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ESG전략 점검]지배구조 손본 김지완 회장, 'A+' 환경 등급도 노린다BNK금융, 지주 전략기획부 주축 ESG협의체 구성 박차
이장준 기자/ 손현지 기자공개 2020-06-24 08:06:48
[편집자주]
국내 금융권에 ESG '붐'이 불고 있다. 그간 ESG는 비재무적인 요소로만 여겨졌지만 최근 평가기관이 속속 등장하면서 '수치화'되기 시작했다. 금융지주 회장들마다 ESG성과를 내기 위해 관련 인력을 늘리고 계열사간 협업 방안을 모색하는 등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금융지주사별로 ESG 성과지표 관리를 위해 어떤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지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3일 11: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은 올 초 연임에 성공한 직후 본격적인 ESG경영을 실천하도록 주문했다. 그동안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와 관련해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2020년 그룹 경영계획 전략과제에 '환경·사회·지배구조의 지속가능경영체계 확립'을 포함했다. 또 신년사와 창립기념사를 통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ESG경영 체계를 확립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주사 차원에서 그룹의 ESG경영 체제를 정립하고, 사업과제 도출도 추진 중이다. 조만간 확립할 사업과제를 토대로 향후 지주와 계열사 간 협의체를 구성하고, 점진적으로 이를 추진할 계획을 세웠다.
◇ESG 협의체 구상, 지주 전략기획부 주축
BNK금융은 올 들어 ESG경영 전략체계 구축을 위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아직 별도의 협의체는 없지만, 올해 안에 김 회장 주관의 협의체를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지주·계열사 ESG 담당 부서의 실무자가 참여하는 실무협의체 구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ESG경영을 담당하는 부서가 지주 전략기획부라는 점이다. 사회공헌이나 홍보브랜드 조직이 전담하는 다른 금융그룹들과 구별된다. ESG를 '보조' 역할이 아니라 경영전략의 '주축'으로 삼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BNK금융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ESG 평가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2017년 B라는 저조한 성적을 거뒀던 지배구조(G) 부문 성적을 A+로 끌어올렸다. 사회(S) 부문도 같은 A+의 성적을 거뒀다. 줄곧 B 이하를 받아온 '아픈 손가락' 환경(E) 부문도 B+로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BNK금융의 ESG등급은 종합 A+를 받았다.
특히 지배구조는 김 회장이 취임 직후부터 유독 신경을 많이 썼던 분야다. BNK금융은 2017년 전임 경영진의 비리 사건 등 내홍을 겪으며 지배구조 선진화를 추진했다. 국내 금융지주 최초로 대표이사 회장 연임을 제한하고, 최고경영자(CEO)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전면 개선했다. 이에 힘입어 KCGS가 지배구조 평가 등급 상위 3개 금융회사에 부여하는 '2019년 지배구조 우수기업'으로 거듭났다.
내규에 따르면 이사회 과반수를 독립성과 전문성이 검증된 사외이사로 구성해야 한다. 이사회의 경영진에 대한 견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이사회 의장은 대표이사와 분리해 사외이사로 선임하고, 이사회 산하 위원회와 위원장도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했다.
정관에는 이사회 구성원의 과반수를 독립성이 검증된 사외이사로 구성할 것을 명시했다. 사외이사는 이사회의 85.7%를 차지해 기준보다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다. 나아가 이사회 산하에서 운용 중인 5개 위원회 중 리스크관리위원회를 통해 그룹의 주요 리스크 정책을 감시·감독하고 있다.
◇환경·사회 등급개선 '박차'…ESG채권 발행도 계획
최근 몇 년 새 지배구조 외에 환경(E)과 사회(S) 부문 등급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2012년 이래로 BNK금융은 KCGS로부터 환경 부문에서 대부분 B 이하 등급을 받을 만큼 비교적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금융업의 특성을 반영한 '미래지향적 친환경 경영'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2016년 환경경영시스템을 구축, 전사 차원에서 환경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친환경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성과를 공개해 친환경 문화를 확산하겠다는 구상이다.
가령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여신을 지원하거나 투자할 때는 환경영향평가법에 의한 인허가를 전제로 둔다. 시행사가 환경부, 산림청의 환경영향평가 승인을 받았는지 여부를 점검한다. 또 친환경 제품을 제작하거나 친환경 기술을 보유한 업체에 자금을 지원하고 환경평가 우수기업에 금리감면을 제공하는 등 관련 대출 상품도 운용하고 있다.
계열사 중에서는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을 통해 △페이퍼리스 업무환경 △에너지절약 캠페인 △친환경 건축물 운영 △임직원 환경교육 실시 등 친환경 기업문화를 확산하고 있다. 특히 부산시와 녹색공간 조성·관리 협약 체결하고, 부산항만공사 등과 미세먼지 저감사업 공동협약을 체결하는 등 지역 기반 친환경 사회공헌 활동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이밖에 중장기 관점에서 기후변화의 재무적 영향과 리스크 분석을 통해 그룹의 기후변화 전략을 수립한다. 환경 관련 글로벌 이니셔티브 참여하고 상품·서비스 확대를 통해 환경경영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여기 힘입어 지난해에는 환경 부문 등급이 B+로 상승했다.
사회 부문에서는 강점을 보였다. 지난해 지배구조와 더불어 KCGS로부터 A+ 등급을 획득했다. IR을 할 때도 강점을 가진 지역상생, 인권, 복지 등 사회공헌에 집중한다는 전언이다.
금융의 디지털화에 대응해 정보보안 추진 전략과 정보보안 리스크관리 프로세스를 수립해 운영 중이다. 그룹 IT전산센터에 통합 보안관제 시스템 및 네트워크 접근제어, 침입 차단 시스템 등을 구축했다. 정보보호 국제표준 ISO27001과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인증 취득을 통해 디지털 보안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그룹의 IT 장비 구매를 담당하는 BNK시스템에서는 통합 구매시스템을 통해 입찰 정보를 항시 공개한다. 이를 통해 협력업체의 공정한 사업 참여와 투명거래를 이끌고 있다. 최근에는 공급계약 업체 선정 시 ESG 항목에 대한 평가요소를 반영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기업문화도 선진적이라는 평가다. 근로시간 정상화를 통한 워라밸 실현, 건강·지식·교육 마일리지 제도를 통해 건강과 자기계발을 독려한다. 그 결과 부산은행은 10년 연속 '일하기 좋은 기업'에 선정됐다. 부산·경남은행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여가친화기업' 인증을 받기도 했다.
BNK금융 관계자는 "향후 환경·사회 리스크의 내부 평가기준을 수립해 평가대상과 항목 설정, 여신·투자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ESG 요소를 반영하는 걸 검토하고 있다"며 "지속가능경영보고서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관련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BNK금융은 아직 ESG채권을 발행한 적이 없으나 올 들어 ESG채권 발행을 실천과제로 선정하고 환경과 사회 측면에서 중장기 과제로 삼아 검토 중이다. 다른 금융그룹이 발행한 ESG채권 금리가 일반채권 금리와 큰 차이가 없어 비용보다는 투자자 대응, ESG에 대한 그룹 인지도 개선을 위해 이를 발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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