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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M&A]'선행조건 미충족' 내세운 HDC, 제주항공과 차이점은SPA 이후 발생한 인수 상황 문제 삼아...포기 '명분' 찾기?

박상희 기자공개 2020-07-06 11:33:30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3일 11:3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재점검 중이라고 공식화했다. 사유는 앞서 이스타항공 측에 거래 선결조건 이행을 통보한 제주항공과 마찬가지로 선행조건 미충족을 내세웠다. 사실상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 수순에 돌입한 제주항공에 이어 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포기 가능성도 커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M&A(인수합병) 거래와 차이는 있다. 제주항공의 선행조건이 체불임금 지급 등으로 명확한데 반해 현대산업개발은 SPA(주식매매계약) 체결 이후 발생한 인수상황을 문제 삼고 있다. 인수를 포기할 명분을 찾는 것 아니냐는 분석 속에 현대산업개발과 산업은행과의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해 계약 당사자들을 비롯한 채권단에 인수상황 재점검을 요청했고, 현재 이에 대한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3일 밝혔다. 현대산업개발이 공식적으로 인수 재점검을 공식화 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달 25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난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산업은행 측의 거래 조건을 완화하겠다는 뜻에도 불구하고 인수 의지 확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HDC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포기가 기정사실화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현대산업개발이 인수 재점검을 공식화 한 것은 러시아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신고 절차가 마무리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회사 측은 전날인 2일 오후 11시께 결합신고 승인을 통보 받았다고 설명했다.

항공업 M&A는 업태 특성 상 관련 경쟁당국에서 기업결합 승인 절차를 밟아야 M&A 거래가 완결된다. 현대산업개발은 1월부터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를 시작으로 미국과 중국, 러시아, 터키, 카자흐스탄 등에서 해당 절차를 밟아왔다. 러시아가 마지막 승인 당국이었기 때문에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산업개발이 밝힌 인수 재점검 사유는 제주항공 측과 동일하다. 선행조건이 미충족됐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의 계약상 매도인 등의 진술 및 보장이 중요한 면에서 모두 진실되어야 한다"면서 "확약과 의무가 중요한 면에서 모두 이행되었다는 등 다른 선행조건이 동시에 충족되어야만 HDC현대산업개발의 거래 종결의무는 비로소 발생한다"고 밝혔다.

제주항공과의 차이점도 눈에 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에 지난 3월 이후 미지급하고 있는 체불임금과 유류비, 조업비, 정비비 등 거래처 대금 모두를 기한 내 해소하라는 조건을 내건 것으로 파악된다. 해소 금액은 1000억원 가량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스타항공이 매각대금의 2배에 달하는 금액을 단기간에 마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포기 수순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산업개발은 선행조건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현대산업개발은 SPA(주식매매계약) 체결 이후 발생한 주요 이슈 관련 산업은행 측과 공방을 벌여왔다.

관련 이슈는 △아시아나항공 부채 4조5000억원 증가 △삼일회계법인의 내부회계관리제도 부적정 의견 표명 △현산 측 동의 없는 아시아나항공 1조7000억원 차입 승인 △신뢰할 수 있는 공식적 자료 미제공 등이다. 산업은행 측이 이에 반박하는 자료를 내면서 공방이 가열되는 모양새다.

현대산업개발은 2월까지만 해도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산업은행 측에 크레딧 라인 보강을 요청하는 등 인수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팬데믹으로 확산되면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포기하면 이스타항공은 사실상 파산한다"면서 "아시아나항공은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 관리 하에 있기 때문에 인수 포기에 대한 심리적 부담은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산업은행 측과 공방을 벌이는 것은 포기 명분을 찾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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