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 대교 현금관리 전략 '헤지펀드'…투자 전담팀도 갖췄다라임무역펀드 가입후 전액환매, 오너2세 강호철 상무 지원군 역할
최은진 기자공개 2020-05-25 14:21:54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0일 16: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교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대교홀딩스와 ㈜대교가 풍부한 현금자산 관리를 위해 헤지펀드 투자를 하고 있다. 최근 문제가 된 라임자산운용의 무역금융펀드에도 가입했다가 지난해 전액환매하기도 했다.재무부서 내 투자업무만 전담하는 팀이 따로 있을 정도로 자금운용에 적극적이다. 그 배경에는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강호철 상무가 있다. 강 상무는 강영중 회장의 차남으로 승계 후보로 꼽히는 인물이다.
대교그룹은 대교홀딩스라는 지주사 아래 ㈜대교, 대교D&S, 대교CNS, 강원심층수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이 가운데 눈높이교육으로 잘 알려진 학습지 사업을 하는 ㈜대교가 그룹의 핵심이다.
대교홀딩스와 ㈜대교는 한명의 CFO가 전체를 총괄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사실상 한몸통처럼 같이 운영된다고 볼 수 있다. 자금운용 역시 마찬가지다. 재무전략실 내 금융투자팀이 대교홀딩스와 ㈜대교의 자금운용을 전담한다. 과학기술공제회에서 자산운용본부 투자전략실 팀장을 맡았던 양인석 팀장이 총괄한다. 팀원은 총 3명이다.
대교그룹은 현금성 자산이 풍부한 곳으로 손꼽힌다. 특히 핵심계열사인 ㈜대교는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한다. 연간 8000억원 안팎의 매출로 300억~500억원의 영업이익과 200억~400억원의 순이익을 거둔다. 영업활동으로만 꾸준히 800억원 안팎의 현금이 유입되고 있어, 연간기준 20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유지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대교홀딩스와 ㈜대교는 헤지펀드 투자에 나서고 있다. 유동성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대부분의 기업들이 예적금이나 채권형상품 중심으로 운용하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특히 실적배당형 중에서도 가장 공격적으로 운용하는 헤지펀드에 투자하고 있다는 점은 그만큼 투자에 자신감이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대교홀딩스는 △리코시너지콜라보멀티메자닌 사모투자신탁 제3호 △한국투자PrivateDebt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라임코스닥벤처투자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1호 등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코시너지콜라보멀티메자닌사모펀드의 최근 일부 물량을 처분하면서 약 4억원을 손실로 인식하기도 했다.
㈜대교는 △트러스톤사모증권투자신탁제4호 △IBK에이원컨버터블 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제1호 △리코-시너지콜라보멀티메자닌사모투자신탁 제3호 △한국투자PrivateDebt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흥국코스닥벤처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등에 가입했다.
이들 분기보고서에 공개된 헤지펀드 투자금액만 합산하면 총 300억원 규모다. 보고서에 공개되지 않은 내역까지 포함하면 투자규모는 1000억여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재무제표에 금융상품 등 투자자산으로 인식된 규모만 대교홀딩스와 ㈜대교를 합쳐 대략 7000억원 정도다.
특히 지난해부터 불거진 라임자산운용의 '무역금융펀드'에도 가입했다가 사건이 터지자마자 전액환매한 사실도 드러났다. 2018년 대교홀딩스는 라임글로벌아이무역금융, ㈜대교는 라임글로벌아이무역금융5 1호에 각각 54억원, 60억원 총 114억원을 투자했다가 지난해 10월께 모두 처분했다. 당시 라임사태가 막 불거지던 찰라였다.
대교그룹이 헤지펀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배경에는 CFO가 있었다. 대교홀딩스와 ㈜대교의 CFO는 2016년부터 강호철 상무가 담당하고 있다. 강 상무는 1982년생으로 경기대학교와 보스턴대학교에서 경영학과를 마쳤다. 재무전략실 내 금융투자팀이 신설된 건 2008년이지만 강 상무가 부임한 후 현재의 전열이 갖춰졌다. 금융투업계 출신 인력들을 영입해 전문성을 강화하며 투자업무에만 매진토록 했다.
위험자산으로 꼽히는 헤지펀드, 특히 무역금융이나 주식편입비중이 높은 상품까지도 투자할 수 있었던 것은 강 상무의 적극적인 지원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교그룹은 앞으로도 효율적 자산운용을 위해 헤지펀드 등 다양한 상품 투자에 나설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대교그룹 내부 관계자는 "라임펀드 사태가 크게 회자됐지만 진작에 다 팔았고 규모도 미미한 수준이었다"며 "헤지펀드 전담팀이 따로 있고 풍부한 현금자산을 관리하기 위해 펼치는 전략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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