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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운용, '마이티코스피고배당ETF' 상폐 수순 초기 투자자 자금 회수 여파 상폐 요건 발생…ETF 라인업 2개로 축소

정유현 기자공개 2020-06-10 08:12:11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9일 11: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B자산운용의 고배당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초기 시딩(seeding)에 참여했던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하며 신탁원본액이 쪼그라든 영향이다. DB 자산운용은 배당주가 과거만큼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시장 환경을 반영해 규모를 키우기보다 임의 해지를 진행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B마이티코스피고배당ETF'가 지난 2일 자로 신탁원본액이 50억원 미만으로 하락해 상장 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이날 기준 신탁원본액은 34억원 수준이다. ETF는 심사 시점의 신탁원본액을 기준으로 50억 원 미만이면 상장폐지가 결정된다.

DB마이티코스피코배당ETF는 2014년 12월 상장 당시 신탁원본액은 135억원으로 1좌당 가격은 1만952원으로 책정됐다. 상장 직후 기관투자자들의 자금이 대거 몰리며 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났고 2015년 7월에는 270억원까지 확대됐다. 2017년까지 200억원 대를 유지하더니 지난해부터 자금 유출세가 빨라지며 100억원 대 이하로 하락했다. 지난 3월 '코로나19'로 인한 폭락장에서 자금이 계속 빠지며 50원대를 유지하다가 이달 들어 30억원 대로 내려앉았다.

DB마이티코스피고배당ETF는 2012년 ETF 사업에 뛰어든 DB자산운용의 두 번째 상품이다. 코스피에 상장된 보통주 중 배당 및 수익성을 고려해 상위 50종목에 투자한다. 기초 지수는 코스피 고배당 50지수로 최근 3사업 연도 연속 당기순이익 실현 여부를 확인해 대상 종목의 수익성까지 감안한 지수다.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부국증권 (3.15%), SKC(3.03%), 휴켐스(2.87%), 화성산업(2.84%), 효성(2.84%), 한전산업(2.80%), 한전KPS(2.80%), 한국쉘석유(2.69%), 아주캐피탈(2.62%), 코웨이(2.62%) 등 고배당주를 담고 있다.

이 ETF는 국내 대표 고배당주 ETF로 꼽히며 설정 후 수익률이 12.98%로 벤치마크 대비 21.55% 아웃퍼폼 하는 성과를 거뒀다.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면서 배당 매력이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고배당주 ETF에 쏠렸었다. 하지만 최근 2년간 관련 섹터가 부진 하다보니 규모가 계속 감소하는 추세였다. DB마이티코스피고배당ETF의 연초 후 수익률은 -10.63%, 3년 수익률은 -10.28%로 집계됐다.

최근 신탁원본액이 크게 줄어든 것은 초기에 고배당주 ETF 콘셉트에 동의했던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한 영향이다. 대부분 ETF 신탁원본액 감소는 유동성공급자(LP)의 투자 자금 회수에 영향을 받지만 이번 건은 LP와는 무관하다는 것이 회사 측의 입장이다. DB마아티코스피고배당ETF의 LP는 유진투자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이다.

DB마이티코스피고배당ETF 뿐 대부분의 고배당주 ETF의 장기 수익률도 부진한 상태다. 고배당주 ETF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플러스이지만 3년 기준 수익률은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한화ARIRANG고배당주ETF -16.74%, 키움KOSEF고배당ETF -11.95%, KBKBSTAR고배당ETF -8.49%, 미래에셋TIGER코스피고배당ETF -10.60%로 집계됐다.

DB자산운용은 상품 운용에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했고 ETF를 키우기 위해 자금을 추가로 투입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물론 거래소에 상장된 상품인 만큼 투자자들이 ETF를 매수해 50억원 이상으로 규모가 커지면 운용을 지속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임의 해지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DB자산운용은 2012년 ETF 사업 진출 후 적극적으로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지는 않았다. ETF 상위 사업자도 아니고 은행 등 캡티브 마켓이 없었기 때문에 의욕적으로 사업에 나서지 않는다는 분석이 많았다. DB자산운용의 ETF 라인업은 △마이티코스피고배당 △마이티200커버드콜ATM레버리지 △마이티코스피100 등 총 3개에 그친다. 이번에 마이티코스피고배당ETF가 상장 폐지가 진행되면 남는 건 2개다. 이번에도 추가로 신규 ETF를 준비하기보다는 남은 상품 운용에 집중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DB자산운용 관계자는 "규모가 최근에 축소되면서 상장 유지 조건은 갖추고 있었지만 초기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한 영향에 상장폐지 요건이 발생했다"며 "배당주나 가치주가 소외를 받다보니 당분간 주목받기는 어렵다는 판단하에 일단 임의해지 하기로 결정했고 당분간은 기존 상품에 집중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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