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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중앙회 공적자금 상환 논란]수협은행 '연간 1000억' 책임, 수익 약화에 차질①2028년까지 8533억 상환 스케줄…배당수익 축소, '법인세 감면' 맞불

고설봉 기자공개 2020-07-22 07:42:02

[편집자주]

수협중앙회가 20여년 전 정부로부터 받은 1조1500억원대 공적자금의 조기 상환 명목으로 법인세의 전액 감면을 요구하고 있다. 빌린 돈에 쌓인 이자는 고사하고 오히려 원금을 깎아달라는 요구다. 업계에선 이를 둘러싼 다양한 말들이 나온다. 수협중앙회가 왜 이같은 요구를 하고 있는지, 과연 합리적인 주장인지 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7월 17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협중앙회가 공적자금 상환 문제로 비상이 걸렸다. 2016년부터 공적자금 상환을 하고 있지만 재원 마련이 쉽지 않은 상태다. 수협중앙회는 이를 이유로 정부에 법인세를 감면을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공적자금 상환의 실질적 주체인 Sh수협은행의 실적 악화로 매년 수협중앙회의 배당수익 감소가 불가피해 보인다는 점이다. 배상수익이 줄어들면 공적자금 상환 여력도 그만큼 축소될 수밖에 없다.

수협중앙회는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를 계기로 경영난을 겪으며 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2001년 정부는 수협중앙회에 공적자금 1조1581억원을 지원했다. 당시 정부는 무이자로 자금을 수혈했다.

이후 경영 정상화를 거친 뒤 합의서(MOU)에 따라 2016년부터 공적자금을 상환하기 시작했다. 당초 2017년부터 상환이 예정돼 있었지만 Sh수협은행 분리 후 곧바로 순이익이 발생해 조기 상환을 시작했다.

수협중앙회는 2016년 127억원, 2017년 1100억원, 2018년 1320억원, 지난해 501억원 등 총 3048억원을 상환했다. 남은 상환 금액은 8533억원이다. 약속한 상환 완료 시점은 2028년까지다.

이런 와중에 수협중앙회가 2016년 Sh수협은행과 분리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2001년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주체는 수협중앙회의 신용사업 부문이다. Sh수협은행는 수협중앙회가 신용사업 부문을 분리해 100% 자회사로 만든 곳이다. 공적자금을 상환해야 할 주체가 떨어져 나가면서 상황이 꼬인 셈이다.

상환 의무는 수협중앙회가 짊어지고 있지만 상환을 위한 재원 마련은 Sh수협은행이 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제사업(은행업)은 Sh수협은행이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협중앙회는 Sh수협은행으로부터 받은 배당금을 공적자금 상환 재원으로 활용해 왔다.

정부는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2016년 Sh수협은행 분리 시점부터 조세 특혜를 적용했다. Sh수협은행에서 수협중앙회로 지출하는 배당금에 대해서는 법인세를 적용하지 않고 전액 비용으로 인정해줬다. 공적자금 상환 재원에 대해서는 과세를 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이후 시간이 흘러 Sh수협은행의 경영환경이 어려워지고 순이익 성장세가 둔화되자 수협중앙회는 정부에 추가적인 법인세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수협중앙회의 논리는 간단하다. "공적자금을 상환하는 것도 국고로 들어가고 법인세도 국고로 들어가기 때문에 우리(수협중앙회)가 공적자금을 빨리 상환하면 할수록 정부도 이득"이란 입장이다. 핵심은 공적자금 상환의 주체인 Sh수협은행의 수익을 극대화 하기 위해 법인세를 낮춰달라는 것이다.

수협중앙회는 “Sh수협은행에서 법정적립금을 제외한 배당재원 100%를 수협중앙회에 배당하고 이 배당금 100%는 다시 수협중앙회에서 공적자금 상환을 위한 자금으로 활용한다”며 “Sh수협은행에서 법인세를 감면 받으면 그만큼 공적자금을 상환할 재원의 규모가 커진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수협중앙회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평가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지주들도 영업이익 내에 이자수익 등과 함께 배당수익이 포함돼 있고 이에 대한 법인세를 납부한 뒤 당기순이익을 산정한다”며 “정부에서 무이자로 이미 수협중앙회에 큰 특혜를 줬는데 경영이 어려워지자 법인세까지 깎아 달라는 것은 과도한 요구”라고 말했다.

수협중앙회의 법인세 감면 요구는 최근 Sh수협은행의 실적 추이와 맞닿아 있다. Sh수협은행은 2016년 수협중앙회에서 분리된 뒤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이미 옛 수협중앙회 신용사업 부문에서부터 금융업을 영위해 온 덕분이다.

하지만 2018년을 정점으로 Sh수협은행은 더 이상 성장하지 못했다. 분리 첫 해인 2017년 영업이익 2814억원, 순이익 1952억원을 거뒀다. 2018년 영업이익을 3301억원까지 끌어올리고 순이익 2304억원 달성했다. 지난해는 영업이익 3199억원, 순이익은 2192억원으로 역성장했다. 올해도 실적 흐름이 좋지 않다.

결과적으로 Sh수협은행이 시장 확대 및 수익성 증대에 실패하면서 수협중앙회의 공적자금 상환 계획에 적신호가 들어온 것으로 풀이된다. 계획대로 공적자금을 상환하기 위해서는 수협중앙회에 매년 1000억원 가량 배당을 해야 한다. 2018년 1320억원을 배당했던 Sh수협은행은 지난해 배당액을 501억원으로 크게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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