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많은 LG·롯데 화학사, 위원회 개편 목소리 '확산' 안전위원회 설치 국내 사례 '전무', 글로벌 기준 적용 중요성 확대
박기수 기자공개 2020-05-28 08:12:32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7일 16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화학사들에 현재까지의 2020년은 바람 잘 날 없는 때였다. 코로나19나 유가 폭락 등 악재와 더불어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연달아 대규모 공장 사고를 내며 업계의 우려를 샀기 때문이다. 사고를 낸 회사 두 곳이 국내 화학사 '투톱'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안전 사고에 민감한 국내 화학사들의 리스크 점검이 대대적으로 이뤄져야 하지 않냐는 목소리가 나온다.떠오르는 의제는 '시스템'이다. 화학사들은 나름대로 안전 사고 방지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나 최근 발발한 사고들로 미뤄봐 이런 시스템들을 더 이상 믿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이사회 단위에서 안전 문제를 전담하고 책임을 지는 위원회나 부서가 신설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사들 중 한 곳도 '안전위원회' 없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배구조연구소 관계자는 "LG화학이나 롯데케미칼 등 국내 선두업체들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보면 안전 관련 시스템이 잘 구축돼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최근 연속으로 일어나는 안전 사고들을 보면 시스템이 보여주기식이라는 의혹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라면서 "환경과 안전 문제에 밀접한 화학사들의 경우 근본적으로 이사회 산하에 안전 이슈에 책임을 지는 조직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본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 재계에서 내부거래로 인한 논란 등이 커지자 대기업들이 하나씩 내부거래위원회라는 조직을 만들고 논란이 생기지 않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고 있다"라면서 "아직 안전 이슈와 관련한 위원회 등 조직이 없지만 안전 이슈가 계속 발생할 경우 국내 기업이라고 해서 관련 위원회를 설치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석유화학사들 중 그 어느 곳도 안전 이슈만을 전담하는 위원회를 설치한 곳은 현재로선 없다. LG화학의 경우 경영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 감사위원회 등 대부분의 대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위원회들만 이사회 산하에 설치해뒀다. 롯데케미칼 역시 내부거래를 심의하는 투명경영위원회나 사추위, 임원 보상을 심의하는 보상위원회 등은 있지만 안전을 담당하는 위원회는 없다.
안전 사고 발생 시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정유사들 역시 상황은 별 다를 게 없다. 현대오일뱅크는 내부거래위원회와 사추위, 감사위원회를 갖추고 있고 합작사인 GS칼텍스는 거버넌스 이슈 해결을 위한 경영조정위원회와 감사위, LNG도입과 관련한 사항을 심의하는 LNG도입관리위원회만 있다. 에쓰오일 역시 보수위원회와 사추위, 감사위 말고는 안전 사고와 관련한 별도의 위원회가 없다.

◇듀폰·다우 등 해외 사례 참고해볼 법
반면 듀폰(Dupont)이나 다우(Dow) 등 글로벌 화학사들의 경우 이사회 산하 안전 문제를 전담하는 전문화된 조직을 갖추고 있다. 듀폰의 경우 환경·보건·안전 및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위원회(Environment, Health, Safety & Sustainability Committee)가 있고, 다우의 경우 환경·보건·안전 및 기술 위원회(Environment, Health, Safety & Technology Committee)가 존재한다.
지배구조연구소 관계자는 "글로벌 화학사들의 경우 안전 문제에 관한 전문성을 지닌 인원들로 구성한 안전위원회를 따로 갖춰 경영 핵심 시스템의 일부로 작용하게끔 했다"라면서 "국내 기업들도 사내이사·사외이사 여부와 관계없이 안전과 관련한 전문성을 갖춘 인물들로 구성된 위원회를 갖출 필요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LG화학은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벌어진 사고에 대한 조치로 △한 달간 국내외 사업장 고위험 공정 및 설비 긴급 진단 △사내외 안전 및 기술 전문가로 구성된 태스크 구성해 정밀 진단 실시 △CEO 주도로 글로벌 톱 수준의 환경안전 기준 재정립 △매월 2회 CEO 주관 특별 경영회의 주최 △안전성 미확보 시 투자 차단되는 IT시스템 구축 등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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