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캐피탈 M&A]독특한 자산구성, 원매자 사로잡을 수 있을까금융계 캐피탈사와 달라…산업기계·PF·중고차 순
최익환 기자공개 2020-05-25 07:20:22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1일 11: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동안 금융계 캐피탈사보다 높은 조달금리 탓에 독특한 자산구성을 가져온 효성캐피탈이 원매자를 사로잡을 수 있을까. 개인대출 등이 주류를 이루는 다른 캐피탈사와 달리 산업기계와 부동산 후순위PF가 자산구성 상위에 위치한 점이 장점으로 부각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중국 핑안보험그룹 계열사인 핑안인터내셔널파이낸셜리싱을 포함한 해외 원매자 서너 곳이 효성캐피탈 인수전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이들은 인수 검토를 위한 관련 자료를 매도자 측으로부터 수령해 검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6월 말이 되면 예비입찰 등 본격적인 프로세스가 진행될 전망이다.
현재 효성캐피탈에는 이들 해외 원매자 이외에도 국내 캐피탈사와 금융지주 등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효성캐피탈을 인수해 각각 자산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여신금융 분야를 확충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효성캐피탈이 중위권 캐피탈사에 머물고 있는 점에서 이들이 관심을 갖는 배경에 이목이 쏠리는 분위기다,
사실 효성캐피탈의 자산구성은 다른 캐피탈사들과 다소 상이하다. 출범 당시부터 공작기계 등 산업설비 관련 금융에 강점을 보여온 효성캐피탈은 2019년 말 기준 영업자산 1조9962억원 중에서 산업기계 등 설비금융 자산이 7599억원으로 전체의 38.1%에 달한다.
이는 다른 캐피탈의 가계대출과 일반할부·리스 등 자산이 상위를 차지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캐피탈 업계는 그동안 조달금리의 하락과 더불어 가계대출을 통해 자산규모를 늘리는 전략을 주로 택해왔다. 그러나 저금리의 혜택에서 다소 빗겨나가있던 중위권 산업계 여전사인 효성캐피탈의 경우 이러한 전략을 따라가기는 쉽지 않았다.
이에 효성캐피탈 입장에선 산업기계와 같이 특수한 역량을 보유한 분야에 집중해야만했던 것이 사실이다. 현재의 효성캐피탈은 2007년 효성그룹이 3023억원에 인수한 스타리스와 기존의 효성캐피탈이 합병된 존속법인으로, 산업설비금융에 강점을 가져온 효성캐피탈의 자산에 자동차와 의료기기 리스가 강점이던 스타리스의 자산이 더해진 형태다.
덕분에 효성캐피탈의 해당 분야 역량은 상당하다는 평가다. 산업설비와 관련된 리스금융은 기계를 구매하는 사용자가 고객이지만, 캐피탈사들이 영업을 펼치는 대상은 설비 제조사들이다. 효성캐피탈은 그동안 국내외 공작기계 제조사 등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역량을 쌓아왔다. 중고차금융 역시 경기자동차매매사업조합과의 제휴로 수도권 지역에서의 중고차금융 시장에서 점유율을 상당부분 확보했다.
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효성캐피탈은 애큐온캐피탈(옛 두산캐피탈)과 함께 국내 설비금융 시장에서 상당한 입지를 갖추고 있다”며 “내부 인력들의 노하우와 역량 역시 다른 캐피탈사들에 비해선 우수한 수준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국내 캐피탈사들의 경우 효성캐피탈의 설비금융과 중고차할부 등 자산을 확충하면, 자산규모를 단번에 늘릴 수 있는 것은 물론 가계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설비금융 등으로 분산시킬 수 있게 된다. 캐피탈사의 가계대출에 대한 총량규제가 언제든 다시 강화될 수 있고, 경쟁이 치열한 소매시장 대신 기업들의 설비시장을 노려 업사이드를 낼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금융지주의 경우 은행 등이 보유한 기업금융 역량과 설비금융을 결합하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봄직 하다. 게다가 금융지주의 크레딧을 활용해 효성캐피탈의 자본을 조달하는 일이 가능해져 조달 금리를 낮출 수 있는 여지도 충분하다. 비은행 분야의 강화가 금융지주들의 화두인 상황에서 유일한 캐피탈사 매물인 효성캐피탈은 지속적인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효성캐피탈의 경우 ‘돈이 되는’ 소매금융 대신 기업 설비금융에 집중해온 점이 회사 자체의 약점으로 지목돼왔다"며 “그러나 M&A 국면에서는 성장기회를 노리는 동종업계의 관심을 받을만한 독특한 자산구성이 오히려 강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그룹은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에 따라 오는 12월까지 효성캐피탈의 매각작업을 완료해야한다. 효성그룹은 효성캐피탈의 희망 매각가격으로 지난해 순자산 4167억원을 넘는 PBR 1배 이상의 가격을 원하고 있다. 매각주관사 BDA파트너스는 이르면 6월 말 예비입찰을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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