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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O 워치]우리금융, 내부등급법 도입 눈앞…관리체계 '리모델링' 분주'코로나19' 사태가 오히려 기회로…11%대 BIS비율 상승 기대

이장준 기자공개 2020-06-25 08:24:06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4일 15:0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금융지주의 최대 미션은 금융당국으로부터 내부등급법 변경 승인을 받는 것이다. 그동안 4대 금융지주 중에서 유일하게 표준등급법을 사용한 탓에 자본비율 여력이 부족했다. 이에 따라 인수·합병(M&A)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감독당국은 최근 들어 우리금융의 내부등급법을 부분적으로 승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실 우리금융이 내부등급법 변경을 추진했던 이유와는 또 다른 측면에서 조성된 환경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기·소상공인 지원을 목적으로 이에 대한 허용을 검토하게 됐다. 어떤 경우든 우리금융은 기대했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우리금융은 이에 맞춘 리스크 관리 체계의 '리모델링' 작업에 분주하다. 지주사 설립 약 1년 반 만에 은행 리스크 모형을 바꿔 적용하려다 보니 지주 리스크관리 부문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주 출범 이후 표준등급법 사용, 낮은 자본비율 '걸림돌'

내부등급법은 금융사가 자체적으로 추정한 부도율(PD), 손실률(LGD) 등을 감독당국으로부터 인정받아 위험가중자산(RWA) 산출 시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고객의 위험도 평가에 대한 정확성을 높여 영업 경쟁력을 향상하고 부실 가능성의 예측력을 높인다. 내부등급법 도입으로 RWA가 줄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상승해 출자 여력이 커진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1월 14일 출범한 이후 줄곧 표준등급법을 쓰고 있다. 우리은행은 앞서 지난 2008년부터 내부등급법을 써왔으나 우리금융지주가 신설되면서 표준등급법 체제로 다시 돌아갔다. 이후 지난해 말 다시 당국 승인을 받아 내부등급법을 적용 중이다. 지주사는 표준등급법, 자회사인 은행은 내부등급법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표준등급법은 우리금융의 BIS비율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조건부자본증권 발행 등에 힘입어 BIS비율을 많이 끌어올리기는 했지만 다른 금융사에 비해서는 크게 낮다. 1분기 말 기준 BIS비율이 KB금융은 14.08%, 신한금융 14.02%, 하나금융은 13.8%인데 반해 우리금융은 11.7%에 그친다. 감독당국의 권고 수준인 11.5%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내부등급법을 도입하면 BIS비율을 적어도 1%포인트는 늘릴 수 있을 전망이다.


자본비율은 금융지주가 M&A에 활용할 수 있는 '실탄'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금융이 증권사, 보험사 등 굵직한 포트폴리오를 인수해 확보하기에는 자본 여력이 부족했다. 지주 출범 초창기부터 내부등급법을 승인받기 위해 온 역량을 집중한 이유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승인이 지속해 밀리기만 했다.

아이러니하게 올 들어 터진 코로나19 사태는 그 타임라인을 오히려 앞당겨줄 수 있는 변수가 됐다. 금융당국은 우리금융의 코로나19 지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내부등급법 부분 승인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이달 내에 승인이 내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내부등급법 자체보다도 그룹 전체 리스크관리 체계를 단기간 내에 구축한다는 게 쉽지 않았다"며 "그룹 리스크관리 목표를 자회사에 전파하기에는 여유롭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임직원 전체가 협심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내부등급법은 크게 차주의 신용등급을 활용해 부도율(PD)을 따지는 기본 내부등급법과 담보 물건에 대한 평가를 통해 회수, 즉 손실률(LGD)까지 고려하는 고급 내부등급법으로 구분된다.

다만 소매여신의 경우 이런 구분 없이 당국으로부터 PD와 LGD를 모두 승인받아야 한다. 기업여신은 PD와 LGD를 따로 승인 받을 수 있는데, 아직 LGD까지 승인받아 고급 내부등급법을 활용하는 곳은 거의 없다. 당국은 우리금융이 준비를 마친 소매여신에 대해 내부등급법을 먼저 승인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은행에서 활용하는 모델을 지주에 이식해도 모형 자체는 크게 바뀌진 않는다. 신용평가 모형 안에 들어가는 변수는 그대로 사용하면서 지주사 내 다른 계열사 데이터를 통합하는 식이다. 이를 통해 그동안 보수적으로 측정된 RWA를 우리금융에 맞는 적정 리스크 수준으로 산출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주 초대 CRO 정석영 전무, 그룹 리스크관리협의회 주축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 내부등급법 승인이라는 중책을 떠안은 이는 정석영 우리금융지주 리스크관리부문 전무(사진)다. 우리은행 러시아법인장, 연세금융센터장, 서대문영업본부장 등을 거쳐 지난해 지주로 적을 옮겨 리스크관리총괄 상무가 됐다. 우리금융의 초대 CRO로 부임한 그는 올 2월 전무로 승진했다. 그룹 차원에서 리스크관리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가 이끄는 지주 리스크관리부문은 크게 리스크관리부와 모형검증팀으로 나뉜다. 리스크관리부는 그룹의 리스크관리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 관리하는 조직이다. 그룹 위험자본을 배분하고 한도를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총 15명으로 구성돼있다. 10명으로 이뤄진 모형검증팀은 그룹 리스크모델(신용·시장·운영 등) 관련 검증 정책을 만들고 그 성능과 적정성 등을 검증한다.

지주 CRO 역할은 여기 그치지 않는다. 그룹 내 분산된 다양한 리스크를 일괄적으로 파악해 관리해야 한다. 은행 외 카드나 종금사 등 계열사의 유동성, 신용리스크가 그룹으로 전이될 가능성을 사전에 파악해 차단하는 역할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그룹 리스크관리협의회'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이 협의회에서는 지주 리스크관리위원회가 수립한 리스크관리 정책을 계열사별로 실행하는 데 필요한 세부적인 사항을 논의하고 계열사의 리스크관리 현황이나 정보를 교환한다.

참여 멤버는 현재 총 9명으로 구성돼 있다. 정 전무를 의장으로 김지일 우리금융지주 리스크관리 담당 부서장과 우리은행을 포함한 7개 자회사의 CRO가 위원으로 참여한다. 그룹 리스크관리협의회는 분기에 1회 이상 개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필요하면 수시로 소집이 가능하다. 평균적으로 월 1회 이상 개최됐다.


우리금융은 리스크관리 전략을 먼저 수립하고 이를 경영계획에 반영하는 프로세스를 갖고 있다. 지주 리스크관리부가 그룹 리스크관리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전략기획·재무관리 부서에 제공하는 식이다. 올해 경영계획을 수립할 때도 적정 자산성장 계획을 구상하고 리스크관리를 그룹의 7대 핵심과제로 선정했다.

이 관계자는 "모든 업무에 리스크를 먼저 고려할 수 있도록 조직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전무는 평소 직원 개개인이 모두 의사결정권자라는 책임감을 갖고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주 업무 특성상 소수 인원이 많은 업무를 소화해야 하는 만큼 자부심과 책임감을 주기 위함이다. 또 혹시 놓치고 있는 리스크가 없는지, 계량화가 가능한지 등 리스크관리의 원칙에 기초한 업무자세를 항상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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