 내 일처럼 접근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콘텐츠 영업, 올해 IB그룹 화두…1~3본부 역량 결집 '시너지'

배 그룹장이 올해 화두로 제시한 콘텐츠 영업도 시너지 효과와 맞닿아 있다. 국내 IB의 영업 방식은 인적 유대감을 무기로 삼는 스킨십 영업이 주를 이룬다. 여기에 정확한 솔루션을 선제적으로 제시하는 콘텐츠 영업을 더한다는 방침이다. 오너와 최고경영자(CEO), 재무담당자(CFO)의 골칫거리를 먼저 다가가 풀어주는 자본시장의 해결사를 자임하고 있다.

배 그룹장은 "IB의 전통 업무인 IPO와 회사채 시장에선 오랜 시간에 걸쳐 선두 그룹이 형성돼 있다"며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한 대형 증권사 몇몇이 수십년 간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놨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굳어진 구도를 흔들어 압도적 선두가 되려면 경쟁사와 다른 접근법을 시도해야 한다"며 "콘텐츠의 완성도를 높인 솔루션을 먼저 제시하는 전략을 차별화 포인트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콘텐츠 영업은 단연 모든 본부의 역량이 결집됐을 때 가능하다. 투자와 상장, 채권 발행, 지분 매각, 지주사 전환 등 개별 사정에 맞춤형 솔루션을 마련하려면 자본시장의 기법이 총동원돼야 한다. IB그룹 발족으로 두고두고 누릴 시너지 효과가 바로 콘텐츠 영업인 셈이다.

한국투자증권의 IB 파트에선 올해 그룹 출범 이후 본부 간 머리를 맞대는 미팅이 늘어나고 있다. 특정 영역에서 한 우물만 파던 실무진이 인사 이동없이도 식견을 넓힐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진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발상의 전환이 이어진 덕에 조만간 협업의 결과물을 내놓을 전망이다.

◇IPO·회사채·M&A, 개별 전략 완비…해외 진출, 전 본부 공통 목표

배 그룹장은 IB그룹의 전사적 미션뿐 아니라 각 본부의 세부 과제도 챙기고 있다. 우선 1본부는 올해 IPO 인수수수료 부문에서 1위에 복귀하는 게 목표다. 한동안 선두 자리를 유지해오다가 지난해 2위를 기록했다. 투자 수익에 무게를 싣는 전략도 고수한다. 상장 주관 업무를 수행하면서 유망 기업을 상대로 프리IPO 투자에 나서고 있다. 국내 IPO 시장의 상장 한계를 고려한 방책이다. 이미 1본부는 인수수수료와 투자 수익의 비중이 35%, 65% 수준에 달한다.

2본부는 상장사의 회사채와 구조화증권, 유상증자 등이 주요 업무다.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 중소 기업의 조달 파트너로 나서고 있다. 국내 회사채 시장은 매년 주관 순위가 답습될 정도로 고착화돼 있다. 이런 영업 환경에서 연간 두 자리 이상 성장한다는 게 녹록치 않다. 콘텐츠 영업의 효과를 가장 기대하고 있는 게 바로 2본부의 사업 영역이다. 증권사 IB의 커버리지 업무에서 기존 판을 뒤흔들 카드로 여기고 있다.

국내 M&A 업무는 외국계 IB나 대형 PE가 도맡고 있다. 그나마 한국투자증권의 3본부가 토종 증권사 가운데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무작정 대형 M&A 자문을 공격적으로 시도한다는 목표는 지양하고 있다. 꾸준히 내실을 쌓으면서 해외 딜 인수금융 등 국내 하우스의 미개척 분야에서 먼저 입지를 다진다는 전략이다.

IB 1~3본부의 중장기적 공통 목표는 해외 진출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내에서 최대 수익(지난해 당기순이익 기준)을 거두는 증권사이지만 어디까지나 아시아 1위를 목표로 삼고 있다. 근래 들어 홍콩 등 해외 법인에서 신규 IB 인력을 확충하면서 글로벌 IB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외 진출에서도 IB그룹의 시너지 효과가 한몫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배영규 한국투자증권 IB그룹장

△1991년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1996~2005년 옛 동원증권 기업금융본부
△2005~2015년 한국투자증권 기업금융본부
△2016~2019년 한국투자증권 IB1본부장
△2020년~현재 한국투자증권 IB그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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