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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의결권 제한' 풀리는 3자연합, 연내 주총 요구할까반도건설 의결권 3.28% 회복, 임시주총 소집시 법원 설득 '변수'

유수진 기자공개 2020-07-14 08:33:08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9일 10: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한진칼 지분 3.28%(194만1002주)에 대한 의결권 제한이 오는 10일 풀린다. 이제 3자연합(KCGI, 반도건설, 조현아)은 주주총회가 열리면 보유지분 전량(45.23%)만큼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의결권 제한 등에 막혀 당했던 완패를 설욕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이에 따라 3자연합이 조만간 한진칼에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하고 나설지 주목된다. 현재 3자연합은 보유지분율이 45%를 넘겨 출석주주 과반의 찬성이 필요한 이사선임안 등을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 하지만 소집 요구와는 별개로 연내 실제 주총이 열릴지 여부는 미지수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9일 재계에 따르면 반도건설은 10일부터 한진칼 보유지분 전량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지난 3월 한진칼 정기 주총을 사흘 앞두고 법원이 내린 판단에 따라 적용됐던 의결권 제한 기간(6개월)이 끝나기 때문이다.

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반도건설이 지난 3월24일 한진칼을 상대로 보유주식 전량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허용해야 한다며 낸 의결권행사허용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반도건설이 지분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 공시한 시점이 올 1월10일인데 이미 그 전부터 사실상 경영참여를 요구해왔다는 한진칼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한진칼은 조원태 회장이 지난해 12월10일과 16일 두차례에 걸쳐 권홍사 반도그룹 회장과 만났으며 그 자리에서 명예회장 선임 등 경영참여 요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단순투자' 공시가 허위였다는 것이다. 반도그룹은 조 회장이 먼저 여러 제안을 하며 도움을 요청했다고 맞받아쳤다. 하지만 법원을 설득하지는 못했다.

법원이 조 회장의 손을 들어주며 반도건설 지분 3.28%(8.28% 중 5% 초과분)에 대해 보유목적을 변경한 날(1월10일)로부터 6개월 동안 의결권 행사가 제한됐다. 주총 직전 의결권을 잃은 3자연합은 추천한 이사후보 전원의 선임안 처리에 실패하는 등 표대결서 완패했다. 이후 사실관계를 다투겠다며 곧바로 항고했다가 지난 2일 취하했다.

그동안 재계에서는 반도건설의 의결권 제한 해제가 '경영권 분쟁 2라운드'가 시작되는 도화선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 전까진 지분율을 극대화하는 등 전열을 가다듬다가 의결권 회복을 기점으로 본격 임시주총 소집 등을 요구하고 나설 거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3자연합은 주총 이후로도 꾸준히 한진칼 지분을 추가 매집해 현재 45.23%까지 확대한 상태다. △KCGI 19.55% △반도건설 19.20% △조현아 전 부사장 6.49%다. 여기에 우군으로 꼽히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지분(0.3%)을 더하면 45.53%가 된다. 특히 반도건설은 최근 한진칼이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 청약에 참여하며 지분율이 0.7%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조 회장의 우호지분은 지난 주총 때보다 오히려 줄었다. 카카오 등이 지분을 모두 팔고 나갔기 때문이다. 현재는 △조 회장 및 특수관계인 22.45% △델타항공 14.9% △사우회 등 3.79% 등을 모두 합해 약 41.79% 가량으로 추산된다. 3자연합과의 지분율 경쟁에서 약 4~5%포인트(P) 가량 밀리고 있다. 조 회장 측도 백기사가 이번 BW 청약에 참여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확한 확인은 되지 않는다.

재계에서는 3자연합이 임시주총 카드를 꺼내더라도 실제 개최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한진칼이 소집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아 법원의 판단에 맡겨야 할 가능성이 높은데 그럴싸한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사실상 주총 개최 목적이 경영권 다툼인 상황에서 법원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을 거라고 보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대한항공이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한진그룹에 대한 여론이 우호적으로 바뀐 것도 3자연합으로서는 부담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유동성 지원 조건으로 경영권 분쟁 중단을 당부하고 나선 만큼 한진칼로서는 주총 소집을 거부할 명분이 생겼다. 이런 상황에서 끈질기게 주총 소집을 요구한다는 것 자체가 3자연합이 외치는 지배구조 개선 및 기업가치 증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진칼 측에서 주총 소집 요구를 받아줄리 만무하니 법원으로 가야 할텐데 그럼 11월~12월 정도 될 것"이라며 "3개월 후에 정기주총이 열리는데 법원이 어떤 실익이 있다고 임시주총을 허가해주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총 목적이 이사 선임인데 그걸 긴급한 경영상 이슈로 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3자연합도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실익을 따져보고 있다. 3자연합 관계자는 "일단 BW에 신경을 써야 하고 산업은행도 개입돼 있어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현재로서는 임시주총 개최 관련해 논의된 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기업은 살아있는 생물체니 그게(임시주총) 유리하다는 판단이 서면 할 수도 있지 않겠나"라며 가능성은 열어뒀다.

한진칼 관계자는 "아직 임시주총 소집 등과 관련해 따로 요청이 온 건 없다"며 "만약 요청이 온다면 그때 어떻게 대응할 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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