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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기 조선업 점검]차입금 늘어난 현대重, 재무 리스크 관리 시점물적분할 후 부채 증가, 순차입금비율 50% 육박…불황기 재무 부실 우려

구태우 기자공개 2020-07-22 13:35:18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0일 09:4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조선업계는 2016년 '흉흉한' 한 해를 보냈다. 수주 절벽으로 일감은 부족했고, 조선사들은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비핵심 자산을 내다 팔았다. 조선 '빅3'는 약 11조원의 자구안을 마련했다.

당시 정부는 '최악의 상황에 놓여도 견딜 수 있도록 재무구조를 개선하라"고 조선사에 지시했다. 조선업은 국가기간 산업으로 재무 건전성이 위태로워질 경우 관련 산업과 근로자의 생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자구안을 요구한 이유였다.

지난 5년 동안 조선사들은 내실을 키웠다.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 및 현대미포조선 포함)과 대우조선해양은 적자에서 탈출했다. 삼성중공업은 현재도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구조조정을 추진한 결과 조선사들의 부채비율은 200% 안팎으로 유지되고 있다.


그럼에도 조선업은 여전히 불황 속에 있다. 발주 시장 침체 속에 일감 부족은 여전한 상황이다. 조선업은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수주가 부진할 경우 고정비 부담이 커진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6월 물적분할을 통해 설립됐다. 존속법인인 현대중공업은 한국조선해양으로 사명을 바꾸고 조선 부문의 지주사로 재출범했다. 신설법인인 현대중공업은 선박 및 플랜트 건조와 선박용 엔진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지난 5월 클락슨리포트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조선소 기준 수주잔량은 454만CGT로 삼성중공업(576만CGT)에 이어 세계 2위다.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을 합하면 1위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수주잔량 기준으로 굳건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자구안을 달성한 지 3년이 지난 지금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선업의 장기침체가 예상되고 있어 '재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불황기 타인자본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기회비용이 커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현대중공업의 순차입금비율(순차입금/자본총계)은 48.3%를 기록했다. 순차입금비율이 14.8%였던 2017년과 비교해 33.5% 포인트 상승했다.


통상 순차입금 비율이 50%를 넘어가면 부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순차입금은 총차입금에서 현금성 자산을 제외한 부채를 의미한다. 순차입금보다 현금성 자산이 많은 경우 재무구조가 우량한 것으로 본다. '레버리지' 효과를 고려하면 순차입금 비율이 20% 안팎인 경우 재무 건정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

현대중공업의 순차입금 비율이 상승한 건 물적분할 때문이다. 물적분할 과정에서 신설법인에 부채가 대거 이관됐다. 분할 전 현대중공업의 부채비율은 62%였다. 분할 후 존속법인인 한국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은 1.4%로 재무지표가 매우 우량했던 반면 신설법인은 114.2%로 부채비율이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146.6%로 분할 당시보다 재무구조가 더 악화됐다. 2조원을 웃돌던 차입금은 3조9023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단기차입금 비중은 51.7%로 집계됐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이자비용으로 802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업이 호황기인 경우라면 재무건전성을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수주 실적도 우수하고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창출력도 우수해 타인자본 사용에 따른 위험이 낮다. 하지만 불황기에는 관리가 필요하다.

불황이 시작되고 수주가 급감하면 위기가 도래한다. 선박 가격도 낮게 형성된다. 수익성이 악화되고 재무구조가 부실할 경우 재무건전성이 빠르게 악화된다.

현대중공업의 이자보상배율을 살펴보면 '재무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을 알 수 있다.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은 1.61배로 집계됐다. 이자보상배율은 한 기업이 특정 기간 동안 기록한 영업이익이 이자비용보다 얼마나 더 많은지 나타내는 수치다. 이 수치가 1을 넘을 경우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내는 데는 무리가 없다.

다만 2009년 현대중공업그룹의 이자보상배율이 70배에 육박했던 것과 비교하면 수익성은 크게 악화된 셈이다. 지난해 조선부문의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의 자기자본수익률(ROE)는 1.4배로 같은해 상장사 평균에 크게 못 미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 상장사 평균 ROE는 4.9%로 집계됐다. ROE가 높을수록 돈을 더 잘벌었다는 의미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일감은 최소 1년 6개월 가량 남은 상황이다. 하반기 카타르와 모잠비크 등 이른바 '큰 손'의 발주가 남았지만, 인도시기는 2024년 이후다. 발주 물량이 충분하지 않을 경우 조선사의 수익구조는 악화되고, 부채 사용에 대한 기회비용은 커지게 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조선업계 전문가들은 조선업의 장기불황에 대비한 재무전략을 짜야한다고 주문했다. 장기적으로 부채상환 여력이 악화될 것을 대비해 차입 부담을 낮추고 자산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R&D 투자 또는 원가 절감은 자산효율성을 높이는 방안 중 하나다. 한국조선해양이 조선소 야드에 5G를 접목한 스마트 조선소를 도입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자기자본이익률은 금융비용이 낮을수록 증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수주가 급감하고 불황이 시작되면 조선사의 위기가 시작된다"며 "장기 침체기 재무전략을 어떻게 운영하는지에 따라 조선소의 생존이 좌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조선사가 재무구조를 개선하거나 호황기 순이익의 일부를 금융기관에 예치하는 등 자구노력을 다할 경우 법인세 감면 등의 혜택을 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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