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컴퍼니빌딩 스토리]TS인베스트, 바이아웃 투자 정석 ‘다산일렉트론’CFO 파견·경영 시스템 정비, 기업가치 높여 '디지캡'에 매각
양용비 기자공개 2020-06-05 07:15:57
[편집자주]
벤처캐피탈은 늘 죽음의 문턱을 오르내리는 벤처기업의 화수분으로 마중물 역할을 한다.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한 벤처기업에게 실탄뿐만 아니라 사업 측면에서도 지원사격을 아끼지 않는다. 최근에는 단순 재무적 투자를 벗어나 러닝메이트로 활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벤처기업 조력자이면서 나침반이 돼 '컴퍼니빌더'로 뛰고 있는 벤처캐피탈을 조명하고 성공 사례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3일 15: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TS인베스트먼트는 중소벤처기업 M&A 펀드에 특화된 벤처캐피탈이다. 현재 운용하는 펀드 8개 가운데 M&A 펀드만 3개다. M&A 펀드는 리스크가 큰 만큼 결성이 어려운 펀드로 꼽히지만 TS인베스트먼트는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있다.주로 M&A 펀드로 바이아웃(buy-out) 형태의 투자를 진행한다. 중소벤처기업의 주식과 경영권을 인수해 기업 가치를 높인 뒤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다산일렉트론, 에스에이티, 한삼시스템 투자 등이 바이아웃의 대표적인 사례다.
이 가운데 ‘다산일렉트론’ 투자는 바이아웃의 모범으로 꼽힌다. TS인베스트먼트는 다산일렉트론 경영권을 사들인 이후 체질 고도화에 나서며 기업 경쟁력 제고에 앞장섰다. 기업 경쟁력을 높인 이후엔 신사업을 모색하던 코스닥 상장사 ‘디지캡’에 성공적으로 매각하면서 바이아웃의 정석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산일렉트론은 1995년 설립된 헤드셋 전문 제조기업이다. TS인베스트먼트가 경영권 인수에 나선 2016년 당시 전체 매출 가운데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달했다. 매출 100억원대에 영업이익률이 15%를 웃도는 알짜기업이었다.
TS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당시 은퇴를 고려한 이용재 대표가 다산일렉트론을 매물로 내놨다”며 “기회를 놓치지 않고 M&A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TS인베스트먼트는 헤드셋 시장의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해 2016년 83억원을 들여 다산일렉트론을 품었다. 향후 사라질 일반전화기의 빈자리를 헤드셋이 대체하면 다산일렉트론의 활약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다산일렉트론이 보유한 유선 헤드셋 기술력과 함께 무선 헤드셋 부문을 강화하면 사업 확장성도 무궁무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영권을 인수한 뒤 TS인베스트먼트는 다산일렉트론 매니지먼트 강화에 박차를 가했다. 중소제조업체들의 약점으로 꼽히는 부실한 경영 시스템을 보완하기 위해서였다. 먼저 KPI(핵심성과지표)와 부서별 목표를 설정하고 인센티브 제도도 도입하는 등 경영관리시스템을 만들었다.
다산일렉트론 사내이사에 합류한 김영호 TS인베스트먼트 부사장과 조남혁 팀장은 매월 회의를 진행하며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모색했다. 김 부사장은 자신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재무전문가를 다산일렉트론 CFO로 파견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CFO 파견으로 회계 부문을 강화해 내부적인 회계시스템 고도화도 진행했다”고 말했다.
기술력 향상을 위한 연구개발에도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헤드셋 분야에서 무선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연구개발 인력을 대거 보강했다. TS인베스트먼트가 품은 후부터 다산일렉트론의 무선 헤드셋 개발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다산일렉트론의 체질 고도화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하자 TS인베스트먼트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비즈니스 파트너를 찾아 나섰다. 2019년 조 팀장의 레이더에 잡힌 기업은 평소 친분이 있던 코스닥 상장사 ‘디지캡’이었다.
방송서비스·UHD방송 솔루션 기업인 디지캡은 2019년 이전까지 신사업을 고민하고 있었다. 조 팀장은 디지캡의 소프트웨어(음성처리) 기술과 다산일렉트론의 하드웨어 제조(헤드셋) 기술이 사업적 시너지가 높다고 판단해 양사의 만남을 주선했다.
이후 디지캡의 다산일렉트론 인수 작업은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지난해 6월 디지캡은 다산일렉트론의 지분 100%를 113억원에 양수했다. TS인베스트먼트의 특별관리로 재무구조가 안정적이라는 점도 인수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TS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양사의 시너지를 주목했기 때문에 한번 매각하고 떠나는 것이 아니다”라며 “매각 대금 일부는 현금, 일부는 디지캡 전환사채(CB)로 받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다산일렉트론은 새롭게 도약하고 있다. 디지캡의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기업 체질은 한층 개선됐고 사업적 시너지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증가하면서 헤드셋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미국 IBM과 대형유통업체 월마트 등에 신규 공급하는 등 언택트 특수를 누리고 있는 만큼 올해 분기 최대 수주 실적이 전망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DB금투 밸류업 점검]"PIB로 '투자 플랫폼' 기업 도약한다"
- 한컴이노스트림, '도장 인식 시스템' 특허 취득
- [클라우드 키플레이어 MSP 점검] '신생' 안랩클라우드메이트, 최우선 과제 '포트폴리오 강화'
- [저축은행 예보한도 상향 여파]예보료율 인상 따른 비용 부담 확대 '우려'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후계자 준비 본격화…계열사 CEO 인선 촉각
- [저축은행 예보한도 상향 여파]'머니무브 효과' 수월해진 자금 유치…조달 개선 기대
- 나우어데이즈 신곡 '렛츠기릿', 주요 음원차트 진입
- [JB금융 김기홍 체제 3기]임추위 마음 사로잡은 '성장스토리 시즌2' 프리젠테이션
- 유연성·독립성 갖춘 코웨이 코디, 시공간 제약 없어 'N잡' 가능 눈길
- [SGI서울보증 IPO 돋보기]기한 내에서 최대한 신중히...예보도 팔 걷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