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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강그룹, 승계 후 '오너십 안정화' [전기로 철강사 점검]동국제강그룹서 계열분리, 장상돈 회장 M&A로 '3세 경영 준비'...장세홍 체제 '굳건'

구태우 기자공개 2020-07-14 08:38:15

이 기사는 2020년 07월 10일 13: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국제강은 해방 후 쇠못을 만들던 회사에서 출발했다. 창업주인 고 장경호 명예회장은 재일동포에게 기계를 받아 못과 철사를 만들었다. 그는 한국전쟁 후 폐허가 된 나라를 재건하면서 번 돈으로 동국제강을 설립했다.

동국제강은 올해 창립 66년을 맞았다. 쇠못을 단순가공하던 회사에서 현재 '철강 명가(名家)'로 위상과 규모가 커졌다. 동국제강은 조강생산량 기준(2019년) 세계 88위의 철강사다. 5위인 포스코와 15인 현대제철과 비교하면 순위는 한참 아래다. 하지만 국내 철강사 중 100위권 내에 있는 업체는 3곳 뿐이다.

동국제강그룹은 2세에서 3세 승계를 거치면서 계열분리를 겪었고, 현재 '범 동국제강그룹'으로 분류된다. 한국철강그룹은 2001년 동국제강그룹에서 분사됐다. 2세인 고 장상돈 회장은 2015년까지 그룹 회장을 맡았다. 경영권은 일찍이 후계자로 낙점받은 차남 장세홍 키스코홀딩스 대표이사에게 넘어갔다. 장 회장이 2017년 별세하면서 지분은 자녀에게 고루 증여됐다.


한국철강그룹은 '장세홍 대표이사→키스코홀딩스→한국철강·환영철강공업·대흥산업'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키스코홀딩스와 한국철강은 장세홍 사장이, 장남인 장세현 대표이사는 환영철강공업 부사장과 한국특수형강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다.

3남인 장세일 대표이사는 대흥산업과 ㈜영흥(옛 영흥철강)의 대표를 맡고 있다. 대흥산업은 키스코홀딩스가 지분 88.7%를 갖고 있다. 그룹 경영권을 갖은 차남은 한국철강을, 장남은 한국특수형강을 그리고 3남은 영흥을 갖었다.


한국철강그룹 2세의 공통점은 모두 철강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중 한국철강과 환영철강공업은 그룹 내에서 중요도가 높은 계열회사다. 두 계열사의 매출이 그룹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한국철강그룹의 종속기업은 △한국철강 △환영철강공업 △대흥산업 △서륭(섬유 및 합성수지 업체), 관계기업은 △영흥 △한국특수형강 △대유코아(가스류 및 산업기계 업체) △대흥(부동산 개발) △마산항 제5부두(운송) △라보상사(무역업) △평안(운수업) △KSS홀딩스(금융업) 등이다. 그룹 전체 매출은 약 2조원 수준이다.

이중 한국철강과 환영철강공업은 고철(철스크랩)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전기로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전기로 업체는 총 9곳인데 이중 2곳이 키스코그룹의 계열사다. 이를 범 동국제강그룹까지 확대하면 전기로 중 30%를 '동국제강 집안'이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그룹을 '철강 명가'로 부르는 이유다.

한국철강과 환영철강공업의 제강(쇳물의 불순물을 제거해 반제품인 빌릿을 만드는 공정) 능력은 각각 120만톤, 75만톤이다. 두 회사의 제강 능력을 합하면 전기로 업계 2위인 동국제강과 약 80만톤 가량 차이난다.

두 회사는 철근이 주력 상품이다. 한국철강은 전체 매출(7191억원)의 83%가 철근, 나머지는 단조강이다. 단조강은 금속을 두들기거나 프레스 등으로 눌러서 형체를 만든 제품이다. 철근은 무게가 무거워 해외에 수출하기는 부적합한 품목 중 하나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매출은 국내 시장에서 발생한다.

환영철강공업의 매출은 철근이 80%, 빌릿(반제품으로 철근, 봉형강을 생산하는 제품)이 10% 가량을 차지한다.

두 회사 모두 재무구조가 우량하다. 올해 1분기 기준 한국철강의 부채비율은 14.6%, 환영철강공업은 11.5%로 차입금이 현금성 자산보다 적은 '무차입 경영'이 지속되고 있다.

부채 중 대부분은 매입채무로 원재료 등을 구입한 후 대금을 치루지 못해 부채로 인식한 것이다. 이는 두 회사 모두 사업방식이 단조롭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철근 제품은 열연 및 냉연 제품과 달리 초기 설비투자와 유지보수가 필요한 것 외에는 지속적인 투자가 불필요하다.

이 때문에 영업활동을 위해 타인자본을 끌어쓸 요인이 없다. 건설경기가 침체되기 이전까지 철근 제품은 상대적으로 견고한 수익을 냈다.

2세 경영을 맞은 한국철강그룹은 중견기업으로 지배구조와 사업 모두 안정적이다. 고 장상돈 회장은 동국제강그룹에서 계열분리하면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법정관리 중인 철강사들을 저렴하게 인수했다. 승계 후 자녀들 간 경영권 다툼이 없도록 '먹거리'를 미리 준비한 것이다. 3남인 정세일 대표와 장녀 장인희씨와 차녀 장인영씨는 각각 물류 부문과 자원 부문의 사업을 맡고 있다.

그룹은 M&A를 통해 철근과 봉형강, 특수강 분야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재계 관계자는 "한국철강그룹은 계열분리 후 M&A를 통해 독자적 사업분야를 빠르게 구축했다"며 "철근을 중심으로 사업구조 모두 안정돼 큰 부침없이 성장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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