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SK바이오팜의 '품위', IPO 흥행에도 공모가 상향 '없다' '일반 청약 성공'도 확실…혁신신약 판매 본격화, 상장 후 주가 상승 '기대'
전경진 기자공개 2020-06-22 15:27:50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9일 17: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계 3위 SK그룹이 큰 결단을 내렸다. 자회사 SK바이오팜의 역대급 IPO 흥행에도 공모가 상향을 고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시장 친화적 가격'을 고수한다. 최초 제시한 희망밴드 안에서 공모가를 확정한 것이다. 자본시장과 투자자들을 대하는 품위만큼은 재계 최고라는 평가다.시장에서는 SK바이오팜이 저렴한 가격 덕분에 일반 청약에서도 흥행 신기록 경신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높다. 향후 증시 데뷔 후에 우량기업의 시장 친화적 가격은 안정적인 주가 상승을 견인할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주주, 시장과의 약속이 중요"…공모가 상향은 없었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SK바이오팜의 최종 공모가를 4만9000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공모가 희망밴드(3만6000원~4만9000원) 안에서 이뤄진 가격 산정이다.
사실 SK그룹의 행보는 이례적이다. 지난 17일부터 이틀간 IPO 수요예측에서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당시 수요예측에 참여한 국내 기관 투자가 수만 976곳에 달한다. 청약 자금만 모집액에 830배나 유입되는 사상 초유의 흥행을 기록한 것이다. 통상 IPO에 나서는 기업이라면 공모가 욕심부터 낼 수 있는 결과였다.
SK바이오팜의 역대급 흥행은 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이끌었다.
실제 SK바이오팜의 공모 결과만 높고 보면 최대 6만까지 공모가를 인상할 수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이 모두 공모가 희망밴드 상단(4만9000원) 이상의 가격에서 청약을 넣었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상단을 초과하는 가격을 제시한 기관이 전체 90%로 절대 다수였다. 평균 공모가 자체가 공모주 1주당 5만8000원에 달했다.
만약 SK바이오팜이 6만원으로 가격을 확정했다면 상장 시가총액은 단숨에 4조7000억원에 육박한다. SK그룹의 결단으로 결정된 최종 공모가(4만9000원)에 추정되는 상장 밸류에이션이 3조80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무려 1조원가량 차이가 난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모두 추가 유동성 확보에 혈안이 돼 있는 상황이다. SK그룹이 흥행 결과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기분 좋게 추가 자금을 끌어모아도 비난받을 일은 사실상 없었다.
하지만 SK그룹과 SK바이오팜은 시장과의 약속을 최우선 가치로 뒀다. 공모가를 6만원으로 상향할 시 추가로 회사에 유입되는 자금 규모는 무려 2154억원에 달한다. 시장에서 SK그룹의 행보에 찬사가 나오는 이유다.
IB 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이 직접 주주들과 성장을 함께 하겠다는 입장을 주관사단에게 구두로 전한 것으로 안다"며 "공모가를 상향할 경우 수천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지만 자본시장과의 약속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역대급 IPO 기정사실…혁신신약 판매 본격화, 상장 후 주가 상승세 '전망'
전문가들은 SK바이오팜이 IPO 흥행의 새 역사를 써나갈 것으로 전망한다. 공모가 상향 자제하면서 곧 있을 일반청약에서도 '잭팟'이 불보듯 뻔하다는 설명이다.
앞서 SK바이오팜은 전체 공모 주식의 20%(391만5662주)를 일반 투자자 몫으로 배정한 바 있다. 일반 청약은 오는 23일부터 이틀간 진행된다.
SK바이오팜의 시장 친화적 증시 데뷔는 향후 주가 상승 양상까지 기대하게 한다. IPO 흥행에 더해 27년간 개발한 신약 2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고 판매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이익 실현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공모가 자체가 저렴하게 느껴지는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시장 관계자는 "IPO 수요예측 흥행 후 공모가를 상향했다가 오히려 상장 후 주가가 하락해 가격 거품 논란이 일고 있는 기업들이 수두룩하다"며 "SK그룹과 SK바이오팜은 시장친화적 가격을 고수하면서 이런 우려를 선제적으로 차단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은 SK그룹의 미래를 이끌 핵심 계열사(SK 지분 100%)로 꼽힌다. 지난 27년간 중추신경계(CNS) 가운데 '뇌전증 분야'에 몰두해 합성신약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세노바메이트와 솔리암페톨이 대표적이다. 두 신약은 모두 미국 FDA에서 시판 허가를 획득한 상태다.
뇌전증 치료제인 세노바메이트(제품명 XCOPRI)는 작년 11월에 미국에서 신약 승인을 받고 올해 5월에 공식으로 출시됐다. 수면장애 치료제인 솔리암페톨은 작년 7월에 판매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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