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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이 풀어야 할 고차방정식 ‘케이뱅크’ [thebell note]

진현우 기자공개 2020-06-10 11:18:38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9일 07:5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원화대출금은 가계·기업을 합쳐 200조원이 훌쩍 넘는다. 올해 3월 집계된 카카오뱅크(16조원)와 케이뱅크(1조원)의 총여신을 보면 동일선상 비교가 무색할 정도다. 자본량에서 월등히 앞서는 시중은행은 애초 인터넷전문은행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위협적인 경쟁자보다는 궁금증을 자아내는 대상으로 보는 경향이 짙었다.

“그들(인뱅)은 은행이 섣불리 시도해보지 않았던 것에 물음표를 던집니다. 가끔은 우리가 관성에 젖지 않았는지를 되돌아보게 하죠. 끊임없이 혁신금융을 고민하는 인뱅의 단계별 성장전략을 지근거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것만으로 투자가치는 있지 않을까요.”

은행 고위 관계자들의 답변은 일리 있었다. 다만 우리은행(케이뱅크)과 국민은행(카카오뱅크), 하나은행(토스뱅크)은 초기 설립자본금만 대는 것이 아니다. 중장기 성장 로드맵에 발맞춰 일정비율만큼 계속해서 추가 자본을 납입해야 할 의무가 있다. 스터디 차원에서 투자했다 하더라도 결국 핵심은 투입자본의 수익률과 회수 가능성이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구현모 KT 회장이 깜짝 회동을 통해 조율하고자 했던 것도 케이뱅크를 향한 양사의 셈법이다. 힘의 균형은 돈을 쥐고 있는 우리금융에 조금 더 기울어져 있다. KT가 통신업 영위를 통해 보유한 고객정보망을 활용하자고 손을 내민 건 “더 고민하지 말고 케이뱅크에 투자해 달라”는 시그널이 담겨 있다.

케이뱅크는 2017년 출범 후 이듬해 총여신 1조원을 넘어섰다. 속도는 예상보다 더뎠지만 어찌됐든 앞으로 나아갔다. 다만 1조5000억원을 넘어선 지난해 6월 이후 제자리걸음이다. 위험가중자산(RWA)을 받쳐줄 자본금이 제때 투입되지 않은 탓에 일부 상품은 판매가 중단됐다. ‘지금도 영업중’이라는 옥외간판은 현 주소를 대변하는 문구다.

케이뱅크가 주춤한 사이 카카오뱅크는 총여신 16조원을 넘어서며 격차를 벌렸다. 후발주자 토스뱅크는 한 번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끝내 예비인가를 받아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우리금융에게 케이뱅크는 풀면 풀수록 답을 찾기 힘든 고차방정식이 되어가고 있다.

시험시간에 명확한 이유도 없이 시험실을 나가는 건 있을 수 없다. 우리금융도 이제 와서 발을 뺄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거액을 쉽게 넣을 수도 없는 실정이다. 답에 대한 확신이 없기에 최대한 많은 풀이과정을 적용하며 고민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답에 근접하려면 어쩔 수 없다. KT가 비교적 명확한 경영정상화 방안을 제시하며 우리금융의 고민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을지가 이번 자본확충의 실마리다. 수많은 주주사도 우리금융이 낸 답지를 따라 적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이 케이뱅크라는 고차방정식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금융업계 관심은 온통 한 곳을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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